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터뷰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이성애는 실패할 운명" [문화人터뷰]

"이성애는 실패할 운명이에요. 두 사람이 사랑하는 관계여야 하는데 좋아하지도 않으니까요."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플랫폼 P에서 만난 제인 워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UCSB) 여성학과장은 자신이 쓴 책 '이성애의 비극'(라우더북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책은 2020년 미국에서 출판 후 2021년 프로즈 어워드 문화인류학·사회학 부문을 수상했다.퀴어 페미니스트로서 제인 워드가 '성소수자가 불쌍하다'는 편견을 깨고, 남녀가 사랑을 연기하는 이성애야말로 비극이라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2026.06.24 08:00:00

김미려 "다신 없을 '오지게', 인생 배웠죠"[문화人터뷰]

"이런 작품은 다신 없을 것 같아요."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에 출연 중인 코미디언 겸 배우 김미려(44)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오롯이 담긴 한마디였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난 김미려는 "작품을 통해 인생을 많이 배우고 있다"며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는 걸 다시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는 나이듦'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평생 글을 모르고 살아..

2026.06.21 09:00:00

최은미 "사랑이란 감정에 한 번쯤 의문을 품었으면 해요" [문화人터뷰]

"지난 작품이 가족 서사에 출발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거리로 나온 느낌이에요. 타인이나 세계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고민을 담았죠.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이동한 느낌이에요."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 이후 5년 만에 새 소설집 '다른 사랑'(문학동네)을 펴낸 소설가 최은미는 이번 책을 이렇게 설명했다.소설집에는 지난해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작 '김춘영'을 비롯해 '정선', '고별' 등 7편이 실렸다.작품들은 정선과 탄광촌, 발굴 현장, 재난의 장소, 장례식장 등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사랑과 기억, 타인과..

2026.06.18 08:14:40

"우린 음악의 셰르파"…스타인웨이 거장이 말한 조율사의 세계

피아노에서 건반과 해머를 분리하자 내부의 복잡한 구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율사가 건반의 수평과 높낮이를 좌우하는 핀의 정렬 상태를 살피고, 해머의 펠트를 바늘로 찔러 탄력을 조절하는 '니들링(Needling)'의 깊이를 가늠했다. 악기 곳곳을 두드려 울림과 진동의 차이를 확인하며 소리가 미세하게 어긋난 지점을 찾아냈다.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사운즈S. 국내외 조율사 20여 명이 숨소리조차 죽인 채 피아노 내부를 들여다봤다. 강단에 선 이는 독일 피아노 제작사 스타인웨이(Steinway & Sons)의 기술담당 고문이자..

2026.06.17 07:05:35

"도시의 소음도 살아가는 흔적"…삶을 연주하는 박시연 트리오[인터뷰]

"크락션 소리도, 누군가의 웃음소리도 결국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예요."컨템포러리 재즈팀 '박시연 트리오'의 리더 박시연(38·여)씨는 지난 15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도시의 소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빠르고 복잡한 도시 속에서도 사람과 관계, 그리고 스스로의 감각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이번 공연에 담겼다고 했다.대구에서 활동하는 '박시연 트리오'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박시연을 중심으로 베이시스트 김찬옥(31), 드러머 김효기(30)로 구성된 재즈팀이다. 클래식과 팝,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2026.06.16 08:00:00

시오트 "우리가 곧 장르…한국의 골목길 닮은 음악하고 싶어" [문화人터뷰]

가야금 줄을 뜯는 손길 위로 강렬한 전자음이 겹쳐진다. 박물관에 있을 법한 전통이 클럽의 하우스 비트와 섞여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비트를 쪼개는 장단이 꽂히면 몸이 본능적으로 들썩인다. 국악크로스오버 밴드 시오트(SYOT)는 오는 20일 단독 공연 '무아 無我'를 앞두고 서울 서초구의 연습실에서 정규앨범 NAVI에 수록된 '하슬라'를 연주해보인 후 "국악은 어렵다는 편견 없이 리듬을 타고 춤을 추면된다. 그냥 즐기러 오시라"고 했다.지쿠(프로듀서·기타), 박한빈(재즈 피아노·보컬), 이유림(가야금)으로 구성된 시..

2026.06.13 15:00:00

베난티 신부 "AI 시대는 하나의 문턱…최대 위협은 초지능 아닌 초조작" [문화人터뷰]

"인공지능(AI) 시대는 한마디로 인류가 건너는 '문턱(soglia)'입니다. 우리는 지금 한 시대와 다른 시대를 가르는 문턱을 넘어가고 있어요."제20회 생명의 신비상 인문사회과학분야 본상을 받은 AI 윤리학자 파올로 베난티 신부는9일 시상식 직후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AI 시대를 '문턱'으로 정의했다.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교수이자 세계적인 AI 윤리학자인 베난티 신부는 그동안 AI 시대의 인간 존엄과 윤리 기준을 제시하고, AI가 인간의 책임 있는 판단을 보조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그는 이날 인..

2026.06.10 07:00:00

'가장 완벽한 바이올리니스트' 에네스 "평생 韓 음악가들로부터 영감" [문화人터뷰]

"한국은 오랜 시간에 걸쳐 뛰어난 음악 문화를 발전시켜 왔고, 저는 평생 한국 음악가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아왔습니다."'가장 완벽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찬사를 받아온 캐나다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는 오는 16일 내한공연에 앞서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들 가운데 한국 음악가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특히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작곡가 진은숙을 향한 존경을 드러냈다. "제 세대의 바이올리니스트들 대부분이 그렇듯, 정경화는 깊이 존경하는 음악가입니다. 또 진은숙은 바..

2026.06.08 08:00:00

'우리 세희' 조해진 "우리의 망각 돌아보길 바랐다" [문화人터뷰]

"기억으로 잊힌 역사가 되살아나는 것,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죠."소설가 조해진이 신작 '우리 세희'(현대문학)을 통해 붙들고자 한 것은 자이니치(재일 동포)의 삶 그 자체만이 아니었다. 차별과 폭력 속에서 잊혀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기억하려는 마음이었다.조해진은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의 망각을 돌아보길 바랐을 뿐"이라며 기억과 애도가 과거의 비극을 현재로 불러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2002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조해진은 올해로 작품 활동 24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탈북자와 여성, 노인, 이주민 등..

2026.06.07 15:00:00

현이랑 "반려견 귀여움의 이면, 감당할 준비 됐나요" [문화人터뷰]

강아지를 학대하는 인플루언서와 유기견, 펫숍과 강아지 경매장, 개 농장.소설가 현이랑이 신작 '갑수동 도그 워커 클럽'(민음사)을 통해 반려견 문화의 이면을 들여다본다.작품은 나이도, 경제적 상황도 다른 세 여성이 반려견 산책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나 동네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소설이다.신작의 출발점은 우연히 마주친 한 강아지였다. 보호자에게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공격성을 보인 개. 작가의 시선은 '멀찍이 서서 웃고 있는 주인'에게 향했다.어릴 적부터 개 백과사전을 읽었을 정도로 강..

2026.06.04 09:00:00

정애리, 48년 연기 인생 가장 낯선 '더 마더'…"우리 모두의 이야기"[문화人터뷰]

48년 연기 인생동안 숱하게 '엄마'를 연기해 온 배우 정애리에게도 '안느'는 낯선 인물이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연극 '더 마더'에서 그가 맡은 안느는 상실과 집착,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어머니다. 극단이 "정애리 연기 인생 가장 파격적인 균열"이라고 소개한 이유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분장실에서 만난 정애리는 "이런 인물을 만나기 쉽지 않다"며 웃었다. "보통의 작품이면 인물이 어느 정도 한 방향으로 가죠. 순한 사람은 순한 사람대로, 악역은 악역대로요. 그런데 안느는 그걸 다 몰아놓은 ..

2026.06.03 10:00:00

이길배 단장 "갯벌 2단계 등재 기대…DMZ도 남북 함께 준비해야"

이길배 세계유산위원회 기획단장(국가유산청 유산정책국장)은 이번 세계유산위원회 유치와 준비 과정의 실무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한국의 첫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뉴시스와 만난 그는 자연유산 확대와 남북 문화유산 협력, 국제 협력을 향후 세계유산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한국은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베트남, 카자흐스탄과 경쟁 끝에 세계유산위원국에 선출됐고, 이후 부산 개최를 확정했다. 그는 당시 대한민국 유네스코 대표부와 함께 각국 대표들을 만나 한국의 위원국 진출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

2026.06.01 08:00:00

에스메 콰르텟 "10년 동안 조율한 관계"…인간 향하는 음악 [문화人터뷰]

"데뷔 초반에는 스스로를 증명하려는 에너지와 추진력이 강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인간적인 온기와 깊이를 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현악 사중주단 '에스메 콰르텟'의 제1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가 창단 10주년을 맞아 정규 3집 앨범 'Nui'를 내면서 세월의 변화를 실감했다.신보에는 파니 멘델스존의 현악사중주와, 그녀의 죽음 이후 펠릭스 멘델스존이 남긴 Op.80, 그리고 동요 '엄마야 누나야'에서 영감받은 작곡가 서주리의 신작이 담긴다.배원희는 최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9월 발매될 정규 앨범 'Nu..

2026.05.30 17:00:00

피아니스트 선율 "내가 치는 것도 정답…3시간 이상 연습 안했다"

"올리비에 갸르동 교수가 자기를 한번 믿고 연습을 3시간 이상 하지말라고 하셨어요. 한국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요. 저는 말씀을 잘 들었죠. (웃음)"피아니스트 선율(26)이 2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서 올해 마포문화재단 M아티스트 상주음악가로 선정되기 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선율은 미국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지나 바카우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024년 우승과 함께 청중상, 학생심사위원상까지 3관왕에 오랐으며, '2026년 류..

2026.05.28 20:39:39

"종묘는 우리 것이지만, 우리 마음대로 못 한다"…전봉희 위원장의 '원상 보존론'

초대 국가유산위원장에 선출된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묘 인근 세운4지구 개발 문제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세계유산은 국내 행정 절차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함께 보존 방향을 논의해야 하는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는 뜻이다. 지난 2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사무동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앞서 만난 전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원형(原形)'이 아닌 '원상(原狀)' 보존을 강조했다. 건물 형태 자체만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경관과 환경, 해당 유산이 사용되고 향유되는 방식까지..

2026.05.26 08:00:00

"좋아하는 걸 찾는 시작점 되길"…국중박 김미소의 '유물멍'[문화人터뷰]

"좋아하는 이유는 대단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이 책이 좋아하는 걸 찾는 작은 시작점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국립중앙박물관 김미소 학예연구관은 신간 '유물멍: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을 이렇게 소개했다.'유물멍: 가만히 바라볼수록 좋은 것들'에 이은 '유물멍' 시리즈 두 번째 책인 이번 신간은 2025년 박물관 공모전 '나의 취향 저격 유물' 당선작과 기증 유물에 얽힌 기증자·기증자 가족·큐레이터의 사연을 엮었다. 유물을 향한 애정과 수집·기증의 의미를 풀어내며 '좋아하는 마음'과 '나누는 가치'를 조명한다..

2026.05.24 15:00:00

염다연 "자신을 증명하려고 춤췄다"…17세에 보스턴 발레단 직행 [문화人터뷰]

"살면서 발레를 안 하면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았어요. 내 인생의 전부죠. 발레를 하면서 나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어요."발레리나 염다연(17)은 예중·예고 대신 홈스쿨링을 택했다. 입시와 콩쿠르 중심의 일반적인 엘리트 코스를 벗어나 기본기 훈련에 긴 시간을 쏟은 그는 올해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턴 발레단 정단원 입단까지 확정했다.특히 오는 8월 출국해 2026~2027시즌부터 연수 과정(Apprenticeship) 없이 곧바로 정단원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국내 발레계 안팎의 관심을 받..

2026.05.23 17:00:00

"로봇 스님, 참 손 많이 갑니다"…성원스님의 AI 수행 실험 [문화人터뷰]

"사람들은 로봇이면 태권도도 하고 덤블링도 하니까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2분 동안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쉽지 않더라고요."오는 16일 연등회 행렬에 참여하는 로봇 스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연등회 행렬을 앞둔 로봇 '가비' 스님은 인터뷰 당시에도 '걷기 수행'이 한창이었다. 합장 자세를 조금 더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손 각도를 반복 조정하고, 울퉁불퉁한 조계사 ..

2026.05.16 11:00:00

5억년 화석 진동시킨 마이클 주 "검은 건반처럼 감정을 울리고 싶었다”[문화人터뷰]

“이번 작업은 연결성과 또 다른 형태의 균형에 관한 프로젝트입니다. 기술을 통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또 다른 균형이죠.”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된 한국계 미국 작가 마이클 주(60)는 5억 년 된 화석에 다시 진동을 불어넣었다.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르세날레 전시장에서 그의 설치작업은 낮게 흔들리고 있었다. 금속 구조물에 매달린 거대한 화석판들은 미세한 떨림을 이어갔고, 관람객들이 귀를 가까이 대자 사람 목소리가 희미하게 흘러나왔다.마이클 주는 이번 비엔날레 본전시에 두 개의..

2026.05.07 05:01:19

"한국 뮤지컬 매력 느끼게 해야죠"…중국 투어 앞둔 '쉐도우' [문화人터뷰]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게 한 사건은, 전세계 누가 들어도 '둘의 관계가 어쩌다 그 지경까지 갔을까'하는 궁금증을 갖게 하는 이야기죠."(허재인 작가)한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부자 관계로 꼽히는 영조와 사도세자를 다룬 창작 뮤지컬 '쉐도우'가 중국무대에 오른다.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만난 김현준 연출과 허재인 작가는 역사적 사건을 넘어, 부모와 자식이라는 보편적 서사를 담은 작품이 해외 관객을 만나는 것에 기대를 드러냈다.'쉐도우'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기 전날부터 죽음에 이르기까..

2026.05.03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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