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터뷰

구산스님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마음은 더 고요해야 합니다" [문화人터뷰]

"젊은 분들도 삶의 소란 속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의 '마음의 북소리'를 듣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게 결국 깨달음의 시작이지요."지난 4일 서울 조계사 법고 앞에서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서국장 구산스님은 법고의 소리를 '부처의 가르침이 몸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조계사 경내를 울리는 묵직한 북소리는 흔히 들리는 소리 같지만 스님에게는 그것이 곧 수행의 시작이자, 세상과 내면을 잇는 또 하나의 언어다.◆법고와의 첫 인연…"소리 하나에 마음은 돌아옵니다"구산스님과 법고의 인연은 출가 ..

2025.11.09 13:00:00

'짧은소설' 도전한 최은미 "일상의 사소함도 반짝일 수 있어요" [문화人터뷰]

지난 8월 단편 '김춘영'으로 김승옥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최은미(47)가 '짧은 소설' 시리즈의 신작 '별일'을 펴냈다. 앞서 박완서, 김금희, 김초엽 등 한국 문단의 주요 작가가 참여해온 시리즈로, 15매 분량의 짧은 호흡으로 작가들의 통찰력, 재치, 위트 등을 남아내는 마음산책의 기획이다. 최은미는 이번 책에서 누구나 한 번쯤 마주했을 법한 일상의 장면을 포착해 자신 만의 짧은 서사 리듬으로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의 미세한 결을 그려낸다. "장편과 단편을 쓸 때는 서사 속 세계를 공들여 직조하는 편인데, ..

2025.11.08 11:00:00

정이현 "'노 피플 존'은 외면해 온 틈을 더듬는 '치실' 같은 소설" [문화人터뷰]

"불편하고 찜찜했지만 애써 외면하거나 덮어버리며 살게했던, 그 원인을 응시하는 시도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를 더 깊게 탐색할 수 있고, 제 소설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정이현 작가가 9년 만에 소설집 '노 피플 존'(문학동네)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번에도 현실의 좁은 골목과 내면의 그림자를 동시에 응시한다. 정이현은 이번 소설집을 '치실'에 비유했다.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아주 좁고 깊은 틈새를 들여다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노 피..

2025.11.06 06:30:00

피아니스트 양방언 음악감독 "사유가 음악이자 일상"[문화人터뷰]

"'사유의 방'을 들어가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공간이 있구나 .너무 좋다'고 느꼈죠. 그 순간 여기서 연주하고 싶었습니다."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 음악감독이 지난 28일 공연 '사유하는 극장-사유(Sa-yU)'의 무대가 되는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을 둘러보며 4년 전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을 처음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렸다.양 감독은 특별한 전시 공간을 처음 방문했을 때 느꼈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다.2021년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유물 앞에서 연주를 양 감독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전시 ..

2025.11.01 14:00:00

키릴 카라비츠 "한국, 세계 음악계 중심…관객들 열정은 으뜸"[문화人터뷰]

"클래식 음악이 한국이라는 국가의 문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한국은 세계 음악계의 핵심 중심지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지난 28일 뉴시스와 서면으로 만난 우크라이나의 세계적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49)가 세계 클래식계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훌륭한 콘서트홀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뛰어난 젊은 음악가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으며, 관객층도 크게 성장하고 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라비츠는 오는 30일 개막하는 '20..

2025.10.29 08:00:00

박정자 "죽음을 잘 받아들이는 법, 그것이 내가 지금 연습하는 삶" [문화人터뷰]

"모든 것은 결국 소멸합니다. 다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여든을 훌쩍 넘긴 배우 박정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그는 삶의 중심에 서 있었다. 63년째 무대를 지키고 있는 그는 "막상 내가 죽음을 앞에 뒀을때 두려워할 까 겁이난다. 죽음을 잘 받아들이는 일, 그것이 결국 잘 사는 일"이라고 했다.지난 23일 서울 흑석동 원불교소태산기념관. 낭독극 '범부가 깨쳐 부처가 되듯' 공연을 일주일 앞둔 날. 박정자는 오전 내내 리허설을 마치고서야 자리에 앉았다. 피로가 묻..

2025.10.27 08:00:00

20주년 맞은 뮤지컬 '빨래'…추민주 연출 "계속 손때 묻혀야죠"[문화人터뷰]

"저와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죠." 추민주 연출은 국내 대표 스테디셀러 뮤지컬 '빨래'를 논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이름이다. 작품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20여 년을 이끌며, 그 역사를 써왔다. 지난 23일 만난 추 연출은 '빨래'가 자신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 "나의 자랑이고, 동시에 계속 노력해야 하는 일과다.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제가 (공연에서) 손을 떼게 될지는 모르지만, 손때가 묻으면 묻을수록 빛나는 걸 경험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손때를 묻혀나가야만 한다"고 작..

2025.10.26 14:00:00

천선란 "인간의 경계에 대해 함께 고민해봤음 좋겠어요" [문화人터뷰]

"인간의 경계에 대해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은 좀비로 변해버린 등장인물을 인간이라 생각할 거잖아요."SF작가 천선란(32)이 신작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허블)에 담은 메시지다. 피와 공포의 상징이던 좀비를 기억과 사랑이 남은 존재로 그려내며, 인간다움의 본질을 묻는다.지난 23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만난 천선란은 이번 작품이 "덕심으로 시작됐다"고 했다. "원래 좀비를 좋아해서 언젠가 소설을 써봐야겠다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웃었다. 연작소설집은 '아무..

2025.10.25 10:00:00

정보라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무서운 이야기로 읽히길" [문화人터뷰]

"'한밤의 시간표'는 '귀신 이야기'라고 공언하고 쓴 책이에요. 한(恨) 맺힌 처녀귀신처럼 한국적 공포 이야기를 해외 독자들이 무척 흥미로워합니다. 저도 한국 전설을 더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소설가 정보라는 뉴시스와의 서면인터뷰에서 '한밤의 시간표'로 해외 독자들을 만나는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해외 독자들을 만나는 건 큰 영광이자 즐거움"이라고 했다. 정보라의 연작소설집 '한밤의 시간표'가 번역의 날개를 달고 국경을 건넜다. 이 작품은 영국 부커상 국제상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저주토끼' 직후 출간..

2025.10.14 07:40:00

앨런 길버트 "고전-현대 구분은 무의미"…'요동치는 바다' 국내 첫 지휘

"'요동치는 바다'라는 제목만 보면 기후 문제를 다룬 작품 같지만, 사실은 여성의 권한 강화와 사회적 위치에 관한 음악입니다. 짧지만 강렬하고, 리드미컬하며 인간적인 울림을 줍니다.”세계적 지휘자 앨런 길버트(58)는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그가 한국에서 들려줄 안나 클라인의 '요동치는 바다'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길버트는 오는 22일 독일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이하 엘프필)과 함께 10년 만에 한국 무대(서울 롯데콘서트홀)에 오른다. 그가 내한 공연에서 선택한 '요동치는 바다'는 국내 초연이다. 한..

2025.10.08 15:00:00

구병모 "완벽한 해석이란 있을까요…오독은 필연" [문화人터뷰]

"읽기는 가능하지만, 완벽한 해석은 불가능에 가깝죠. 오독은 피할 수 없고, 그로 인해 균열이 생깁니다."구병모(49) 작가의 신작 장편 '절창'(문학동네)은 이 근원적인 질문에서 비롯됐다. 서면으로 만난 그는 "작가 생활 내내 붙잡아 온 이같은 고민을 이번 작품에 접붙였다"며 소설의 출발점을 설명했다.'절창'은 출간 직후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절창(切創)'은 '베인 상처'를 뜻한다. 제목 그대로 주인공 '아가씨'는 상처에 손을 대는 순간 타인의 기억과 감정을 읽어..

2025.10.07 12:00:00

두번째 소설 펴낸 영화감독 김영탁 "좀 느슨하게 살아도 괜찮아요" [문화人터뷰]

가족 구성원이 자살하면 남겨진 이가 하루 더 일해야 한다면?영화감독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김영탁(49)의 신작 소설 '영수와 0수'(아르테)는 이 충격적인 상상에서 출발한다. 소설은 복제인간과 기억매매가 일상화된 미래 사회, 자살이 '죄'로 규정되고 처벌받는 세계를 그렸다. 김영탁은 영화 '헬로우 고스트’(2010), '슬로우 비디오'(2014)의 각본과 연출로 각각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감독상과 피렌체 한국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한 감독이다. 2018년 첫 소설 '곰탕'으로는 10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

2025.10.03 14:00:00

구요비 주교 "생애말기 돌봄, 인간 존엄의 척도…조력존엄사는 살인" [문화人터뷰]

"지금 우리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인간 생명의 존엄한 가치에 대한 의식은 점점 더 빈곤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대단히 걱정스러운 일입니다."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구요비 주교(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점차 위협받고 있다는 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구 주교는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정부와 국회의 생명윤리 관련 정책과 입법을 주시하며 각계 전문가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구 주교는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과 조력존엄사 법안에 대해 깊은 경계심을 ..

2025.09.28 10:00:00

이서수 "현실이 힘들어도, 그래도 춤을 추세요" [문화人터뷰]

"대화 만으론 소통에 한계가 있다고 늘 느꼈어요. 웃음이 터지는 순간을 떠올려보면, 꼭 말로만 만들어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언어의 한계를 느껴서, 동작을 한번 넣어볼까 했죠."소설가 이서수(42)는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힘든 현실을 버티게 해주는 요소로 '춤'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출간된 세 번째 소설집 '그래도 춤을 추세요'는 2022년부터 올해 3월까지 발표한 단편 8편을 모았다. 표제작인 '춤을 추세요'는 주인공 '나'가 하교 후 거실에서 막춤을 추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나'의 ..

2025.09.27 14:00:00

이은석 소장 "수중 유물은 산사람 세계 연구…죽음의 고고학보다 흥미로워" [문화人터뷰]

"육상 발굴하면 대부분 박살나서 나오는 유물을 복원하죠. 근데 바닷속에는 대부분 완형이 나와요. 이런 유물을 보면 유물을 보는 안목이 높아지고 그 느낌이 달라지죠. 그래서 이 유물이 너무 흥미롭죠."지난 19일 전라남도 목포시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서 만난 이은석 국립해양문화유산연구소장은 출토 유물과 출수 유물의 다른 점과 함께 수중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국가유산청 소속기관으로 해양 유산 수중 발굴부터 보존, 조사 연구, 전시, 교육, 홍보까지 국내 유일 해양 문화유산 종합 연구 기관이다...

2025.09.25 11:30:21

상진스님 "태고종, 내홍 딛고 제2의 도약으로"[문화人터뷰]

한국불교 태고종이 긴 내홍과 종단 위상 하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총무원장 상진스님은 취임 3년차를 맞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종단은 이제 화합을 기반으로 도약의 길로 나아섰다"며종단 중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태고종은 1970년대 불교 법난 이후 독자적 교단을 형성했다. 그러나 2000년부터 시작된 길고 깊은 내홍은 종단의 위상을 흔들고, 사회적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남겼다.태고종은 사찰 대부분이 개인 창건 사찰인 사설 사암으로, 창건주 소유권을 인정하고 삭발염의(削髮染衣·머리..

2025.09.21 14:00:00

'상복' 터진 이희주 "사랑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순수하다" [문화人터뷰]

올해 가장 주목받는 작가는 단연 이희주(33)다. 그는 올해 '젊은작가상'과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연달아 거머쥐며 한국 문단의 '새로운 얼굴'로 떠올랐다. 장편소설을 주로 써왔던 그가 첫 소설집 '크리미(널) 러브'(문학동네)를 펴냈다.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수상 소감을 묻자 "젊다는 건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고, 이효석 선생의 명맥을 잇는 상이라 더 의미가 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배울게 많다. 지금 최선을 다하지만 10년은 여전히 습작기라 생각하고 작업한다"고 했다...

2025.09.20 13:00:00

옌롄커 "금서 작가로 보지 말아달라…문학은 망각에 저항하는 힘" [문화人터뷰]

"제가 쉬지 않고 글을 쓰는 이유는 제게 아직 상상력과 창의력이 남아 있고 마음속에 인간과 세계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글쓰기 과정에서 어떤 살아 있는 생명의 의미를 느낍니다. 갈수록 개인으로서 '인간 내면의 서사'를 갈망하게 됩니다."'2025 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차 내한한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옌롄커는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소설을 집필하는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47년째 글을 쓰는 원동력에 대해 "인간 개인과 역사적 곤경이 제 마음에 진한 고통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

2025.09.17 15:38:48

다니엘 뮐러 쇼트 "'숨은 보석'발굴·오늘날의 언어로 표현 큰 기쁨" [문화人터뷰]

"첼로 레퍼토리는 생각보다 훨씬 넓어요.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된 작품들 중 협주곡만 하더라도 70여 곡이 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오늘날 그 작품들 대부분이 자주 연주되지 않는단거죠."지난 16일 뉴시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49)는 레퍼토리를 확장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쇼트는 바로크부터 현대에 이르는 작품을 연주하는 것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발굴하며 레퍼토리 확장하는 것으로 유명한 연주자다. 그러면서 "볼크만, 라프, 하차투리안처럼 낭만주의 시대의 숨은 보석..

2025.09.17 06:55:10

이금이 "사할린 동포들 귀향은 특혜 아니라 권리" [문화人터뷰]

“처음부터 3부작을 의도한 건 아니었어요. 쓰면서 영감을 새로 얻었고, 그렇다면 일제강점기 초반·중반·말기의 이야기를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무사히 이렇게 다 책으로 나오게 돼 무척 기쁩니다."이금이(63) 작가가 신작 '슬픔의 틈새'(사계절)로 10년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거기 내가 가면 안돼요(2016)', '알로하, 나의 엄마들(2020)'에 이어 완결된 일제강점기 한인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이다. 13일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서울에서 만난 이 작가는 "책무를 다한 것 같은 홀가분함이 있다"며 환하게..

2025.09.1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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