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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만원 올려줄 테니 살게 해달라"…매물 고갈된 전세 시장

등록 2026/10/06 07:00:00

수정 2026/10/06 07:01:49

아파트 입주 물량 급감에 규제 여파 겹치며 서울·지방 전세 매물 말라붙어

집주인 실거주 선택으로 임대 시장 붕괴…"내년 만기 세입자 대책 마련 시급"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8일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한 신축아파트 분양사무소 앞에서 시민들이 선착순 전세 계약 접수를 기다리며 텐트를 치고 대기하고 있다. 2026.09.08.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8일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한 신축아파트 분양사무소 앞에서 시민들이 선착순 전세 계약 접수를 기다리며 텐트를 치고 대기하고 있다. 2026.09.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드보라 인턴 기자 =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부동산 관련 규제 여파가 겹치면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지역의 전세 매물이 사실상 자취를 감추고 최악의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현장에서는 전세 매물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서울 강북구 길음동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전세는 11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성동구와 마포구 등 이른바 '마용성' 지역의 신축 아파트 전셋값도 10억~11억원 선을 기록하며 강남권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전세금 안전성이 높은 아파트 중심으로 수요가 쏠린 결과다.

전세 가뭄 현상은 수도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4일 유튜브 채널 '중변TV 김민중 변호사'에 출연, "부산도 매물이 없고 대구에서는 전셋집을 구하려고 텐트까지 쳤다"며 "지방은 준공 후 미분양 등 빈집이 많지만 오르지도 않을 집을 살 주인이 없어 임대 물량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전세난은 공급 부족과 규제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서울의 연간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5년 4만3000호에서 2026년부터 연평균 1만호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여기에 서울 전역에 적용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실거주 의무 등 강화된 세제 정책이 임대물량 잠금을 부추겼다.

집주인들이 갭투자를 피하고 실거주를 택하면서 전세 공급 생태계는 무너졌다. 김 소장은 "과거에는 집주인 입장에서 세입자가 고마운 존재였지만 지금은 전세를 살고 있으면 집이 안 팔리니까 반기지 않는다"며 "전셋값이 치솟는 것은 둘째 문제고 그냥 매물 자체가 사라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적용을 2027년 말까지 계약 건에 한해 2029년까지 유예하는 완화책을 내놓았으나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2029년 입주 시점에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려면 수억원의 현금이 필요한데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주택자만 이용할 수 있어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를 흡수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이 유튜브 채널 '중변TV 김민중변호사'에서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부동산 규제 여파로 전세 매물이 줄고 있다며 내년 계약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이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중변TV 김민중변호사'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이 유튜브 채널 '중변TV 김민중변호사'에서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부동산 규제 여파로 전세 매물이 줄고 있다며 내년 계약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이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중변TV 김민중변호사'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때문에 임대차 시장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집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4년 동안 물가가 상승하며 전셋값이 오른 데다 이사할 전셋집조차 없어서다. 김 소장은 "세입자들이 집주인에게 '죄송하다, 8000만원 올려줄 테니 그냥 눌러앉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기존 재고 매물의 회전이 전혀 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매물 부족은 월세 가격 상승과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 보증금은 평균 1억9000만원에 월세 165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김 소장은 "전세 만기가 내년인 분들은 집주인 연락이 안 오면 비상사태다"라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내년이 되면 전월세 가격이 다 올라가므로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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