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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서리꽃' 마지막 장편 시사…"이젠 소홀했던 단편 쓰고 싶다"

등록 2026/08/24 14:40:27

수정 2026/08/24 14:46:23

3년만의 장편…민족사·분단 써온 작가의 사랑 이야기

"세상 변해도 인간은 어떤 방법으로든 사랑 창조"

67권 펴낸 60년 인생…"마라톤을 100m 뛰듯 달려와"

[서울=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서리꽃'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2026.08.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서리꽃'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2026.08.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조정래 작가(84)가 3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서리꽃'(해남출판사)으로 돌아왔다.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굴곡진 민족사와 분단을 천착해온 그는 이번 작품을 마지막 장편소설로 삼을 뜻을 내비쳤다. 앞으로는 긴 호흡의 장편 대신 단편소설을 쓰며 한결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리꽃'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조정래는 67권의 책을 펴내는 동안 "마라톤을 100m 뛰듯 달려왔다"며 이제는 작가로서도 쉼을 갖고 싶다고 밝혔다.

"제 인생도 쉬엄쉬엄 가게 하고 싶습니다. 취재 여행이 아닌 아내와 함께 여행을 가고 싶어요. 오로지 긴장과 초조밖에 없었던 삶에서 편히 살고 싶습니다. 장편소설을 길게 써오며 소홀했던 단편소설을 쓰고 싶고요."

[서울=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서리꽃'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참석했다.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2026.08.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서리꽃'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참석했다.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2026.08.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마지막 장편이 될 수 있는 '서리꽃'에서 조정래가 택한 주제는 '사랑'이다.

그는 사랑에 대해 "인간의 삶이 존속하기 위해 있는 희망과 같다. 인간에게 희망이 없다면 고단한 인생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변해도 인간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사랑을 창조한다"며 "이번 소설처럼 사랑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소설은 주인공 '이재이'와 '윤소인'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 동아리가 개최한 시화전에서 이재이가 출품한 시에 감동한 윤소인은 시화를 그린다.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변용해 그림을 그리고, 이재이는 윤소인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유학길에 오르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는다. 5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다시 만나고 감정도 다시 싹튼다.

사랑 이야기를 쓰게 된 출발점은 한 독자의 질문이었다. 조정래는 한 강연에서 만난 독자로부터 역사와 사회 문제 이외의 이야기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이후 '정글만리', '황금종이' 등의 집필에 힘을 쏟으면서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은 멀어지는 듯했지만, 문득 다시 천착하게 됐다.

조정래는 사랑 이야기의 출발은 한 독자의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한 강연에서 마주친 독자가 역사와 사회문제 외에 대한 집필을 요청했단다. 그러나 이후 '정글만리', '황금종이' 등 집필에 힘을 쏟아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 집필은 멀어지나 했으나 문득 다시 돌아오게됐다.

조정래는 "나이는 자꾸 들어가고, 소설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기 때문에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독자들이 원했던 사랑 이야기가 의미 있겠다는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서리꽃' 출간 기념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2026.08.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서리꽃' 출간 기념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2026.08.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간담회 내내 소설의 형식과 내용의 균형을 강조한 그는 이번 작품도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튼튼한 주제가 확실하고, 분명한 걸개를 만든 후 그 위에 사랑 이야기를 덮어 썼다"며 "현실과 밀착된 사회적 문제가 깊이 연루됐다"고 전했다.

작품은 '영원한 사랑'을 다룬다. 소설 후반에는 두 인물이 생을 마친 뒤 학으로 환생하는 대목도 등장한다.

그는 "사랑은 현실적으로 두 상대가 살아 있을 때까지다. 형이상학적으로 인간의 영혼 유무를 떠나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작가 권한으로 상상력을 최대한 확대해 학으로 환생하도록 했다. 제 소설에서 이런 방법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공처가로 유명한 조정래는 이번 소설에 아내 김초혜 시인의 작품도 인용했다. 두 편의 시가 작품에 실렸는데, 아내가 절대 안 된다고 만류했던 일화를 들려주며 웃었다.

그는 "아내가 부부일 뿐이지 문학으로 가면 전혀 별개 인물이라고 해 소설에 이름이 없다"고 말했다.

내년 등단 61주년을 맞는 조정래는 작가로서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노력"이라고 답했다.

조정래는 "작가로서 제가 갖고 있는 재능을 단 한 번도 믿은 적이 없다"며 "주색잡기를 하지 않았고, 문학에 몰두하고 전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론이 '노력 없는 재능은 열매 맺지 못한 꽃과 같다'는 것"이라고 했다.이번 소설 역시 진정성을 위해 육필(肉筆)로 썼다.

그는 "컴퓨터로 쓰면 문장이 건조해지고 밀도감이 떨어진다"며 "손으로 한 자 한 자 눌러 쓰면 문장 하나하나가 제 영혼을 거쳐 나와 훨씬 더 문장이 서로를 끄는 탄력과 긴장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서리꽃'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2026.08.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서리꽃'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2026.08.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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