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렛 잇 고'와 함께 펼쳐진 얼음 마법…뮤지컬 '겨울왕국' [객석에서]

엘사의 손이 향하는 곳마다 얼음이 번지고, 순식간에 드레스가 바뀌자 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온다. 스크린을 가득 채웠던 얼음 마법이 무대 위에서 되살아난다. 13년 전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겨울왕국'이 13일 개막했다. 2013년 개봉한 원작은 얼음 마법을 지닌 엘사와 동생 안나가 진정한 자신과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엘사가 부르는 '렛 잇 고(Let It Go)'는 작품을 대표하는 곡으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2018..

2026.08.15 15:00:00

전쟁의 상처 지나 '화합'으로…서울시향 유럽행 예고편 [객석에서]

4년 만에 클래식의 본거지 유럽 무대로 향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출국에 앞서 국내 관객에게 유럽 투어의 레퍼토리를 먼저 들려줬다.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에서 서울시향은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지휘로 존 애덤스의 '부상 처치사'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했다. 유럽 투어에 동행하는 세계적인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도 무대에 올라 서울시향과 9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서울시향은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스페인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3개국을 찾는다. 2..

2026.08.13 15:28:42

전미도가 다시 펼쳐낸 니나의 날갯짓…연극 '갈매기'[객석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온 니나는 이전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세상을 향한 설렘으로 가득했던 모습 대신 삶에 지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꿈을 향한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나는 갈매기에요." 자신을 상처 입은 '갈매기'에 빗대던 니나는 이내 말을 고친다. "아니, 나는 배우예요." 지난 9일 극단 맨씨어터의 '갈매기'가 개막했다.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인 '갈매기'는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는 뜨레쁠레프와 무대를 동경하는 니나 등을 통해 사랑과 예술, 성공을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과 좌절을 다룬 ..

2026.08.11 15:31:20

덜어내도 서사는 꽉 찼다…4시간에 펼친 '니벨룽의 반지'[객석에서]

15시간이 넘는 대작을 4시간으로 덜어냈지만, 이야기는 비어 있지 않았다.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은 4부작의 방대한 서사를 약 4시간(인터미션 30분 포함)으로 압축했다. 작품의 상당 부분을 덜어내면서도 인물과 사건의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아 '반지'의 거대한 이야기를 한 호흡으로 따라갈 수 있게 했다.'니벨룽의 반지'는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으로 이어지는 4부작으로, 전막을 공연하면 15시간 이상이..

2026.08.10 10:21:30

박세은이 초대한 세계의 별들…서울 물들인 3국 3색 발레 [객석에서]

탬버린을 든 무용수가 팽이처럼 회전한다. 쉼 없이 이어지는 파세와 푸에테에 객석에서는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온다. 무대를 압도하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스피드. 미국 뉴욕시티발레단(NYCB)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이 서울을 단숨에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지난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우리 시대 에투알'은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발레 스타들이 한 무대에서 서로 다른 발레의 미학을 펼쳐 보인 자리였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박세은, 뉴욕시티발레단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 라 스칼라 발레단 에투알 니콜레타 마..

2026.08.01 09:00:00

뉴욕의 에너지 품은 '헬스키친', 서울을 들썩이게 하다 [객석에서]

"우리 둘만 둘만 함께 있다면 두렵지 않아 우리 둘만 둘만 함께 있다면 그 무엇도 나는 함께 있다면 다 괜찮아 나는"(넘버 '노 원(No One)' 중) 미국 싱어송라이터 얼리샤 키스의 익숙한 노래가 갈등을 빚던 모녀가 마침내 화해하는 순간의 노래로 다시 태어난다. 연인을 향한 사랑을 노래했던 원곡은 가족을 향한 사랑으로 새롭게 불린다. 지난 24일 개막한 뮤지컬 '헬스키친'은 키스가 자전적 성장 이야기에 자신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그가 실제 어린 시절을 보낸 1990년대 뉴욕 맨해튼..

2026.07.28 07:30:00

37년이 지나도 유효한 '카르페 디엠'…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객석에서]

"오 캡틴! 마이 캡틴!" 학생 한 명이 책상 위로 올라서 외친다. 교장은 당장 내려오라고 호통치지만, 이내 또 다른 학생이 책상 위에 오른다. 그렇게 교실 곳곳에서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는 외침이 이어진다. 그 순간 교실은 더 이상 교실이 아니라 존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을 증명하는 공간이 된다.1989년 로빈 윌리엄스 주연으로 개봉해 '카르페 디엠(Carpe Diem·현재를 즐겨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명장면이 무대 위에서 되살아난다. 지난 18일 개막한 연극 '죽은 ..

2026.07.26 09:00:00

현대음악 거장 멜키·에마르가 살려낸 버르토크의 구조미 [객석에서]

핀란드 출신 마에스트라 수산나 멜기가 정통 클래식 문법으로 무대에 섰다. 현대음악의 거장으로 꼽히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버르토크와 슈베르트를 감정의 과잉 없이 악보에 충실한 해석으로 풀어냈다.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가 열렸다. 멜키는 이번 공연으로 17년 만에 서울시향과 다시 만났다. 2009년 현대음악 시리즈 '아르스 노바'를 통해 국내 관객과 만났던 그는 이번에는 버르토크와 슈베르트를 통해 자신의 음악 세계를 펼쳤다.이날 협연자는 프랑스의 ..

2026.07.24 14:08:21

백석종의 묵직한 울림…새로 쓴 '투란도트' [객석에서]

"빈체로(Vincerò·승리하리라)."거대한 무대 위 홀로 선 테너 백석종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흔들림 없는 확신이 담긴 그의 아리아는 무대를 가득 채웠고, 객석은 그가 외치는 승리의 선언에 빠져들었다. 지난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가 개막했다. '투란도트'는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와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는 칼라프의 사랑을 웅장한 합창과 푸치니의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예술의전당은 '투란도트' 초연 100주년을 기념해 풀 프로덕션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

2026.07.24 08:00:00

나란한 두 대의 피아노, 사제는 서로를 완성했다 [객석에서]

손민수와 임윤찬이 두 대의 피아노 앞에 앉았다. 한 사람이 건넨 선율을 다른 한 사람이 이어받고, 오케스트라가 둘의 대화를 감싸며 긴밀한 앙상블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듀오 리사이틀 이후 약 1년 만에 다시 성사된 사제의 무대는 빈틈없는 호흡을 보여줬다.지난 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창단 특별연주회'는 두 연주자의 재회를 기다린 관객들로 가득찼다. 이날 협연곡은 모차르트가 누이 마리아 안나(난네를)와 함께 연주하기 위해 쓴 것으로 알려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제10번'. 두 대의 ..

2026.07.23 15:19:12

'드림팀' 이끈 조성진…실내악의 중심에 서다 [객석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인 다역을 자처했다. 함께 무대에 설 연주자를 직접 고르고 프로그램을 짠 그는 연주에서는 앙상블의 중심축을 맡았다. 강렬한 타건으로 흐름을 이끌다가도 동료 연주자가 돋보여야 할 때는 한발 물러섰다. 독주자가 아닌 실내악의 리더로 나선 조성진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6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I. 피아니스트 조성진 체임버 콘서트'.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롯데콘서트홀의 상주음악가인 조성진은 이날 자신이 직접 꾸린 연주자들과 브람스의..

2026.07.15 11:22:52

왕의 얼굴 벗은 최수종, 운명 앞의 인간을 그리다…연극 '오이디푸스 [객석에서]

운명을 피하려는 인간의 몸부림은 결국 운명 앞에서 멈춰 섰다. 9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최수종은 '오이디푸스'에서 절대 권력을 지닌 군주가 아니라, 운명 앞에서 끝내 무너질 수밖에 없는 한 인간을 묵직하게 그려낸다.지난 4일 개막한 서재형 연출의 연극 '오이디푸스'는 인간의 운명과 진실, 선택의 아이러니를 파고드는 작품이다. 고대 그리스 비극의 정수로 꼽히는 소포클레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혼인해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은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이야기..

2026.07.14 07:00:00

400년 전 고전이 다시 묻는다…정의는 누구의 것인가 [객석에서]

"자비도, 정의도 그대들의 것이고, 신마저 그대들의 것이라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탐욕스러운 악인의 대명사로 기억돼 온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 그의 한탄스런 독백은 법과 정의, 차별과 복수의 문제를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묻는다.지난 8일 막을 올린 '베니스의 상인'은 오경택 연출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원작 속 샤일록을 새롭게 조명한다. 익숙한 희극의 외피를 유지하면서도 그 이면에 숨겨진 비극성을 전면으로 끌어올린다.작품은 16세기 계약과 법이 지배하는 도시 베니스와 사랑과 낭만의 공간 벨몬트를 오가..

2026.07.12 12:00:00

"인생 뭐 있나"…객석도 춤추게 한 립제이의 '몽중유희' [객석에서]

"얼씨구!"장구 장단을 몸짓으로 풀어낸 세계적인 왁킹 댄서 립제이의 춤사위에 객석 곳곳에서 추임새가 터져 나왔다. 20대 청년부터 백발의 노년층까지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리듬을 탔다. 9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여우락 페스티벌 '몽중유희'는 공연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는 '판'을 만들었다.무대는 프롤로그 '몽문(夢門)'으로 현실과 꿈의 경계를 열며 시작됐다. 작곡가 겸 가야금 연주가 박동석은 전통 장단을 전자음악(EDM) 사운드와 결합해 공연의 흐름을 이끌었다.이어 휘몰이 장단을 ..

2026.07.11 12:00:00

내 안의 세포들이 전하는 응원…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객석에서]

사랑 세포와 감성 세포, 이성 세포, 응큼 세포까지. 머릿속 세포들이 힘차게 '맷돌'을 굴린다. 주인공 유미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때로는 용기를 낸다. 판타지적 상상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마침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이동건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웹툰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35억 뷰를 기록한 화제작이다.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제작됐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웅이와 연애 중인 평범한 직장인 유미(티파니 영·김예원 분)의 이야기를 ..

2026.07.07 08:00:00

활 끝에서 피어난 빛…양인모, 소리를 '보게' 만들다 [객석에서]

바이올린의 선율과 빛이 만나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는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이 질문을 하나의 공연으로 구현했다. 빛은 단순한 무대장치를 넘어 음악과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또 하나의 악기가 됐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양인모 X 김치앤칩스' 공연에서 두 아티스트는 클래식 공연의 문법을 뒤집는 무대를 선보였다. 선율과 빛의 조우를 통해 익숙한 공연장을 새로운 감각의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암전된 무대 위에는 단상 하나와 루프 ..

2026.07.02 08:00:00

칼 대신 춤을 택한 세자…예악정치 그린 창극 '효명' [객석에서]

"춤은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담은 나의 기록이다. 내 영혼이 가장 자유로워지는 순간이다. 춤을 추면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떤 꽃이든 피울 수 있다. 나를 비난하는 사람을 품을 수 있고 아부하는 사람도 안을 수 있다." 23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 국립창극단 '효명'에서 이 대사는 단순한 예술가의 독백으로 머물지 않는다. 세도정치로 왕권이 흔들리던 시대, 춤과 예악으로 질서를 바로 세우려 했던 효명세자의 정치적 고민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사도세자의 증손자인 ..

2026.06.27 09:34:43

위대한 작곡가의 초상 뒤에 숨겨진 한 인간…뮤지컬 '베토벤' [객석에서]

"뭔가 잘못됐어 내 숨이 멈춘 것 같아 답답하고 먹먹한 소음뿐…나의 음악을 내 삶의 이유를 빼앗길 수 없어."(넘버 '뭔가 잘못됐어' 중)재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베토벤'은 초연에서 중심축을 이뤘던 사랑 서사를 걷어내고, 청력을 잃어가는 예술가의 고독과 집념에 집중한다.청력을 잃어가는 루드비히 반 베토벤은 "이 지독한 꿈에서 깨어나게 해달라"며 절규한다. 삶의 이유이자 전부인 음악을 빼앗길 수 없다는 외침은 위대한 작곡가가 아닌 두려움과 불안에 흔들리는 한 인간의 모습이다. 지난 9일 개막한 '베토벤'은 청..

2026.06.25 09:00:00

혐오의 합창, 한 인간을 무너뜨리다…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객석에서]

한 인간을 향한 공동체의 의심은 어디까지 정당할 수 있을까. 집단의 시선은 언제부터 개인에게 폭력이 되는가.한 개인을 둘러싼 공동체의 집단 폭력은 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편견과 혐오가 앞서고, 누군가를 향한 멸시와 비하가 일상의 재미처럼 소비된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조작된 여론이 한 사람을 파괴하는 모습은 오늘날에도 낯설지 않다.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1913~1976)의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는 마녀사냥의 타깃이 된 한 인물의 비극적인 서사를 그린다. 작품은 영국 시..

2026.06.20 13:00:00

사직의 질서, 종묘의 생동…예악으로 읽는 조선의 통치 [객석에서]

"드오!"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집사악사의 외침에 이어 축(祝)이 세 차례 울리자 피리와 대금, 거문고와 가야금 등 향악기가 일제히 소리를 냈다. 붉은 관복을 입은 무용수 64명은 가로세로 8명씩 정연하게 늘어서 일무(佾舞)를 선보였다. 앞줄은 목검을, 뒷줄은 목창을 들고 무무(武舞)를 추며 조상들의 공덕을 기렸다. 12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국립국악원 대표공연 '종묘·사직 - 왕의 제단, 백성의 땅'은 조선의 국가 제례 음악인 종묘제례악과 사직제례악을 한 무대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

2026.06.15 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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