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터뷰

"모성애도 약속된 것인가"…'약속의 세대' 백온유 [문화人터뷰]

약속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우리는 그 약속이 성사될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현재를 견디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그러나 그 믿음이 배신으로 돌아올 때 삶의 비애는 더욱 선명해진다.최근 뉴시스와 만난 백온유(33) 작가는 "약속은 우리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인 만큼 필연적"이라며 "약속이 무너졌을 때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말했다.백온유가 등단 9년 만에 첫 소설집 ‘약속의 세대’(문학동네)를 펴냈다. 총 7편의 단편을 묶은 이번 작품은 '약속'이라는 주제로 연결된다.소설집 제..

2026.03.28 13:00:00

송일국·오만석 "운명처럼 만난 '헤이그'…기억해야 할 이름들" [문화人터뷰]

"조선을 구해주세요, 조선을 지켜주세요." 일본 침략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헤이그로 향했던 특사들의 이야기가 119년의 시간을 건너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뮤지컬 '헤이그'는 1907년 헤이그 특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고종의 특명을 받고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된 이준·이상설·이위종의 여정에, 이들을 돕는 또 다른 특사가 있었다는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냈다. 헤이그 특사단을 이끄는 리더 이상설 역에는 송일국과 오만석, 원종환이 캐스팅됐다. 최근 대학로 연습실에서 만난..

2026.03.26 07:00:00

"내 인생 배역은 베자르의 무용수"…15년 만에 귀환하는 BBL

"무대 위에서 수많은 역할을 거쳤지만, 제 인생 배역은 그저 '베자르의 무용수'였다는 그 자체입니다."줄리앙 파브로 베자르 발레 로잔(BBL) 예술감독의 정체성은 명확했다. 다음 달 23~26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15년 만의 내한 공연을 앞둔 그는 23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BBL과 자신의 근간을 이룬 전설적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1927~2007)의 유산을 무대에서 완벽히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BBL의 상징 '볼레로'…베자르 유산의 완벽한 구현파브로 예술감독은 BBL을 상징하는 대표작 '볼레로'가 ..

2026.03.23 15:24:35

조경란 "내가 믿지 못하는 이야기는 가짜" [문화人터뷰]

글을 쓰고 싶어 뒤늦게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했다. 시로 시작했지만 소설로 방향을 틀었고, 1년 만에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를 30년째 이어오고 있다.조경란(57)은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불란서 안경원'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조경란은 "30주년이라는 생각은 따로 하지 않았다"며 "그저 하루하루, 그날 분량의 책을 읽고 생각하고 메모하고 있다"고 말했다.30년을 한 업으로 이어온 원동력은 단순했다. "좋아해서요." 좋아하는 ..

2026.03.22 11:00:00

윤별 "결혼자금 털어 만든 발레 '갓', 이젠 결혼시켜줄 효자 됐죠"[문화人터뷰]

"진짜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제일 바쁜데, 제일 행복한 시기입니다."오는 28~29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창작발레 '갓' 공연 준비로 한창인 윤별 윤별발레컴퍼니 대표(예술감독)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연습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윤 대표는 "창작자나 제작자 입장에서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들이 거의 매년 '갓'을 통해 오고 있다"며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오스카상(미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한번 바이럴(빠르게 확산)이 되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 만들었..

2026.03.22 09:00:00

'최연소 기록 제조기' 이재리 "좋아하는 음악 들려줄 생각에 설레" [문화人터뷰]

"아직 학생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관객에게 들려드릴 생각을 하면 설레요."첼로 신동에서 본격적인 솔리스트 전환기를 앞둔 첼리스트 이재리(17)를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해 7월 열린 제6회 쇤펠트 국제 현악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만 15세의 나이로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오는 22일에는 첫 단독 리사이틀을 앞두고 있다. 이재리는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차세대 첼리스트로 주목받고 있다. 2023년 키에티 클라시카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3위를 차..

2026.03.15 14:00:00

“지금 그린 그림이 제일 힘 있다”…77세 화가 이명미[문화人터뷰]

“지금 내가 일흔일곱 살인데, 지금 그린 그림이 제일 힘이 있어요.”5일 서울 성북로 우손갤러리에서 만난 이명미 화백은 강렬한 원색의 그림 앞에서 환하게 웃었다. 캔버스에 번지는 색처럼 그의 표정도 밝았다. 작품만 보면 요즘 젊은 작가의 그림처럼 보일 만큼 화면은 경쾌하고 힘차다.밝고 명랑한 화면이지만 그 안에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존재론적 질문과, 삶의 굴곡에서 길어 올린 ‘찬란한 슬픔’이 함께 스며 있다.대구에서 성장한 중학생 시절 그의 꿈은 화가가 아니었다. 판사가 되고 싶었다. 공부도 잘했고 책 ..

2026.03.05 15:17:14

"나도, 호른도 그저 부드럽지만은 않다"…김홍박의 '메타모포시스' [문화人터뷰]

"호른은 부드럽고 압도적인 사운드로 익숙하죠. 저 역시 '따뜻한 연주자'로 불려왔고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에서 8년간 수석을 지낸 호르니스트 김홍박(44)이 오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2년 만의 리사이틀'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변신)'를 연다. 이번 무대에서 그는호른의 또 다른 음색과 자신의 새로운 해석을 선보인다. 호른은 작은 마우스피스와 복잡한 배음(倍音) 구조 탓에 금관 중에서도 연주 난도가 높은 악기로 꼽힌다. 한 음을 길게 유지하기 쉽지 않아 섬세..

2026.03.03 08:00:00

치솟는 집값에 밀려 구름 위로…이유리 "현실과 맞닿은 가난을 썼죠" [문화人터뷰]

집값은 하늘을 찌르고, 사람들은 땅에서 밀려난다. 이들이 하늘 위에 살게된다면 어떨까. "저 아름다운 분홍빛 구름을 보세요. 마치 불행으로 만들어진 솜사탕 같지 않나요?"지상 1.5㎞상공. 실제 구름이 떠 있는 높이에 형성된 또 다른 거주지. 오염 물질을 머금은 구름은 분홍빛으로 변했고, 그 위에 세워진 삶은 판자촌보다 더 열악하다. 구름 위에 사는 이들은 빈곤층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다. 최근 출간된 '구름 사람들'(문학동네)은 이 기묘한 설정을 통해 한국 사회의 '가난'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

2026.02.28 11:00:00

티노 세갈 “내 전시는 함께하는 게임”…리움미술관서 ‘기록 없는 전시’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갑작스러운 외침이 공간을 가른다. 관객은 깜짝 놀라 멈춰 선다.정장 차림의 여성 두 명이 갑자기 “디스 이즈 컨템포러리(This is contemporary)”를 외치며 춤추듯 움직인다. 동작을 멈추고 웃는 얼굴로 빤히 바라보는 퍼포머들을, 당황하며 마주 바라볼 수밖에 없다.전시장 안은 더 낯설다. 오귀스트 로댕의 ‘키스’가 놓인 공간, 그 사이에서 실제 남녀가 몸을 맞댄 채 입을 맞춘다. 10대 1의 경쟁률을 거쳐 선발된 퍼포머들이다. 청동의 고정성과 인간의 유동성이 충돌하는 순..

2026.02.25 13:49:33

"나를 숨겨야 공연이 산다"…'라이프 오브 파이' 퍼펫티어 [문화人터뷰]

망망대해 위 구명보트, 한 소년과 벵골 호랑이가 생존을 건 사투를 펼친다.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는 소설 속 장면을 관객의 눈앞에서 실감나게 펼쳐낸다. 무대화가 불가능해 보였던 이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완성한 일등공신은 단연 '퍼펫(인형) 벵골 호랑이'를 온몸으로 연기하는 퍼펫티어들이다. 정교하게 디자인된 퍼펫에 숨을 불어넣는 이들은 소년 파이 역의 배우 박정민, 박강현과 더불어 공연을 이끄는 또 하나의 핵심축이다. 비록 몸은 드러내고 있지만, 섬세한 호흡과..

2026.02.17 09:00:00

"대규모 비극은 가장 순수한 혼돈"…"재난이 한국에 덮친다면 우리는?” [문화人터뷰]

'폴란드 아포칼립스 SF소설가' 로베르트 J. 슈미트와 '폴란드 문학 전공자' 정보라 작가가 함께 기획한 '브로츠와프의 쥐들'(다산책방) 한국판 시리즈 3부작이 완간됐다. 시리즈는 1963년 폴란드 서부 대도시 브로츠와프에서 실제 발생한 출혈성 천연두 감염 사태를 모티프로 삼았다. '카오스', '철창', '병원'으로 이어지는 3부작은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좀비 아포칼림스 소설이다. 그러나 단순한 장르 소설을 넘어 권위주의 체제 아래 놓인 인간의 본성과 국가 권력의 민낯을 파헤친다.최근 슈미트와 정보라 작가를 서..

2026.02.16 17:00:00

친구 따라 오디션 보듯 문단 입성…주이현 "결말보다 관계가 중요" [문화人터뷰]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은 종종 케이팝 아이돌의 서사로 회자된다. 친구를 따라 오디션을 봤다가 뜻밖에 합격을 하고, 아이돌로 데뷔하는 경우다. 이 우연의 공식은 문단에서도 통했다. 제22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주이현(25) 작가의 시작 역시 그랬다. 뉴시스는 첫 소설집 '녹지 않는 슈가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문학과지성사)를 출간한 주이현을 서울 마포구 문학과지성사 사옥에서 만나 작가로 거듭나게 된 과정을 들었다.고등학교 2학년까지 학업에 충실했던 그는 3학년이 되자 돌연 자퇴했다. 공부..

2026.02.15 11:00:00

오석준 신부 "AI는 두려워하면서, 가정 붕괴는 왜 두렵지 않나"[함께家]

"AI 시대는 두려워하면서, 붕괴되는 가정과 관계의 단절에 대해선 왜 무서워하지 않는지 돌아봐야 합니다."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저출산과 자살, 조력자살 등 삶과 죽음을 둘러싼 논의들이 정작 '생명의 본질'이라는 핵심을 놓친 채 겉도는 한국 사회를 이렇게 진단했다. 기술적 변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삶의 토대인 공동체의 균열이 초래하는 근원적 위기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오 신부는 뉴시스와 만나 "지금 당장 모든 것을 해결할 방책은 없다"면서 "이미 생명 경시를 당연하게 여기게 된 사회..

2026.02.14 11:00:00

"사랑은 엉망진창이기에 더 진짜"…에스더 유의 '러브 심포지엄'

"앨범에 담긴 곡들은 저마다 다른 형태의 사랑을 상징해요. 사랑을 주제로 한 엄청난 수의 작품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입니다. 음악가로서의 여정과 한 사람으로서의 삶에서 이정표가 됐던 곡들을 골랐습니다."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32)가 12일 음반 '러브 심포지엄(Love Symposium)'을 발매한다.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을 통한 네 번째 음반이다. 협주곡 중심의 학구적 레퍼토리를 선보였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스펙트럼을 가로지르는 작품들을 담았다. 에스더..

2026.02.12 14:00:00

덕운스님 "펫로스는 극복이 아니라, 아픔에 익숙해지는 과정"[문화人터뷰]

대한불교조계종 남산 충정사 주지 덕운 스님은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이렇게 정의했다. 상실을 이겨내야 할 대상이나 서둘러 벗어나야 할 상태로 보지 않는다. 대신 그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시간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과정'으로 바라본다.덕운 스님은 펫로스 증후군을 단순한 슬픔이 아닌, 가족을 잃었을 때 찾아오는 깊은 상실감에 비유한다. 오늘날 반려동물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이기에, 그 이별의 무게 또한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증후군'이 아니라 인연의 슬픔불교에서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

2026.02.08 10:00:00

임윤찬 "꿈에서도 바흐를 연주했다…골드베르크는 인간 삶의 여정" [문화人터뷰]

"그저 매일매일 음악을 찾아나가는 것이 가장 진리이고, 제 마음에 있는 것을 믿고 따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임윤찬(21)이 바흐의 걸작과 함께 돌아왔다. 성취보다는 태도를, 기교보다는 내면의 울림을 강조하는 그에게 이번 바흐 앨범은 단순한 신보를 넘어 오랜 꿈의 결실이다.임윤찬은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깨어 있는 시간을 넘어 무의식의 영역에서도 음악과 함께하고 있음을 고백했다."며칠 전 꿈에서 리사이틀을 했는데, 1부에 쇤베르크의 '3개의 피아노 소품집', 바흐의 '파..

2026.02.06 08:00:00

“버텨야 합니다”…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의 30년 사명감[문화人터뷰]

“버텨야 합니다.”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은 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은 젊은 기획자와 전시장 운영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지속성’을 꼽았다.5일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만난 이 관장은 “아이디어나 의지는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을 일관되게 계속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며 “결국 버티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1996년 ‘사비나 갤러리’로 문을 연 이후, 미술관으로 성장하며 지금까지 공간을 유지해온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제가 미술관을 닫아버리면, 그동안 여기서 전시한 작가들의 경..

2026.02.05 13:53:26

[단독] "서로 너무 달라, 오히려 완벽"…베시 어워드 수상 주역 '일무' 창작진

"정혜진 예술감독은 전통에 대해 전문가이시고, 또 컨템퍼러리 무용(현대 무용)에선 김성훈·김재덕 안무가가 계셨고, 또 일무 제작 때는 (김재덕 안무가가) 음악도 맡다 보니 다른 장르가 같이 충돌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냅니다." (정구호 연출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무용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베시 어워드(Bessie Awards)' 수상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26일 오후, 뉴시스가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일무'의 주역 4인방을 만났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서울시무용단의 일무(佾舞, One Dance) 안..

2026.01.26 20:45:27

정혜진, 베시 어워드 안무가 후보…"일무는 비움과 조율로 빚은 성과물"[문화人터뷰]

"한국 춤의 호흡은 릴리즈(이완)의 미학이지만, '일무'는 달랐습니다. 40명의 무용수가 한 사람처럼 움직여야했죠. 개성을 지우고 전체의 질서에 녹아드는 과정, 그것은 무용수들에게 뼈를 깎는 고통이었습니다."'일무(佾舞, One Dance)'의 안무를 맡은 정혜진 안무가는 작품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통 춤의 호흡을 과감히 비워내고, 집단의 질서와 규율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실험'이었다. 그 실험은 세계 무대의 주목으로 이어졌다. 서울시무용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지낸 정혜진 안무가는 김성훈·김재덕과 함께 '일무'로 무용..

2026.01.19 17: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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