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괜찮아·미안해" 쓰는 일본인들…日 Z세대 사로잡은 '한본어' 열풍
등록 2026/11/02 00:01:00
![[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에서 이른바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신오쿠보 지역에 한류 관련 가게 앞을 시민들이 2022년 5월 10일 걸어가고 있다. 2024.01.19.](https://img1.newsis.com/2022/05/10/NISI20220510_0018787613_web.jpg?rnd=20220510171422)
[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에서 이른바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신오쿠보 지역에 한류 관련 가게 앞을 시민들이 2022년 5월 10일 걸어가고 있다. 2024.01.19.
[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일본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국말을 섞어 쓰는 이른바 '한본어'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K-컬처의 열풍이 일본의 언어 문화를 바꾸어 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쿄 신주쿠의 코리아타운 인근 거리에서 만난 대학생 다카마쓰 모에카는 친구들과의 일상 대화 중에 '진짜'나 '미안해' 같은 한국말을 자연스럽게 섞어 쓴다고 전했다.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괜찮아' 같은 표현을 입에 달고 산다는 것이다.
NYT는 이처럼 일본에서 한국어 표현을 일상 대화나 대중문화 전반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현상을 '한본어'라고 소개했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학부의 사사 히로코 교수는 K-pop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앨범 발매와 블랙핑크의 도쿄·오사카 공연이 본격화된 2018년 전후로 이러한 경향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K-pop과 한국 문화를 접하는 일본인이 급증했고, 일본어에는 마땅한 대응어가 없는 호칭인 '형'이나 '언니' 같은 표현까지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간사이대학 한국어학과의 최은경 교수는 이러한 한국어 사용이 꼭 한국계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방식이 되었으며, "자신이 K-pop이나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 같은 '한본어 열풍'을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역사와 대비했다. 당시 일본은 한국어 사용을 억압했지만, 이제는 한국 문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 청년들이 역으로 한국어 표현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재일동포 사회에서는 '담배'나 '박치기' 같은 말이 은어처럼 쓰이기도 했으나, 오늘날의 열풍은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간부인 이상철은 고등학생 시절을 회상하며 "그 시절 우리끼리 쓰던 말이 이제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국적의 선을 긋지 않고 온전히 매력 그 자체로 평가받고 있다"며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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