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려 "다신 없을 '오지게', 인생 배웠죠"[문화人터뷰]
등록 2026/06/21 09:00:00
수정 2026/06/21 09:18:26
지난달 개막한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인순 역 맡아
"잊고 있던 내 모습 떠올라…나이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할머니들의 귀한 삶과 시를 연기하고 노래할 수 있어 감사"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어…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길"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에 출연 중인 배우 김미려. (사진=라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이런 작품은 다신 없을 것 같아요."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에 출연 중인 코미디언 겸 배우 김미려(44)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오롯이 담긴 한마디였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난 김미려는 "작품을 통해 인생을 많이 배우고 있다"며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는 걸 다시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는 나이듦'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평생 글을 모르고 살아온 할머니들이 문해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며 일상의 설렘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김미려는 첫사랑의 추억을 간직한 소녀 감성의 할머니 인순 역을 맡았다. 그는 원작을 알고 있었던 만큼 작품 제안을 받자마자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너무 따뜻하고 예쁜 이야기잖아요. 인생에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 좋은 작품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죠."
인순은 김미려가 잊고 지냈던 자신의 모습을 꺼내준 인물이기도 하다. 육아와 살림에 치여 일상 속에서 잊고 살았던 본래의 모습이 인순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원래 애교도 많고 사랑도 많은 사람이었는데, 표현하는 법을 잊고 살았더라. 대본을 보니 사랑스러운 인순 할머니가 꼭 나 같았다"며 웃었다. 이어 "내가 나이가 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미디언 출신으로 놓기 어려웠던 '웃음'에 대한 욕심도 모두 내려놨다.
김미려는 "연기를 하며 웃기고 싶어서 연습 때부터 이것저것 많이 시도했지만, 인순은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다"며 "대본에 충실하면서 사랑스러움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출연 배우들이 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05.19.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9/NISI20260519_0021288471_web.jpg?rnd=20260519152425)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출연 배우들이 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05.19. [email protected]
이시간 핫뉴스
작품은 무대 밖 김미려의 삶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작품을 하면서 남편에 대한 잔소리가 줄었다"며 "화가 나다가도 금세 씻겨 내려간다. 우리 할머니들보다 훨씬 좋은 세상에 사는데 '이게 뭐라고' 하는 생각이 들더라. 작은 것에도 감사한 마음이 생긴 것 같다"며 웃었다.
할머니들의 도전을 보며 느낀 바는 더 크다. 그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다가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미루게 되지 않나. 하지만 작품을 하면서 이 세상에 부딪혀서 안 되는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할머니들께서 한글을 배우는 걸로 끝나지 않고 시를 쓰고,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삶이 더 즐거워지셨잖아요. 포기하지 않으면 그런 긍정효과가 있는 거죠. 미리 겁먹지 말고 도전하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길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품 속 넘버는 실제 문해학교 할머니 학생들이 쓴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보고 도라 서이 이차뿌고 눈 뜨면 또 아치뿐다 쪼매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걸 지금이라도 하마 좋지"(공부), "나이가 드러도 어무이가 보고시따 어무이 카고 부르마 아이고 오이야 오이야 이래 방가따"(시(詩)-어무이) 같이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가사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있다.
이를 노래하는 건 김미려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김미려는 "글자를 모를 때의 답답함부터 한글을 배우고, 직접 시를 쓰게 되는 과정, 그리고 그 시가 노래 가사가 돼 무대 위에서 불린다는 것 자체가 너무 짜릿하고 소름돋는 일"이라며 "이분들의 귀한 삶과 시를 연기하고 노래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사랑했어요', '난쟁이들' 등 뮤지컬에 출연했던 김미려는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대한 애정도 더 커졌다. 그는 "뮤지컬은 종합예술이지 않나. 연기도, 춤도, 노래도 다 해내는 배우들이 정말 존경스럽다"며 눈빛을 빛냈다.
"제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장르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시도하고 부딪히다 보면 그 산을 살짝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도 계속 산을 오르고 있는 중이에요."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에 출연 중인 배우 김미려(왼쪽 두 번째). (사진=라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극 중 할머니들은 자신만의 시를 찾아낸다.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찾아낸 '김미려의 시'는 "그럴 수 있어"다. 서로를 더 이해하는 마음으로 너그럽게 살아가겠단 의미다.
그는 "저도 실수하면서 살고, 상대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너그럽게 살다 보면 결국 내가 더 행복해지는 것 같다. 남편도 더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분명하다. "배움에는 때가 없다.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라는 대사를 떠올린 김미려는 "늦은 때는 없다. 시작해서 차근차근 하다보면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혹시라도 실패하면 어때요. 나만의 소소한 에피소드가 생긴 거라고 생각하면 되죠. 주저하지 말고 당장 시작하세요. 그렇게 하다보면 나에게 오는 행운도 다 붙잡을 수 있을 거에요."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오는 2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속보]네타냐후, 레바논 발포 중단 지시…"美와 협의 따른 조치"](https://image.newsis.com/2020/12/11/NISI20201211_0000654239_thm.jpg?rnd=20201211094147)
!["폭스바겐도 주목한 삼성 협상…초과이윤, 공산주의 아냐"[노동장관 인터뷰①]](https://image.newsis.com/2026/06/17/NISI20260617_0021324609_thm.jpg?rnd=20260617173407)



![손흥민 교체 너무 빨랐나?…한 경기 만에 '용병술'이 '무리수'로[월드컵24시]](https://image.newsis.com/2026/06/19/NISI20260619_0021327960_thm.jpg?rnd=20260619163925)






















![비가 와도 좋아! 2026 물빛무대 워터 페스티벌 [뉴시스Pic]](https://image.newsis.com/2026/06/20/NISI20260620_0021328607_web.jpg?rnd=20260620150938)
![올림픽공원 봉쇄 시위 16일째, 빗 속 "재선거" [뉴시스Pic]](https://image.newsis.com/2026/06/20/NISI20260620_0021328549_web.jpg?rnd=20260620124751)
![청와대 일주일 [뉴시스Pic]](https://image.newsis.com/2026/06/13/NISI20260613_0021318741_web.jpg?rnd=20260613003341)
![이번주 국회에는 무슨 일이? [뉴시스국회토pic]](https://image.newsis.com/2026/06/18/NISI20260618_0021326070_web.jpg?rnd=2026061815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