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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벼락거지?…무주택자 '내 집 마련' 더 어려워졌다

등록 2026/07/03 06:00:00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맷값 13억·평균 매맷값 6억 이하 도봉구 '유일'

5월 준공 물량 전월 대비 절반 줄고, 인허가·참공 감소…공금 가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나란히 상승세를 보인 25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0% 올라 2주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으며, 전셋값은 0.35% 상승해 1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06.2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나란히 상승세를 보인 25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0% 올라 2주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으며, 전셋값은 0.35% 상승해 1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06.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20평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박모(36)씨는 두 달 전 전세보증금을 5% 올린 6억8000만원에 재계약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당장의 부담은 덜었지만, 2년 뒤 계약 만료 시점을 떠올리면 불안감이 크다.

박씨는 "이대로라면 전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월세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며 "집을 가진 사람들은 몇 달 사이 집값이 억 단위로 오르는데, 무주택자는 아무리 돈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금 상승 속도를 따라가기가 벅찬 '벼락거지'가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고 오름폭이 갈수록 커지면서 무주택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의 말을 믿고 내 집 마련을 미뤘다,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무주택자들의 경제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치솟는 집값과 전셋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규제 정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시장은 기대와 달리 반대로 움직이면서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집값 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에 더해 전셋값 폭등과 월세난까지 겹치며 주거 불안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 카페에는 급등한 집값과 전셋값에 대한 불만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했다는 하소연부터 전·월세난을 견디지 못해 '탈(脫)서울'을 고민한다는 글까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0.30%에서 이번 주 0.27%로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지만 7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0.30%에서 이번 주 0.27%로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지만 7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정부는 출범 이후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을 통해 대출 한도 축소, 규제지역 지정,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고강도 규제를 시행했다. 올해는 지난 5월 9일을 기점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도 종료하기도 했다.

잇단 고강도 규제로 시장은 일시적으로 위축됐지만,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상승폭도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 5월 기준 서울에서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6억원 이하인 지역은 도봉구 한 곳만 남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13억2979만원으로, 지난해 12월(12억8942만원) 대비 3.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13억원을 넘어선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25개 자치구 가운데 평균 매맷값이 6억원 이하인 곳은 도봉구가 유일했다. 도봉구는 5월 기준 5억9526만원을 기록하며 ‘6억원 이하’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도봉구와 함께 이른바 ‘6억 이하 클럽’에 속했던 외곽 지역들은 올해 들어 잇따라 6억원 선을 넘어섰다.

전셋값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KB부동산의 6월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한강 이남 11개 구의 중위 전셋값이 7억원으로 올라서며 2022년 2월(7억284만원) 이후 4년 4개월 만에 다시 7억원대를 기록했다.

문제는 각종 지표가 여전히 '집값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 공급의 선행 지표인 인허가·착공·준공 물량이 일제히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의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5월 준공 물량은 1914가구로 전월 대비 49.8% 급감했다. 올해 1~5월 누적 입주 물량도 1만311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1.6% 줄었고, 아파트는 1만690가구로 48.4% 감소했다.

공급 지표인 착공 실적도 부진하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착공은 9630가구로 10.7% 감소했고, 아파트 착공은 6615가구로 25.3% 줄었다. 인허가 물량 역시 1만9052가구로 1.4% 감소해 향후 수년간 서울 도심 내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을 예고하고 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하반기 들어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18일 열린 ‘2026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수도권 주택 매맷값이 하반기에만 2.5% 오르며 연간 상승률이 4.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공급 위축과 수요 압력이 맞물리며 집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주택 공급 지표가 일제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유지되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인허가와 착공 감소는 수년 뒤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다시 끌어올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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