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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하고 시승까지 공짜"…中 청년들 사이 번지는 '제로 코스트' 라이프

등록 2026/11/01 15:11:00

수정 2026/11/01 15:20:24

[서울=뉴시스]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돈을 거의 들이지 않는 이색 여가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돈을 거의 들이지 않는 이색 여가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돈을 거의 쓰지 않고 여가를 즐기는 이른바 '제로 코스트' 생활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쇼핑몰에서 무료 샘플을 받는 방법이나 구매 의사 없이 자동차 시승을 신청하는 요령 등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 게시물에는 수만 건의 반응이 이어지는 등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은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냉방이 잘되는 실내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피할 수 있고, 매장을 둘러보며 제품을 체험할 수도 있다.

친구와 4위안(약 800원)짜리 레모네이드를 마신 뒤 생활용품 매장 미니소(MINISO)에 들러 각종 제품과 전자기기를 살펴본다. 옷 가게에서는 마음에 드는 옷을 입어보고, 지치면 푸드코트에서 쉬기도 한다. 일부 매장에서는 온라인 후기를 작성하면 간식이나 홍보용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하루의 마지막은 저렴한 복권을 사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부동산 매물을 둘러보는 일도 새로운 여가 방식으로 꼽힌다. 집값이 부담스러워 주택 구매를 엄두 내지 못하는 청년들이 주말마다 고급 주거단지를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실제로 집을 살 계획은 없지만 모델하우스와 주변 시설을 구경하며 고급 주거 공간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한 네티즌은 친구와의 약속은 취소될 수 있어도 부동산 중개인은 방문객을 쉽게 외면하지 않는다며, 때로는 전동 스쿠터로 주변을 안내해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일부 고급 분양 사무실은 방문객에게 헬스장이나 미술 전시 공간도 개방한다. 방문객이 많을수록 현장 분위기가 활기를 띠는 만큼 중개인들도 구매 의사가 없는 방문객을 굳이 마다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런 경험은 지친 청년들에게 일종의 심리적 위안이 되기도 한다. 한 네티즌은 "아무리 지치고 앞날이 막막해도 부동산 중개인은 언제나 내 미래를 낙관한다"며 "이 정도면 공짜 상담이나 다름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자동차 전시장도 청년들이 찾는 장소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구매 계획이 없는 방문객에게도 시승 기회를 제공하고 각종 경품을 내걸고 있다. 지커(Zeekr)는 시승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커피잔부터 최신 아이폰까지 경품을 제공한다. 리오토(Li Auto)는 차량용 청소기를, 니오(NIO)는 야외 캠핑용품을 내걸었다.

샤오미 직원 식당에서 무료 식사를 했다는 경험담도 온라인에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시승을 마친 뒤 커피와 페이스트리뿐 아니라 신선한 연어까지 제공받았다고 전했다.

 자동차 영업사원들도 구매 의사가 없는 방문객을 반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간 판매 실적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되는 데다 전시장 방문객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문화 연구자들은 이 같은 생활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응하는 청년들의 심리적 방어 방식이라고 분석한다. 저축이나 계층 상승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소유에 큰돈을 쓰기보다 고급 상업시설과 서비스를 저렴하게 경험하는 데서 만족을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청년들이 처한 경제적 여건도 녹록지 않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 민간기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7만1590위안(약 1437만원)이었다.

치열한 직장 경쟁과 잦은 야근, 불안정한 미래에 지친 청년들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작은 즐거움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네티즌은 "공짜로 행복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현명한 사치일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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