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뉴스에서도 뉴시스 언론사 픽

대법, 靑 재제청 요구에 '원점 재추천' 응수?…조희대 선택 주목

등록 2026/08/28 17:32:34

靑 "추천위 추천 존중해 신속히 재제청" 요구

靑, 김민기·박순영 등 女 선호…대법원과 이견

현행법상 추천위는 '추천 끝나면 해산' 규정돼

과거 대법관 후보 사퇴 때 원점에서 다시 절차

與에서 법원조직법 개정 추진하면 갈등 가능성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08.28.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08.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합의가 없었던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는 방법으로 임명을 거부하면서 공은 다시 대법원으로 돌아왔다.

대법원은 천거부터 원점에서 절차를 다시 밟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회 과반수를 차지한 여권의 움직임이 변수다. 김민기 고법판사 등 3명을 바로 재제청하라고 요구하면서 법원조직법 개정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이날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이날 조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서면 임명 제청했던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서면 제청이 이뤄진 지 열흘 만이다.

행정청의 처분으로 해석돼 다툼의 여지가 될 수 있는 '반려' 통보를 택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국회 동의를 구하지 않고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물리친 모습이 되면서 위헌 소지 지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를 의식한 듯 '재체청' 요구가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법원조직법이 정한 대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의 추천 결과를 존중해 제청권이 공정하게 행사될 때 제청에서 임명에 이르는 전 과정이 헌법상 국민 주권 원리와 적법 절차 원칙에 부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관의 장기 공석으로 인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는 노 전 대법관 추천위가 선정한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3명 중에서 다시 신임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청와대는 그간 여성인 김민기·박순영 고법판사를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구한 이유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거론한 점도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남성인 손 부장판사를 택하면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편중이 심해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대법원이 이에 따를지는 미지수다.

헌법이나 현행 법원조직법상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제청을 거부할 경우 후속 조치에 대한 규정은 없다.

다만 같은 법 41조의2 8항이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하면 해당 추천위는 해산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 다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 추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해석이 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28.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28. [email protected]

대법관 인선 절차를 다시 밟았던 전례를 봐도 그렇다.

대통령이 인사청문을 요청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법관 제청을 공식 거부한 사례는 현행 헌법에서 이번이 처음이지만, 대법관 후보자가 사퇴한 사례는 있었다.

2012년 7월 26일 저축은행 수사무마 및 위장전입 의혹으로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사퇴하자, 당시 대법원은 즉시 검토에 착수한 뒤 원점에서 절차를 다시 시작했다.

사퇴 2주 만에 추천위를 새롭게 구성하고 직후 천거 공고를 진행했다. 이후 재추천과 재제청, 국회 인사청문 절차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대법원이 천거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진행할 경우 여권이 법원조직법 개정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미 다수의 '대법원장 힘 빼기'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최근 대표 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전임 대법관 퇴임 1개월 전'까지 후임 제청 절차를 마치도록 강제하는 조항이 담겼다. 같은 당 전종덕 의원안은 추천위 회의록 공개를 의무화하고, 법원행정처장과 선임대법관을 추천위원에서 제외하는 안을 담았다.

천거부터 재제청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그 전에 법을 고치고 소급 적용시킬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어떤 방식이 되든 노태악 전 대법관의 빈자리는 한동안 채워지지 못하게 됐다. 노 전 대법관은 3월 3일 임기 만료로 퇴임해 6개월 가까이 공석이 채워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국회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청문회를 열어 자격을 심사한 후,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 과반수로 의결하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자크기 설정

상단으로 이동
로딩중로딩아이콘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