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Film

[클로즈업 필름]너무 말쑥한 존 카니 음악영화 '싱 어게인'

존 카니 감독 새 영화 '싱 어게인'(9월2일 공개)은 싫어할 이유가 없다. 한 마디로 '싱 어게인'은 말쑥하다. 대체로 선한 사람들과 미워할 수 없을 정도까지만 나쁜 사람이 나온다. 이야기는 시종일관 정돈돼 있고, 선을 넘지 않는 유머와 오글거리지 않는 따뜻함은 스토리의 빈 곳을 채운다. 그리고 카니 감독 영화답게 역시나 좋은 노래들이 러닝타임 98분 간 흐른다. 군더더기 없는 영화다. 다만 관객을 휘어잡을 만한 매력이 있느냐고 한다면 그렇다고 답하긴 쉽지 않다. '싱 어게인'은 어디 하나 모난 데 없이 매끈하기 만해서 보는 ..

2026.09.02 00:00:00

[클로즈업 필름]이창동과 베네치아의 가능한 경쟁자들

누구도 황금사자상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 이름 하나 하나가 화려하다. 황금종려상 경력자가 있는가 하면 오스카 작품상과 감독상을 양손에 쥔 스타 감독도 있다. 연극과 영화 양쪽 모두에서 천재로 불린 작가 겸 감독이 있고, 배우이자 연출가로 모두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낸 이들도 있다. 언제 그런 적 없었겠냐마는 올해 베네치아영화제는 또 한 번 차고 넘친다.그리고 이창동 감독이 있다. 이 감독은 새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2002년 '오아시스' 이후 24년만에 베네치아 경쟁부문에 가게 됐다. 이 감독은 베네치아영화제와 특별..

2026.08.06 04:30:00

[클로즈업 필름]오디세우스 놀런의 인간이 되다 '오디세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새 영화 '오디세이'(8월5일 공개)는 사이즈와 스케일 모두 거대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충분히 고전적이면서 여지 없이 동시대적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전범(典範)이자 전복이다. 물론 '오디세이'를 최고의 영화라거나 놀런 감독 필모그래피 중 가장 빼어난 영화라고 할 순 없을 것이다. 다만 매번 제작비 수천억원을 쓰면서도 일관된 작품세계를 유지할 수 있는 영화예술가의 결과물을, 그것도 3년 주기로 만나볼 수 있다는 건 영화와 극장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2026.08.05 00:00:00

[클로즈업 필름]'호프'를 이해하기 위하여

영화 '호프'를 향한 볼멘소리는 대체로 이렇다. "서사가 없다" "원인도 없고 결과도 없다" "설명도 없다" 등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작품은 심플한 서사를 가지고 있고, 난데 없이 시작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끝을 맺으며, 손도 내밀지 않는다. 적절히 굴곡 있는 이야기가 딱 맞아떨어지는 인과관계 속에서 이어지다가 온전히 귀결되는 영화에 익숙한 관객에게 '호프'는 이상하고 불편하다. 이상하고 불편한 걸 반기는 사람은 많지 않은 법이고 이런 작품에 혹평이 쏟아지는 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관객이 거북해 한다고 해서 ..

2026.07.23 05:30:00

[클로즈업 필름]나홍진 '호프'는 무조건 성공할 수 있을까

"꼭 잘돼야 해요. 안 되면 안 돼요."국내 투자·배급사 관계자가 영화 '호프'(7월15일 개봉)를 두고 한 말이다. '호프' 투자·배급을 맡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한 얘기가 아니다. 말하자면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회사 소속 직원이 한 얘기다. 지난 6일 '호프' 언론시사회 후 만난 프로듀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20년 넘게 영화를 만들어온 이 프로듀서는 시사회 후 반응이 좋다는 얘기에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영화계 모두가 '호프'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영화 한 편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

2026.07.15 06:01:00

[클로즈업 필름]다정하게 폭군처럼 영감이 되어 '호프'

영화 '호프'(7월15일 개봉)는 한국영화를 다시 사랑하게 한다. 질적으로 가장 빼어났던 2000년대 초중반 한국영화의 대담함과 양적으로 가장 풍요로웠던 2010년대 후반 한국영화의 자신감이 이 작품엔 모두 있다. 2016년 '곡성' 이후 10년만에 신작을 들고 돌아온 나홍진 감독은 다만 그때 그 시절의 영광들을 그저 재현하는 것에 그치려 하지 않는다. 그는 특유의 야망을 스크린에 대놓고 현현한다. 나 감독은 자신의 영화 세계를 한 발자국 넓힘으로써 작가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순제작비 약 500억원을 짊어진 책임자로서 의..

2026.07.13 05:45:00

[클로즈업 필름]그 탁구가 폭주한다 '마티 슈프림'

'굿타임'(2017)과 '언컷 젬스'(2019)를 함께 만든 사프디 형제는 갈라섰다. 그리고 나서 이들은 각각 영화를 만들었다. 형 조쉬 사프디는 지난해 '마티 슈프림'을, 동생 베니 사프디는 '스매싱 머신'을 내놨다. 두 영화는 형제의 명성에 걸맞은 결과를 냈다. '마티 슈프림'은 배우 티모시 샬라메에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안겼다. '스매싱 머신'은 작년 베네치아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차지했다. '스매싱 머신'은 아직 국내에 공개되지 않았고, '마티 슈프림'은 7월1일 국내 관객을 만난다. '스매싱 머신'이 어떤 영화인지는 알..

2026.07.01 05:45:00

[클로즈업 필름]이번엔 부모 이야기였군요 '토이 스토리5'

잠깐, 신작에 관해 얘기하기 전에 먼저 전작으로 되돌아가자.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1995년 처음 나왔을 때부터 어린이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었다. 이 프랜차이즈는 장난감들의 모험담을 그리는 동시에 누구나 맞닥뜨리는 인생의 물음들을 가볍지 않게 풀어내곤 했다. 1편은 존재 불안과 존재 그 자체에 관해 고민했다. 2편은 존재 한계와 유한성에 대한 이야기였고, 3편은 이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이별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과정이었다. 4편은 존재 이유의 변화와 주체적 삶을 서사 중심에 뒀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

2026.06.17 01:00:00

[클로즈업 필름]고레에다에서 머무르는 고레에다 '상자 속의 양'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새 영화 '상자 속의 양'(6월10일 공개)은 장황하다. 의도한 것인지 우연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작품은 고레에다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망라하려 한다. 그의 영화들이 대체로 일관된 키워드 아래 각기 다른 가지로 뻗어나가며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세계를 쌓아 올렸다면, 신작은 이 세계를 단번에 아우르려는 것만 같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전에 가지 않은 길로 나아가려는 의지 역시 드러낸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선택은 나쁜 것도 잘못된 것도 아니다. 다만 때론 너무 의식적이어서 오히려 흐트러지고, 종종 너무 ..

2026.06.10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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