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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적했던 '선봉장' 유럽도…기후 대응 속도 조절

등록 2026/08/24 17:30:12

수정 2026/08/24 18:10:23

EU, 탄소 가격제 완화 검토…英, 북해 석유 개발 논의

"유럽 관심사, 그린 딜에서 안보·경제적 경쟁력 확보로"

친환경 정책 비용 때문…다만 극단적 기상 현상 우려도

[스트라스부르(프랑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기후 정책을 '후퇴'라고 비판해 온 유럽도 환경 규제 목표를 잇달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23년 4월1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건물 앞에 유럽연합(EU) 깃발 등 유럽 국가 국기들이 펄럭이는 모습. 2026.08.24.

[스트라스부르(프랑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기후 정책을 '후퇴'라고 비판해 온 유럽도 환경 규제 목표를 잇달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23년 4월1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건물 앞에 유럽연합(EU) 깃발 등 유럽 국가 국기들이 펄럭이는 모습. 2026.08.24.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기후 정책을 '후퇴'라고 비판해 온 유럽도 환경 규제 목표를 잇달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유럽연합(EU)은 핵심 기후 정책인 '탄소 가격제'를 완화하고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휘발유 차량을 더 오랫동안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은 북해 석유·가스 신규 개발을 논의 중이며 전기차 판매 목표도 재검토하고 있다. 유럽뿐 아니라 캐나다도 탄소세를 폐지하고 새로운 석유·가스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WSJ은 "유럽이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더딘' 행보를 보이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며 "유럽은 오랫동안 기후변화 대응의 선두에 서 왔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이번 움직임은 친환경 정책이 유럽의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려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나왔다고 덧붙였다.

유럽 산업계는 지난 몇 년간 전력, 천연가스 가격 등이 급격하게 오르며 큰 피해를 입었다.

대표적으로 EU가 2021년 시장에 유통되는 탄소배출권 거래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며 배출권 가격이 급등했고, 전력 비용도 함께 올랐다. 내연차 업계 등을 중심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는 중국 경쟁사에 대응하려면 규제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S&P글로벌 부회장 다니엘 예르긴은 "그린딜(Green Deal)은 (한때) 유럽의 핵심 관심사였다"며 "하지만 이제 유럽의 관심사는 안보와 경제적 경쟁력 확보로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 정책 예산 삭감과 비교하면 유럽의 변화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간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해 온 유럽마저 정책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친환경 정책이 정치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은 높은 전기요금에 대한 비판 속 경제 성장까지 둔화하자 기후 정책의 강도를 낮추고 있다. 당국은 재생에너지 보조금으로 쓰이던 세금과 수수료를 낮췄고, 가정에 값비싼 친환경 난방 시스템 설치를 의무화하려던 법안도 철회했다.

기업들도 화석연료 사업에 다시 무게를 싣고 있다.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목표를 제시했던 쉘(Shell), BP, 에퀴노르 등은 이제 수익성이 높은 석유·가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쉘은 네덜란드에 건설할 예정이던 바이오연료 공장 계획을 취소했고, BP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에 대한 연간 지출을 70% 이상 줄이기로 했다. 에퀴노르도 최근 2030년까지 10~12기가와트(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폐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캐나다 등이 당초 설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비현실적이었다면서도,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화석 연료로 산불, 가뭄, 폭염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도 악화하고 있다.

2007년 BP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존 브라운은 "현재 대기 중 탄소를 실질적으로 없애기 위한 '에너지 믹스'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현재 의제에도 올라 있지 않다"며 대응 강화를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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