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치솟던美국채금리, AI주투매에되레하락…월가 '급반전'
등록 2026/10/15 17:24:02
수정 2026/10/15 19:58:24
美10년물금리장중5.329%까지뛰었다5.189%로마감
![[뉴욕=AP/뉴시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 영업장에서 옵션거래자 앤서니 스피나가 업무를 보고 있다. 한편, 최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매수세를 확대하며 반도체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인 '속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2026.08.27.](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1528376_web.jpg?rnd=20260827235641)
[뉴욕=AP/뉴시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 영업장에서 옵션거래자 앤서니 스피나가 업무를 보고 있다. 한편, 최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매수세를 확대하며 반도체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인 '속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2026.08.27.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의 물가 상승 충격에 치솟던 국채금리가 인공지능(AI) 관련주 투매가 거세지자 오히려 하락했다. 추가 금리 인상을 우려해 국채를 팔던 투자자들이 기술주 급락을 피해 다시 국채를 사들이면서 시장의 흐름이 하루 만에 뒤집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5.329%까지 상승했다가 5.189%로 거래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전날 종가인 5.216%보다도 낮아졌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익률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뜻한다.
주식시장은 반대로 낙폭을 키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 하락해 각각 지난 7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49포인트) 내렸다.
시장을 처음 흔든 것은 이날 오전 8시30분 발표된 미국 노동부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였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3% 올라 WSJ이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 0.2%를 웃돌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신호였다.
물가 발표 직후 미국 국채시장에서 매도세가 거세졌다. 투자자들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져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률은 높아진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올린 뒤 10월에는 추가 인상을 쉬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9월 인상은 약 3년 만에 이뤄진 첫 금리 인상이었다. 최근 연준 인사들도 물가 압력이 빠른 연속 인상을 정당화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며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CME그룹 자료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가격에 반영된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발표 전 약 20%에서 한때 50%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후 오후 기술주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이 수치는 다시 35% 수준으로 내려왔다.
물가 상승의 원인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란 전쟁이 이어지면서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예상됐던 부분이다. 그러나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은 데다 의류 등 일부 상품 가격까지 예상 밖으로 올랐다. 투자자들은 높은 에너지 가격이 운송비 부담을 키워 다른 상품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오후 들어 시장을 움직이는 주된 요인은 물가에서 AI 관련주 매도세로 바뀌었다.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 높아진 차입 비용,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 등을 이유로 AI 관련 기업들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매도세는 특히 빚을 늘려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앞으로도 대규모 차입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기업들에 집중됐다. AI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코어위브의 주가는 15% 넘게 폭락했다. 코어위브가 올해 발행한 일부 회사채도 유통시장에서 새로운 저점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신용 위험 우려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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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하는 오라클도 매도 압력을 받았다. 아트 호건 B.라일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시장전략가는 AI 관련주 가운데 다른 기업들보다 부채가 많아 투자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기업들이 계속 존재해 왔다며 코어위브와 오라클을 대표 사례로 지목했다.
AI 기업들의 투자와 재무 상태를 둘러싼 불안은 반도체주로도 번졌다. 코어위브와 오라클을 주요 고객으로 둔 반도체 기업들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이 기간 약 10% 떨어졌다. 올해 들어 가장 긴 연속 하락 기록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추격도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한 대형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이번 주 초 새로운 형태의 D램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올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던 대규모 이익 증가 전망에도 투자자들이 이전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기술주 투매가 확대되자 국채시장의 흐름도 뒤집혔다. 주식시장의 급격한 하락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 국채를 매수하면서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수익률은 떨어졌다. 기준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소폭 높은 4.8%로 마감했지만 장중 고점에서는 크게 내려왔다.
미 국채는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우려와 견조한 경제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상당한 매도 압력을 받았다. 장기 국채금리는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다만 최근에는 금리가 높아진 만큼 국채를 사들여 이자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도 나타나면서 채권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날 급락에도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여전히 사상 최고치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WSJ은 이번 시장 움직임이 기술 업종에 대한 미국 경제와 증시의 높은 의존도라는 불안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게나디 골드버그 TD증권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최근 주가 상승을 기술주가 상당 부분 이끌었다며, 기술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날에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 국채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워싱턴=AP/뉴시스] 2018년 2월5일 미국 워싱턴의 매리너 S. 에클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건물 바닥에 연준 문장이 새겨져 있다. 2018.02.05.](https://img1.newsis.com/2026/10/13/NISI20261013_0002261403_web.jpg?rnd=20261013062952)
[워싱턴=AP/뉴시스] 2018년 2월5일 미국 워싱턴의 매리너 S. 에클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건물 바닥에 연준 문장이 새겨져 있다.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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