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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아한글' 울타리 벗는다…글로벌 시장서 승부수 띄운 김연수 한컴號

등록 2026/11/01 08:00:00

수정 2026/11/01 08:10:24

토종 문서SW 강자에서 글로벌 AI 기업으로…'한컴 2세대' 시동 건 김연수 대표

해외 매출 비중 0.3% 불과…2030년까지 50%로 확대 목표

AI 직원 12명 앞세운 '노마디안'…미국 먼저 공략해 세계시장 도전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저희는 스스로를 '한컴 세컨드 제너레이션(Second Generation: 2세대)'이라고 부릅니다.

토종 소프트웨어(SW) 업계의 대표주자 한컴이 글로벌 무대에 승부수를 던졌다. '아래아한글'로 국내 문서 SW 시장을 장악한 지 36년. 이제는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다.

지난달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김 대표가 강조한 '2세대'란 표현은 단순히 창업자 일가의 세대교체를 뜻하지 않는다.. 내수 위주의 기존 사업 구조를 벗어나 글로벌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다.

김 대표는 2030년까지 한컴 해외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0.3%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목표다. 국내 시장에서 쌓은 성공 공식을 버리고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미다.

36년 내수기업의 한계…매출 3.7배 늘었지만 해외는 제자리

1990년 설립된 한컴은 토종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을 앞세워 한국을 대표하는 SW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8년 경영난으로 아래아한글 개발 중단 위기에 몰렸지만 '아래아한글 지키기 운동'을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정부의 국산 SW 육성 기조와 공공·교육기관의 수요를 바탕으로 국내 문서 시장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실적도 꾸준히 성장했다. 2010년 개별 기준 매출은 473억원이었지만, 김연수 대표 취임 직전인 2020년에는 별도 매출 1093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 취임 이후에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지난해 한컴의 별도 매출은 175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0년과 비교하면 약 3.7배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해외시장 개척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한컴은 과거에도 해외 기업과의 협력 등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2016년에는 해외 매출 비중 15%, 세계 오피스 시장 점유율 5%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장악한 글로벌 오피스 시장의 벽은 높았다. 국내 시장에서는 덩치를 키웠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성남=뉴시스]오동현 기자 = 김연수 한컴 대표가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한컴타워에서 '노마디안 데이'를 열고 미국 시장 진출과 글로벌 사업화 전략을 발표했다. odong85@newsis.com

[성남=뉴시스]오동현 기자 = 김연수 한컴 대표가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한컴타워에서 '노마디안 데이'를 열고 미국 시장 진출과 글로벌 사업화 전략을 발표했다. [email protected]

"과거와 환경 달라졌다"…AI 앞세워 글로벌 시장 재도전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한컴의 사업 구조를 바꾸는 데 주력했다. 기존 문서 SW에 집중했던 사업을 클라우드와 AI 중심으로 재편했다.

지난 5월에는 '소버린 에이전틱 운영체제(OS)'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소버린은 기업이나 국가가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기술과 데이터를 통제한다는 의미다.

7월에는 창사 36년 만에 사명도 '한글과컴퓨터'에서 '한컴'으로 바꿨다. 문서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AI 중심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실적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별도 매출에서 AI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21%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0.04%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김 대표는 지난 5년간 추진한 기술 전환이 과거와 다른 글로벌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고객 요구에 맞춰 패키지 SW의 기능을 추가하고 2~3년 주기로 새 제품을 내놓는 방식이었다. 패키지 SW는 컴퓨터에 설치해 사용하는 기존 형태의 프로그램을 뜻한다.

반면 지금은 기존 문서 기술을 작은 기능 단위로 나누고, 이를 AI 서비스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개발 체계를 바꿨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과거에 못했던 것을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환경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클라우드와 오픈소스가 대세가 되면서 그 흐름에 얼마나 발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한컴은 AWS와 협력해 AI 업무 플랫폼 노마디안을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사진=한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컴은 AWS와 협력해 AI 업무 플랫폼 노마디안을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사진=한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부터 공략하는 '노마디안'…2030년 해외 매출 50% 도전

한컴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내세운 핵심 무기는 AI 업무 플랫폼 '노마디안'이다.

노마디안은 영업·마케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직무를 맡은 AI 직원 12명이 역할을 나눠 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다.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고 처리하던 업무를 AI 직원들이 나눠 맡는 방식이다.

한컴은 오는 12월 미국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 3월에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한다.

목표도 공격적이다. 2028년까지 노마디안 유료 고객 50만명과 매출 2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 방식도 과거와 다르게 가져간다.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미국 이용자의 업무 환경과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설계한다. 현지 기업과 손잡고 마케팅과 서비스 운영, 고객 지원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을 해외에 그대로 가져가는 과거의 접근법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한국 소상공인들에게 맞추다 보면 한국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들 수밖에 없다"며 "이를 다시 글로벌 시장에 가져가는 똑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고자 미국에서 먼저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메타와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빅테크도 AI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술력뿐 아니라 현지 고객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고 실제 매출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김 대표는 "미국은 출발점일 뿐 무대는 세계 시장"이라며 "2030년까지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창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내 문서 SW 시장에서 성장한 한컴이 2세대 경영진의 지휘 아래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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