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조 모란디 원작 80여 점 서울로…우피치 소장 자화상도 온다
등록 2026/11/06 09:28:56
수정 2026/11/06 09:48:24
실제 작업실 화구·오브제도 전시
더현대 서울 6층 ALT.1서 21일 개막

Still Life, 1951, Oil on canvas, 36 x 40 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병과 화병, 상자와 꽃. 이탈리아 화가 조르조 모란디(1890~1964)는 평생 주변의 평범한 사물들을 반복해서 그렸다. 같은 병이라도 놓인 자리와 빛의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됐다.
20세기 이탈리아 정물화의 거장 모란디의 작품 80여 점이 서울에 온다.
모란디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나 생애 대부분을 고향에서 보냈다. 볼로냐 미술 아카데미에서 동판화를 가르치며 회화와 판화 작업을 병행했다. 절제된 색채와 치밀한 구도로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했으며, 후대 미니멀리즘을 비롯한 현대미술에도 영향을 미쳤다.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와 1957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오는 21일부터 더현대 서울 6층 ALT.1에서 '조르조 모란디'가 열린다. 전시를 주관하는 하지에 따르면 국내 역대 최대 규모다. 이탈리아 볼로냐의 모란디 미술관과 공동 기획했다.
전시에는 유화 49점, 에칭 15점, 드로잉 12점, 수채화 6점 등 원작 80여 점이 나온다.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 '자화상'(1924)은 국내 처음 공개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림 속 사물들이 실제로 전시장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모란디가 1933년부터 1964년까지 살며 작업했던 볼로냐 비아 폰다차 36번지의 작업실에서 사용한 화구와 오브제가 서울로 온다.
그림을 그리기 전 병과 상자를 놓을 자리를 연필로 표시한 종이부터 안료 가루가 담긴 병, 유화 물감 상자, 팔레트와 붓까지 선보인다. 모란디가 살았던 집과 작업실, 별장의 사진도 함께 소개한다.
판화 제작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독학으로 에칭 기법을 익힌 모란디는 동판에 새긴 선의 간격과 겹침만으로 빛과 그림자를 표현했다.

Still Life, 1956, Oil on canvas, 30 x 45 c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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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작업실을 다룬 '세상을 품은 방'에서 출발한다. 이어 '사물의 극장'과 '꽃의 언어', 볼로냐 근교 산골 마을 그리차나의 풍경을 담은 '일흔 가지의 초록빛', 같은 구도의 정물을 나란히 배치한 '시간의 변주' 등 총 8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그리차나는 모란디가 1913년부터 말년까지 여름을 보낸 곳이다. 전시에서는 그곳의 나무와 언덕을 담은 풍경화도 만날 수 있다.
전시기획사 하지 관계자는 "수많은 이미지가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시대에 모란디의 그림은 우리에게 오래 바라보는 것의 가치를 알려준다"며 "작품은 물론 실제 작업실 오브제까지 함께 조명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상을 오롯이 관찰하며 자신만의 속도와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는 서울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특별전' 등 국내외 주요 전시와 문화행사를 기획·운영해 온 문화 콘텐츠 기업이다.
전시는 2027년 3월 1일까지. 오는 20일까지 성인 기준 1만9000원에 얼리버드 티켓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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