문화人터뷰

'위트 앤 시니컬' 10년…유희경 "시는 결국 타인을 이해하는 일" [문화人터뷰]

"10살 아이를 둔 기분이에요. 훨씬 의무감이 생기지만, 그만큼 즐거워요." 시인 유희경은 시집 전문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의 10년을 이렇게 돌아봤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양서림 2층. 나선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1층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따뜻한 조명 아래 시집으로 가득찬 서가와 벽면을 채운 역대 베스트셀러, 처음 시를 읽는 독자들을 위한 안내서까지. 바깥 세상이 빠르게 흘러가는 동안 이곳 만큼은 시의 호흡처럼 천천히 시간이 흐른다. ◆나선계단 끝에서 만난 시의 시간2016년 신촌에서 문을..

2026.07.10 09:00:00

"곡 사이 침묵도 명상입니다"…웅산이 만드는 선명상의 무대 [문화人터뷰]

"이번 공연은 음악을 듣는 데서 끝나는 무대가 아닙니다. 관객들이 잠시 멈춰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오는 7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선명상 음악회 '나를 찾아가는 길'의 총예술감독을 맡은 재즈 가수 웅산은 이번 무대를 '나를 만나는 공연'이라고 표현했다. 재즈를 중심으로 국악과 클래식, 전통춤, 시 낭송이 어우러지고, 곡과 곡 사이의 침묵마저 명상의 일부로 채워진다.웅산에게 이번 공연은 단순한 협업 무대가 아니다. 오랫동안 음악을 통해 추구해 온 삶의 철학을 가장 온전하게 담아낸 무대..

2026.07.06 08:00:00

7년 만에 돌아온 은희경…"불편한 세계가 계속 질문을 준다" [문화人터뷰]

"사람들 사이에서 이 불편한 세계를 계속 바라보기 때문에 '왜'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그 질문이 제게 계속 할 말을 줍니다."7년 만에 장편소설 시간의 감촉(문학동네)으로 돌아온 은희경(66)은 여전히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등단 32년째를 맞은 그는 시간이 흐르며 변하는 몸과 관계,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이번 작품에 담았다.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만난 은희경은 오래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를 "아직도 할 말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소설의 '작가의 말' ..

2026.07.01 08:00:00

'주와 연' 청예 "일상에 어두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이야기" [문화人터뷰]

"소설 '주와 연'은 초반부가 조금 덜 바뀌고 후반부는 많이 바뀌었어요. 초반부는 제가 과거에 쓰던 흐름이고 후반부는 지금의 스타일이에요. 과거의 호기로운 청예와 현재의 성숙한 청예가 섞인 작품이죠."지난 19일 만난 데뷔 5년 차 작가 청예(본명 김수진)는 신작 '주와 연'(래빗홀)의 탄생 비화를 이야기했다. 소설은 이미 2~3년 전에 완성됐지만, 출간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소설 속 저주와 자살, 불륜 등의 소재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탓이다.작가는 "몇몇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원..

2026.06.30 08:00:00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 "경복궁 오면 꼭 들르는 박물관 만들겠다" [문화人터뷰]

"국립고궁박물관을 경복궁을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한 번은 들르는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꺼낸 목표로 '경복궁과 함께 찾는 박물관'을 꼽았다. 지난해 개관 20주년을 맞은 박물관이 이제는 새로운 2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배 관장은 국립고궁박물관이 단순히 왕실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K-컬처의 뿌리인 조선왕실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거점이 돼야 합니다. 유형문화유산뿐 아니라..

2026.06.29 12:00:00

120만 북플루언서 쩜…"책은 혼자를 견디게 한 친구" [문화人터뷰]

편한 옷차림에 헤어밴드를 쓰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춤이 끝날 즈음 자연스럽게 한 권의 책이 등장한다. 낯선 조합 같지만 이 짧은 영상은 수많은 젊은 독자를 책으로 이끌었다.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북플루언서 쩜(신시연·26)은 춤과 독서를 결합한 콘텐츠로 12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모았다. 책을 추천하는 인플루언서는 많지만, 춤으로 책을 소개하는 방식은 그만의 색깔이다. 그가 소개한 알베르 카뮈의 '행복한 죽음', 정대건의 '급류' 등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영향력도 입증했다. 본업은 댄서다. 어린 시절부..

2026.06.28 14:00:00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이성애는 실패할 운명" [문화人터뷰]

"이성애는 실패할 운명이에요. 두 사람이 사랑하는 관계여야 하는데 좋아하지도 않으니까요."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플랫폼 P에서 만난 제인 워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UCSB) 여성학과장은 자신이 쓴 책 '이성애의 비극'(라우더북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책은 2020년 미국에서 출판 후 2021년 프로즈 어워드 문화인류학·사회학 부문을 수상했다.퀴어 페미니스트로서 제인 워드가 '성소수자가 불쌍하다'는 편견을 깨고, 남녀가 사랑을 연기하는 이성애야말로 비극이라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2026.06.24 08:00:00

김미려 "다신 없을 '오지게', 인생 배웠죠"[문화人터뷰]

"이런 작품은 다신 없을 것 같아요."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에 출연 중인 코미디언 겸 배우 김미려(44)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오롯이 담긴 한마디였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난 김미려는 "작품을 통해 인생을 많이 배우고 있다"며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는 걸 다시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는 나이듦'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평생 글을 모르고 살아..

2026.06.21 09:00:00

최은미 "사랑이란 감정에 한 번쯤 의문을 품었으면 해요" [문화人터뷰]

"지난 작품이 가족 서사에 출발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거리로 나온 느낌이에요. 타인이나 세계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고민을 담았죠.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이동한 느낌이에요."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 이후 5년 만에 새 소설집 '다른 사랑'(문학동네)을 펴낸 소설가 최은미는 이번 책을 이렇게 설명했다.소설집에는 지난해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작 '김춘영'을 비롯해 '정선', '고별' 등 7편이 실렸다.작품들은 정선과 탄광촌, 발굴 현장, 재난의 장소, 장례식장 등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사랑과 기억, 타인과..

2026.06.18 08:14:40

"우린 음악의 셰르파"…스타인웨이 거장이 말한 조율사의 세계

피아노에서 건반과 해머를 분리하자 내부의 복잡한 구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율사가 건반의 수평과 높낮이를 좌우하는 핀의 정렬 상태를 살피고, 해머의 펠트를 바늘로 찔러 탄력을 조절하는 '니들링(Needling)'의 깊이를 가늠했다. 악기 곳곳을 두드려 울림과 진동의 차이를 확인하며 소리가 미세하게 어긋난 지점을 찾아냈다.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사운즈S. 국내외 조율사 20여 명이 숨소리조차 죽인 채 피아노 내부를 들여다봤다. 강단에 선 이는 독일 피아노 제작사 스타인웨이(Steinway & Sons)의 기술담당 고문이자..

2026.06.17 07:05:35

"도시의 소음도 살아가는 흔적"…삶을 연주하는 박시연 트리오[인터뷰]

"크락션 소리도, 누군가의 웃음소리도 결국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예요."컨템포러리 재즈팀 '박시연 트리오'의 리더 박시연(38·여)씨는 지난 15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도시의 소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빠르고 복잡한 도시 속에서도 사람과 관계, 그리고 스스로의 감각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이번 공연에 담겼다고 했다.대구에서 활동하는 '박시연 트리오'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박시연을 중심으로 베이시스트 김찬옥(31), 드러머 김효기(30)로 구성된 재즈팀이다. 클래식과 팝,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2026.06.16 08:00:00

시오트 "우리가 곧 장르…한국의 골목길 닮은 음악하고 싶어" [문화人터뷰]

가야금 줄을 뜯는 손길 위로 강렬한 전자음이 겹쳐진다. 박물관에 있을 법한 전통이 클럽의 하우스 비트와 섞여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비트를 쪼개는 장단이 꽂히면 몸이 본능적으로 들썩인다. 국악크로스오버 밴드 시오트(SYOT)는 오는 20일 단독 공연 '무아 無我'를 앞두고 서울 서초구의 연습실에서 정규앨범 NAVI에 수록된 '하슬라'를 연주해보인 후 "국악은 어렵다는 편견 없이 리듬을 타고 춤을 추면된다. 그냥 즐기러 오시라"고 했다.지쿠(프로듀서·기타), 박한빈(재즈 피아노·보컬), 이유림(가야금)으로 구성된 시..

2026.06.13 15:00:00

베난티 신부 "AI 시대는 하나의 문턱…최대 위협은 초지능 아닌 초조작" [문화人터뷰]

"인공지능(AI) 시대는 한마디로 인류가 건너는 '문턱(soglia)'입니다. 우리는 지금 한 시대와 다른 시대를 가르는 문턱을 넘어가고 있어요."제20회 생명의 신비상 인문사회과학분야 본상을 받은 AI 윤리학자 파올로 베난티 신부는9일 시상식 직후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AI 시대를 '문턱'으로 정의했다.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교수이자 세계적인 AI 윤리학자인 베난티 신부는 그동안 AI 시대의 인간 존엄과 윤리 기준을 제시하고, AI가 인간의 책임 있는 판단을 보조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그는 이날 인..

2026.06.10 07:00:00

'가장 완벽한 바이올리니스트' 에네스 "평생 韓 음악가들로부터 영감" [문화人터뷰]

"한국은 오랜 시간에 걸쳐 뛰어난 음악 문화를 발전시켜 왔고, 저는 평생 한국 음악가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아왔습니다."'가장 완벽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찬사를 받아온 캐나다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는 오는 16일 내한공연에 앞서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들 가운데 한국 음악가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특히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작곡가 진은숙을 향한 존경을 드러냈다. "제 세대의 바이올리니스트들 대부분이 그렇듯, 정경화는 깊이 존경하는 음악가입니다. 또 진은숙은 바..

2026.06.08 08:00:00

'우리 세희' 조해진 "우리의 망각 돌아보길 바랐다" [문화人터뷰]

"기억으로 잊힌 역사가 되살아나는 것,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죠."소설가 조해진이 신작 '우리 세희'(현대문학)을 통해 붙들고자 한 것은 자이니치(재일 동포)의 삶 그 자체만이 아니었다. 차별과 폭력 속에서 잊혀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기억하려는 마음이었다.조해진은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의 망각을 돌아보길 바랐을 뿐"이라며 기억과 애도가 과거의 비극을 현재로 불러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2002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조해진은 올해로 작품 활동 24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탈북자와 여성, 노인, 이주민 등..

2026.06.07 15:00:00

현이랑 "반려견 귀여움의 이면, 감당할 준비 됐나요" [문화人터뷰]

강아지를 학대하는 인플루언서와 유기견, 펫숍과 강아지 경매장, 개 농장.소설가 현이랑이 신작 '갑수동 도그 워커 클럽'(민음사)을 통해 반려견 문화의 이면을 들여다본다.작품은 나이도, 경제적 상황도 다른 세 여성이 반려견 산책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나 동네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소설이다.신작의 출발점은 우연히 마주친 한 강아지였다. 보호자에게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공격성을 보인 개. 작가의 시선은 '멀찍이 서서 웃고 있는 주인'에게 향했다.어릴 적부터 개 백과사전을 읽었을 정도로 강..

2026.06.04 09:00:00

정애리, 48년 연기 인생 가장 낯선 '더 마더'…"우리 모두의 이야기"[문화人터뷰]

48년 연기 인생동안 숱하게 '엄마'를 연기해 온 배우 정애리에게도 '안느'는 낯선 인물이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연극 '더 마더'에서 그가 맡은 안느는 상실과 집착,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어머니다. 극단이 "정애리 연기 인생 가장 파격적인 균열"이라고 소개한 이유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분장실에서 만난 정애리는 "이런 인물을 만나기 쉽지 않다"며 웃었다. "보통의 작품이면 인물이 어느 정도 한 방향으로 가죠. 순한 사람은 순한 사람대로, 악역은 악역대로요. 그런데 안느는 그걸 다 몰아놓은 ..

2026.06.03 10:00:00

이길배 단장 "갯벌 2단계 등재 기대…DMZ도 남북 함께 준비해야"

이길배 세계유산위원회 기획단장(국가유산청 유산정책국장)은 이번 세계유산위원회 유치와 준비 과정의 실무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한국의 첫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뉴시스와 만난 그는 자연유산 확대와 남북 문화유산 협력, 국제 협력을 향후 세계유산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한국은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베트남, 카자흐스탄과 경쟁 끝에 세계유산위원국에 선출됐고, 이후 부산 개최를 확정했다. 그는 당시 대한민국 유네스코 대표부와 함께 각국 대표들을 만나 한국의 위원국 진출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

2026.06.01 08:00:00

에스메 콰르텟 "10년 동안 조율한 관계"…인간 향하는 음악 [문화人터뷰]

"데뷔 초반에는 스스로를 증명하려는 에너지와 추진력이 강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인간적인 온기와 깊이를 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현악 사중주단 '에스메 콰르텟'의 제1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가 창단 10주년을 맞아 정규 3집 앨범 'Nui'를 내면서 세월의 변화를 실감했다.신보에는 파니 멘델스존의 현악사중주와, 그녀의 죽음 이후 펠릭스 멘델스존이 남긴 Op.80, 그리고 동요 '엄마야 누나야'에서 영감받은 작곡가 서주리의 신작이 담긴다.배원희는 최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9월 발매될 정규 앨범 'Nu..

2026.05.30 17:00:00

피아니스트 선율 "내가 치는 것도 정답…3시간 이상 연습 안했다"

"올리비에 갸르동 교수가 자기를 한번 믿고 연습을 3시간 이상 하지말라고 하셨어요. 한국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요. 저는 말씀을 잘 들었죠. (웃음)"피아니스트 선율(26)이 2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서 올해 마포문화재단 M아티스트 상주음악가로 선정되기 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선율은 미국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지나 바카우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024년 우승과 함께 청중상, 학생심사위원상까지 3관왕에 오랐으며, '2026년 류..

2026.05.28 20: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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