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욕도 애교도 섹시도 다 된다… '비틀쥬스' 뒤흔든 김준수 [객석에서]

"잇츠 쇼타임!(It's Showtime)"저승이 이렇게까지 유쾌할 수 있을까. 뮤지컬 '비틀쥬스'는 블랙 코미디 특유의 기괴한 상상력 위에, 김준수의 과감한 변신이 더해져 한층 경쾌한 무대로 돌아왔다. 김준수는 욕설과 애드리브, 능청스러운 애교와 섹시함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품 전체의 에너지를 끌어올린다.지난달 16일 개막한 '비틀쥬스'는 1988년 제작된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100억년 동안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혀있는 유령이자 저승가이드 비틀쥬스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다...

2026.01.03 10:00:00

정명훈·KBS교향악단, '합창'으로 미리 맞춘 새로운 合 [객석에서]

지휘자 정명훈(72)이 앞으로 3년간 이끌 KBS교향악단의 방향은 '단원들이 마음 놓고 연주하는 악단'이라는 그의 목표와 가까워보였다. 그는 단원 각자의 음색을 살리면서도 전체를 한 덩어리의 앙상블로 묶어내는 무대를 이끌었다. 지난 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정명훈 x KBS교향악단 베토벤 9'은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제 10대 음악감독과 악단의 호흡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프로그램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한곡으로만 구성됐다. 정명훈이 이 곡을KBS교향악단과 함께 올린 것은 2021년 ..

2025.12.31 14:30:25

불안의 시대, 파멸로 향한 질주…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객석에서]

대공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1930년대 미국. 가난과 불안이 일상을 잠식하던 시대,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우라는 한쌍의 범죄자가 등장한다. 무모한 선택과 비극적 결말,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대의 불안을 응축한 상징이 됐다.지난 11일 개막한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는 실존 인물의 실화를 토대로, 이들이 왜 범죄자가 됐는지 그 내면을 따라간다.가난을 벗어나 악명 높은 영웅이 되고 싶은 클라이드는 영화 같은 삶을 꿈꾸는 보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함께하기로 한 두 사람 앞에 펼쳐진 건 범죄와 도주다. ..

2025.12.27 11:00:00

게르스타인 손끝에서 하나의 미학이 된 리스트와 브람스 [객석에서]

리스트와 브람스. 낭만주의 안에서도 종종 대비되는 두 작곡가를 키릴 게르스타인(46)은 하나의 미학으로 엮어냈다.지난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게르스타인의 첫 내한 단독 리사이틀은 기교의 과시보다 작품의 성격과 미학을 일관되게 해석하는 태도가 두드러진 무대였다. 그는 올해 서울시향,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와의 협연으로 이미 두차례 내한한 바 있다. 한 달 여 만에 다시 오른 무대에서 그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이유를 연주 자체로 설득했다. 리스트와 브람스..

2025.12.24 16:57:42

어른의 동심 vs 아이의 동화…두 발레단이 그린 '호두까기인형' [객석에서]

해마다 12월이면 국내 양대 발레단,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같은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고전 발레의 정수로 꼽히는 '호두까기인형'이다. 독일 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 왕'을 바탕으로 하지만 두 발레단의 해석은 극명하게 갈린다. 하나는 힘과 구조가 분명한 러시아식 서사에 가깝고, 다른 하나는 동화적 상상력을 극대화한 무대다. 국립발레단의 무대에서 '호두까기인형'은 나무 인형이 아니다. 빨간 옷을 입은 어린 무용수가 기마 자세에 가까운 동작으로 등장한다. 커튼콜에서도 그는 끝까지 부동의 자세를 유지하..

2025.12.23 08:00:00

역사에서 지워진 이름, 무대서 만나다…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객석에서]

"한복 입은 남자 그의 흔적을 쫓아…닿을 수 없는 별을 향해서 끊임없이 손을 뻗어 세상의 끝에 몸을 던져 한복 입은 남자"(넘버 '한복 입은 남자' 中)역사 속에서 지워진 이름이 한국 뮤지컬 무대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창작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상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은 조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이야기를 다룬다. 노비 출신인 장영실은 천문, 과학 기술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종3품 대호군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러나 14..

2025.12.16 18:07:40

역동과 섬세의 완벽 대비…군더더기 없는 타건의 조성진 [객석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라흐마니노프를 통해 역동성과 섬세함을 모두 보여줬다. 지난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경기필하모닉 마스터즈 시리즈 Ⅵ'에서 조성진은 김선욱 예술감독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과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연주했다. 이번 무대는 김선욱 예술감독 체제의 경기필 '마스터즈 시리즈'의 마지막 공연이기도 하다. 조성진과 김선욱, 그리고 경기필의 협연은 지난해 6월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1번'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조성진과 김선욱은 2022년 작고한 루마니아 피아니스트 ..

2025.12.14 12:59:25

무서운 집중력으로 재즈의 결 온전히 살린 임윤찬의 라벨 [객석에서]

임윤찬(21)은 장발을 쓸어 넘기지도 않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무대 중앙을 향해 곧게 걸어 들어왔다. 그대로 피아노 앞에 앉아 첫음을 준비했다. 특별한 제스처보다 연주 자체로 흐름을 열겠다는 듯한 태도였다. 임윤찬은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다니엘 하딩 &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로 협연했다. 그가 이 곡을 국내외무대에서 연주하는건 이번이 처음이자,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내한 무대에서 선택된 단독 협연곡이다. 라벨의 두개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말년의 작품인..

2025.12.05 18:17:17

무대 위에 살아난 파이의 여정…퍼펫이 완성한 '믿음'의 순간들[객석에서]

망망대해에 떠 있는 구명보트 위, 소년 파이와 벵골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서로를 노려본다. 극한의 공포와 생존 본능이 맞부딪히는 긴장감이 무대 위에서 서늘하게 감돈다.지난 2일 국내 초연을 올린 '라이프 오브 파이'는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은 캐나다로 이주하던 중 거센 폭풍을 만나 탑승한 화물선이 침몰한다. 구명 보트에 홀로 살아 남은 파이는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그리고 뱅골호랑이 등 동물들과 227일간 태평양을 표류하며 위태로운 공존을 이어간다. ..

2025.12.04 16:53:41

76세 거장 이매뉴얼 액스가 남긴 관록과 균형의 베토벤 3번 [객석에서]

76세의 피아니스트 이매뉴얼 액스는 세월이 만든 농도와 결을 그대로 무대 위에 펼쳐놓았다.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과시하지 않고, 음 하나 하나를 단정히 놓으며 음악의 본질을 증명하는 방식은 16년 만의 내한을 기다려온 관객에게 '관록'의 의미를 새삼 확인시켰다. 지난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얍 판 츠베덴과 이매뉴얼 액스' 공연에서 액스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베토벤이 남긴 협주곡 가운데 유일한 단조곡으로, 그는 2009년 첫 내한에서도 이 곡을 택한 바 있다...

2025.11.3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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