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논술형 평가 확대한다고 다 해결되나"…국교위 내부서도 우려
등록 2026/09/04 19:17:25
수정 2026/09/04 20:55:55
국교위, 4일 오후 '제9차(임시회) 회의' 개최
"AI시대 평가 변해야"vs"사교육·공정성 우려"
이달 9·17일 워크숍 진행해 '대입 개편' 논의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위원회 2026년 제9차 회의(임시회)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대입제도 공론화 주요발제 내용 및 주요 쟁점에 관한 심의를 위해 열렸다. 2026.09.04.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4/NISI20260904_0021423839_web.jpg?rnd=20260904154919)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위원회 2026년 제9차 회의(임시회)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대입제도 공론화 주요발제 내용 및 주요 쟁점에 관한 심의를 위해 열렸다. 2026.09.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4일 오후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진행한 서·논술형 평가 확대 포함 대학 입시 개편안 주요 쟁점 심의에서는 서·논술형 평가 확대에 따른 사교육 부담 증가, 인공지능(AI) 평가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 교원의 책임 부담 등에 대한 위원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이날 국교위는 '2026년 제9차(임시회) 회의'를 열고 대입 서·논술형 문항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임시회는 김건·김용·박영환·반상진·손덕제·연취현·이보미·이슬기·이현·장신호·전은영 등 11명의 위원이 요청해 소집됐다. 이들은 대입 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제시된 주요 발제 내용과 불거진 쟁점을 본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심의·논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임시회는 지난달 세 차례 열린 '미래 대입 제도 방향에 대한 현장 토론회'의 주요 발제 내용을 검토하고 쟁점을 짚어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미래 사회를 대비한 대입제도 방향'을 주제로 발제한 김동진 국교위 대학입학제도특별위원회 위원(남해해성고 교장)과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를 주제로 발제한 이민석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교육인재분과장(국민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이 자리해 위원들 앞에서 직접 발표를 진행했다.
김동진 대입특위 위원은 AI 대전환과 학령인구 급감에 대응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AI 발전으로 인재의 기준이 '무엇을 아는가'에서 '어떻게 활용하는가'로 옮겨갔다면서 표준화·암기 중심 교육보다는 창의성·비판적 사고·융합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현행 대입 체제는 교육과정과 내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간 정합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과정 중심 제도와 함께 사고력·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석 분과장은 AI가 서·논술형 평가 도입을 어렵게 했던 시간과 비용, 채점자 간 편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채점과 책임 소재에 대한 우려는 '근거 제시-교사 확정-이의제기 재채점'으로 이어지는 3중 안전망으로 해소할 수 있고, AI는 어디까지나 보조도구일 뿐 최종 확정 주체는 교사와 평가 기관인 만큼 책임 소재 역시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발제 내용이 객관식과 암기 중심 교육의 효과를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한국 학생들이 높은 성취를 보이는 만큼, '표준화·암기 중심 교육으로 한국 학생의 문제해결력·창의성이 떨어진다'는 전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연취현 위원(법률사무소 와이 대표 변호사)은 "객관식을 통해서 확인해야 할 지식의 기초가 있다"며 "편향된 자료들이 나와 있는 것이 조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용 위원(한국교원대 교수)은 "2012년 PISA 평가에서 과목을 제외하고 일반 문제 해결력 부문에서 우리가 세계 1위였다. 2015년 평가에서 협력적 문제 해결력 부문은 2~5위였고, 2022년 창의적·사고력 부문에서는 1~3위였다"며 "해당 평가 결과를 보면 우리 아이들의 사고력이나 협력적인 문제 해결 능력 이게 낮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사교육 부담을 둘러싼 우려도 이어졌다. 손덕제 위원(농소중 교감)은 "수능은 답이 정해져 있는 시험이기에 결국 서·논술형도 답을 향해 가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학부모님들은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고 그 답을 찾는 데도 많은 소요 비용이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AI 채점의 부작용과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성숙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반상진 위원(전북대 명예교수)은 "AI가 만능은 아니다"라며 "AI의 순기능뿐 아니라 역기능과 그 역기능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제시해 줘야 정책 설계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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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위원(한국과학기술원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우리나라의 에듀테크가 아주 성숙한 단계도 아니거니와 현재 교육청에서 다 다른 방식으로 채점을 시행하면 이를 합치고 표준화하는 것도 일"이라며 "선제돼야할 인프라와 성숙도가 상당하다"고 했다.
채점 공정성 시비와 민원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현 위원(우리교육연구소 이사장)은 "학부모나 학생들이 채점 과정과 근거 공개를 요구하거나 점수의 수정을 요구하는 민원들이 나올 가능성은 없나"며 "민원들이 소송으로까지 나올 가능성은 없냐"고 물었다.
서·논술형 확대라는 방향을 미리 정해놓고 그 필요성을 뒷받침할 자료만 제시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영환 위원(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평가 제도를 바꾸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처럼 귀결되는 것으로 보이고, 부족한 것은 AI가 채운다는 것으로 정답이 맞춰지는 것 같아 고민"이라며 "서·논술형 평가 도입을 정해놓고 여러 근거가 붙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김동진 대입특위 위원은 "현재의 교육을 현재의 교육이 잘못됐다고 완전히 다 바꿔야 한다라는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다"며 "궁금해 하고 논증하며 해결하는 인간의 고유 역량을 AI에 내주면 안 된다는 취지에서 서·논술형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석 분과장 역시 "기술적 견해로 채점 상황에서 AI가 사람보다 정교한 채점을 못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배우는 것이 서·논술형 평가로 훨씬 더 가치 있게 학습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결정된다면 이는 AI가 도움이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국교위는 이달 9일과 17일 워크숍을 진행해 대입 개편과 관련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위원회 2026년 제9차 회의(임시회)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대입제도 공론화 주요발제 내용 및 주요 쟁점에 관한 심의를 위해 열렸다. 2026.09.04.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4/NISI20260904_0021423846_web.jpg?rnd=20260904154919)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위원회 2026년 제9차 회의(임시회)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대입제도 공론화 주요발제 내용 및 주요 쟁점에 관한 심의를 위해 열렸다. 2026.09.04. [email protected]
한편 이날 회의 초반에는 회의 공개 여부와 초등 저학년 수업 시간 확대 공론화를 둘러싸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차 위원장은 교육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며 비공개 진행을 요청했다. 그는 "위원장으로서 최종적인 심의·의결권을 갖고 있는 주체들의 의견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앞으로의 공론을 제약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며 "대입 제도에 대한 논의는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비공개를 원칙으로 해왔고 지금까지 쭉 지켜왔다"고 말했다.
반면 위원들은 대입 개편이 이미 현장 토론회 등을 통해 외부에서 공론화된 사안인 만큼 비공개로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이보미 위원(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위원들이 드리는 고견이 지금 당장 무엇을 결정하자는 논의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공개되고 합리적인 방향을 찾아나가야 하며 생각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 위원장은 회의를 공개로 진행하되, 민감한 사안이 노출될 우려가 있거나 제약 없는 자유로운 토론이 필요한 시점에는 비공개로 전환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이에 위원들도 동의해 조건부 공개로 회의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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