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터뷰

"종묘는 우리 것이지만, 우리 마음대로 못 한다"…전봉희 위원장의 '원상 보존론'

초대 국가유산위원장에 선출된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묘 인근 세운4지구 개발 문제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세계유산은 국내 행정 절차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함께 보존 방향을 논의해야 하는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는 뜻이다. 지난 2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사무동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앞서 만난 전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원형(原形)'이 아닌 '원상(原狀)' 보존을 강조했다. 건물 형태 자체만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경관과 환경, 해당 유산이 사용되고 향유되는 방식까지..

2026.05.26 08:00:00

"좋아하는 걸 찾는 시작점 되길"…국중박 김미소의 '유물멍'[문화人터뷰]

"좋아하는 이유는 대단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이 책이 좋아하는 걸 찾는 작은 시작점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국립중앙박물관 김미소 학예연구관은 신간 '유물멍: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을 이렇게 소개했다.'유물멍: 가만히 바라볼수록 좋은 것들'에 이은 '유물멍' 시리즈 두 번째 책인 이번 신간은 2025년 박물관 공모전 '나의 취향 저격 유물' 당선작과 기증 유물에 얽힌 기증자·기증자 가족·큐레이터의 사연을 엮었다. 유물을 향한 애정과 수집·기증의 의미를 풀어내며 '좋아하는 마음'과 '나누는 가치'를 조명한다..

2026.05.24 15:00:00

염다연 "자신을 증명하려고 춤췄다"…17세에 보스턴 발레단 직행 [문화人터뷰]

"살면서 발레를 안 하면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았어요. 내 인생의 전부죠. 발레를 하면서 나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어요."발레리나 염다연(17)은 예중·예고 대신 홈스쿨링을 택했다. 입시와 콩쿠르 중심의 일반적인 엘리트 코스를 벗어나 기본기 훈련에 긴 시간을 쏟은 그는 올해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턴 발레단 정단원 입단까지 확정했다.특히 오는 8월 출국해 2026~2027시즌부터 연수 과정(Apprenticeship) 없이 곧바로 정단원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국내 발레계 안팎의 관심을 받..

2026.05.23 17:00:00

"로봇 스님, 참 손 많이 갑니다"…성원스님의 AI 수행 실험 [문화人터뷰]

"사람들은 로봇이면 태권도도 하고 덤블링도 하니까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2분 동안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쉽지 않더라고요."오는 16일 연등회 행렬에 참여하는 로봇 스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연등회 행렬을 앞둔 로봇 '가비' 스님은 인터뷰 당시에도 '걷기 수행'이 한창이었다. 합장 자세를 조금 더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손 각도를 반복 조정하고, 울퉁불퉁한 조계사 ..

2026.05.16 11:00:00

5억년 화석 진동시킨 마이클 주 "검은 건반처럼 감정을 울리고 싶었다”[문화人터뷰]

“이번 작업은 연결성과 또 다른 형태의 균형에 관한 프로젝트입니다. 기술을 통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또 다른 균형이죠.”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된 한국계 미국 작가 마이클 주(60)는 5억 년 된 화석에 다시 진동을 불어넣었다.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르세날레 전시장에서 그의 설치작업은 낮게 흔들리고 있었다. 금속 구조물에 매달린 거대한 화석판들은 미세한 떨림을 이어갔고, 관람객들이 귀를 가까이 대자 사람 목소리가 희미하게 흘러나왔다.마이클 주는 이번 비엔날레 본전시에 두 개의..

2026.05.07 05:01:19

"한국 뮤지컬 매력 느끼게 해야죠"…중국 투어 앞둔 '쉐도우' [문화人터뷰]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게 한 사건은, 전세계 누가 들어도 '둘의 관계가 어쩌다 그 지경까지 갔을까'하는 궁금증을 갖게 하는 이야기죠."(허재인 작가)한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부자 관계로 꼽히는 영조와 사도세자를 다룬 창작 뮤지컬 '쉐도우'가 중국무대에 오른다.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만난 김현준 연출과 허재인 작가는 역사적 사건을 넘어, 부모와 자식이라는 보편적 서사를 담은 작품이 해외 관객을 만나는 것에 기대를 드러냈다.'쉐도우'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기 전날부터 죽음에 이르기까..

2026.05.03 15:00:00

이경실·손수아 모녀 "같이 울던 작품, 이젠 같은 무대에서"…연극 '사랑해 엄마'[문화人터뷰]

"닮았나? 나는 잘 모르겠는데."(이경실) "나는 엄마 옛날 사진이 내 사진인 줄 알았는데."(손수아)웃는 모습이 꼭 닮은 코미디언 겸 배우 이경실과 그의 딸인 모델 겸 배우 손수아가 연극 '사랑해 엄마'로 한 무대에 선다. 이들 모녀가 한 작품에 출연하는 건 처음이다.'사랑해 엄마'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 없이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자식을 키워낸 어머니의 삶과 가족애를 그린 작품이다. 코미디언 겸 배우 조혜련이 지난 시즌에 이어 연출을 맡았다.개막을 앞둔 지난달 29일 만난 모녀는 관객으로 먼저..

2026.05.03 14:00:00

시력 57년 문정희 "하루도 시인 아닌 적 없었다" [문화人터뷰]

시인 문정희(79)는 여전히 거침없다. 문장마다 생동이 꿈틀거리고, 뜨겁고 강렬하면서도 애절하다. 제2대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으로 2024~2026년 약 3년간 공직을 마친 그는 마치고 본업인 시인으로 돌아와 최근 시집 '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민음사)를 펴냈다.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민음사 사옥에서 만난 문정희는 "관장으로 지낸 3년 3개월 동안에도 나름 치열하게 썼다"며 "하루도 시인이 아닌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시와 분리된 시간은 없었다는 뜻이다.그는 이번 시집을 "온몸으로 부딪쳐 쓴 시들..

2026.05.02 14:00:00

진지희 "제가 가진 것 다 쏟아부었죠"…연극 '내 엄마의 장례식:더 쇼' [문화人터뷰]

"'엄마의 장례식은 슬플 거야'라는 생각도 어쩌면 편견이었던 거죠. 슬픔을 인지할 새도 없이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많으니까요."'엄마의 장례식'이라는 말은 자연스레 눈물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여기에 '쇼'가 붙는 순간 분위기는 묘하게 달라진다.연극 '내 엄마의 장례식: 더 쇼'에서 엄마를 잃은 딸 애비게일로 출연하는 배우 진지희는 "이 인물을 연기하며 그동안 가지고 있던 표현 방식을 많이 바꿔야겠다고 느꼈다"며 "연기적으로 '레벨업'된 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내 엄마의 장례식: 더 쇼'는..

2026.04.26 11:00:00

이현영 "어쩌다 보니 '국민 국어선생님'…AI냐는 질문도 받아요" [문화人터뷰]

째깍 째깍. 오전 8시59분50초. 국립국어원 국어생활종합상담실에는 적막이 흐른다. 10년 차 상담 연구원 이현영씨는 숨을 가다듬고 되뇐다. "좋아. 들어와."오전 9시 정각, 전화벨 소리와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하루 상담 업무의 시작을 알린다.이 씨는 최근 펴낸 '여보세요, 맞춤법 때문에 전화했습니다'(한겨레출판)에서 국립국어원 상담 연구원들의 일상을 풀어냈다. 처음에는 막막한 마음에 상담창을 3분쯤 늦게 열기도 했던 신입 시절부터, 이제는 거침없이 응대하는 베테랑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담은 현장 기록이다...

2026.04.23 09:46:38

"발레도 깨보고 싶었다"…4대 클래식 명작 비튼 정구호의 'TALE of TALES'

"발레와 오페라는 역사와 전통이 깊다보니 고정적인 룰(규칙)이 있는데 그걸 좀 깨보고 싶었습니다. 발레가 동시대성을 보여주려면 동작을 포함해 여러 가지가 바뀌어야 하거든요." (정구호 연출)패션 디자이너 출신으로 '일무' 등 한국무용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잘 알려진 정구호 연출(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 이번에는 클래식 발레를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정 연출은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통이 어느 정도까지 실험적일 수 있을까 생각한다"며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정구호 특유의 창작에 대한 열정을 ..

2026.04.21 21:26:46

허민 청장 "3천명 오는 세계유산위…전국 17개 유산벨트 띄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계기로 한국 국가유산의 세계 확산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 대표단과 전문가 등 3000여 명이 찾는 국제행사를 계기로 전국 각지의 국가유산을 세계와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K-헤리티지'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허 청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유산위원회는 성공적인 개최 못지 않게 회의가 끝난 뒤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그는 최근 한복을 입은 외국인..

2026.04.21 09:00:00

'달걀의 온기' 김혜진 "타인 향한 관심, 용기 필요한 시대" [문화人터뷰]

"요즘 어떤 누군가, 타인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건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타인과의 교류를 최소화하는 일이 점점 자연스러워진 시대, 소설가 김혜진(43)은 다시 관계를 바라본다. 이웃과 소통이 사라지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일 자체가 어려워진 일상 속에서, 그는 우리 삶에서 가장 필연적이면서도 자주 실패하는 행위인 '관계 맺음'을 붙든다.최근 출간한 네 번째 소설집 '달걀의 온기'(창비)는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만난 김혜진은 "..

2026.04.19 15:00:00

"완벽주의 버리니 춤이 보였죠"…K발레 '심청' 이끄는 홍향기·이동탁[문화人터뷰]

"저희가 1년 만에 다시 파트너로 만났습니다. 예전에는 동작을 생각하며 춤을 췄다면 이번엔 느낌으로 연기하고, 호흡으로 느낍니다." (발레리나 홍향기)"파드되를 출 때 홍향기씨가 저의 걸음걸이, 발 스텝까지도 느껴진다고 할 정도에요." (발레리노 이동탁)창작 40주년 '심청'의 주역 무용수 홍향기(36)와 이동탁(37)은 17일 서울 강서구 소재 유니버설발레단 사무실에서 열린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서로에 대해 "최고의 파트너"라고 입을 모았다. ◆1년 만의 재회, 걸음걸이까지 느껴지는 '완벽한 파트너십'두..

2026.04.18 13:00:00

박계배 "아이들이 꿈꿀 수 있어야"…예술교육에 힘 쏟는 이유 [문화人터뷰]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주는게 중요합니다."박계배(68) 광진문화재단 사장은 1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예술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해 오랜 기간 문화예술계에 있다보니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크게 체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취임 2년차에 접어든 박계배 사장은 1976년 안양예고 졸업 후 서울예대 연극과를 거쳐 연극인 및 연출가로서 활동하면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등 굵직한 직책을 두루 거쳤다. 2024년 11월 광진문화재단 대표로 임명된 이후 그가 가장 공을 들여온 분야는 '예술교육..

2026.04.15 16:56:01

박종원 "영화처럼 읽었다" 이범주 "감정에 더 몰입" [문화人터뷰]

영화 '구로아리랑'(1989),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 등을 연출한 박종원(65) 감독이 오페라 연출에 도전했다. 국립오페라단의 올해 첫 작품 '베르테르'를 통해 영화적 서사와 이미지 문법을 무대로 옮겼다. 지난 14일 오페라 연습을 마친 뒤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박 감독과 베르테르 역의 테너 이범주를 만났다. 오는 23~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이번 작품은 프랑스 작곡가 쥘 마스네의 대표작으로,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다. 순수한 청년 ..

2026.04.15 16:51:28

'가해자의 어머니'란 질문 앞에 선 진서연…'그의 어머니'로 답하다 [문화人터뷰]

'가해자의 어머니'는 어떤 얼굴이어야 할까. 어디까지 책임져야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배우 진서연이 연극 '그의 어머니'로 쉽지 않은 질문 앞에 섰다. 그는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힘든 작업을 하고 있다"며 "고통의 끝을 봐야 하는 작품이다. 기술적으로 하는 연기가 아니라, 100%의 감정을 온전히 실어서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극단이 지난해 초연한 '그의 어머니'는 하룻밤 사이 세 여성을 강간한 미성년자 아들을 둔 어머니 브렌다의 심리적 붕괴와, 그를 향한 사회적 시선을 다룬 작품이다. 초연에서 배우..

2026.04.12 14:00:00

"의도만 없었으면 괜찮은건가요" 손원평이 묻는 관계의 상처[문화人터뷰]

소설가 손원평(46)은 우리가 무심코 던진 말과 태도가 타인에게는 상처와 고통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괜찮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는 순간에도, 우리는 종종 자신도 모르게 선을 넘는다.최근 펴낸 소설집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창비)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든다. 작품은 사회 속 관계들이 어떻게 얽히고, 그 안에서 의도치 않은 상처가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정면으로 응시한다.손원평은 9일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소설집을 두고 "자본주의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엮여 있는지, 나의 행위와 말이 타인에게 어떤 상처..

2026.04.09 08:00:00

샛별 박윤재·박건희·박수하 "자유 바쳤던 K-발레, 이젠 즐기는 법 배워"

지난해 한국인 남성 무용수 최초로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박윤재를 비롯해,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대상 박건희(2024), 로잔 파이널리스트 박수하(2023) 등 세계 무대를 휩쓴 K-발레 샛별 3인방이 국내 무대에 선다.세계 최정상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 산하의 차세대 육성단인 'ABT 스튜디오 컴퍼니'에서 성장 중인 이들은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식 혹독한 기본기 훈련과 미국식 개성 중심 교육의 차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세계 무대에서 필요한 예술성과 자유를 배우고 있다고 입을..

2026.04.07 09:00:00

불멍·물멍 넘어 '왜 아픈가'를 묻다…일감 스님이 말하는 선명상 [문화人터뷰]

아침부터 스마트폰을 붙잡고 쏟아지는 정보와 경쟁 속으로 들어가는 현대인에게 명상은 '잠시 멈춤'의 시간이 된다. 최근 유행하는 '멍때리기', 불멍, 물멍도 그런 욕구의 연장선에 있다. 하지만 대한불교조계종 미래본부장 일감 스님이 강조한 것은 멈춤에 머무르지 않는 '선명상'이다.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만난 스님은 "명상이 괴로움 앞에서 잠시 멈춰 서는 과정이라면, 선명상은 한 걸음 더 들어가 '나는 왜 아픈가'를 묻는 수행"이라며 "괴로움이 다른 방향으로 변해가며 줄어드는 것, 그 지점에서 불교가 시작된다"고..

2026.04.0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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