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암살자들' 청소년에 왜곡된 역사인식…심각한 우려"
등록 2026/10/06 13:44:54
수정 2026/10/06 15:56:25
"학생 관람 영화, 허구 안내해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영화관에 걸려있는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2026.10.05.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5/NISI20261005_0021476472_web.jpg?rnd=20261005131852)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영화관에 걸려있는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2026.10.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6일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실제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다루면서 확인된 사실과 검증되지 않은 의혹,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를 흐려 청소년에게 왜곡된 역사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학생들에게 미칠 교육적 영향까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말로 넘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사건의 배후와 진상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일부 내용을 각색한 작품으로, 사건의 배후 등을 둘러싼 의혹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
교총은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영화 속 가설이나 극적 설정을 실제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우려했다.
교총은 "역사적 배경지식과 비판적 판단력을 형성해 가는 학생들이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실제 역사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며 "실제 사건과 관련 기록을 토대로 했다는 점을 강조할수록 무엇이 확인된 사실이고 무엇이 창작인지 관객이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이러한 혼동을 줄이기 위한 설명과 안내 등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총은 학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높이는 교육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1년 발표한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는 디지털 환경에서 정보를 읽고 평가할 때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고 편향된 정보 등을 식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만 15세 학생의 관련 문항정답률은 25.6%로 OECD 평균 47.4%보다 낮았다.
교총은 "이처럼 미디어가 주는 내용을 그대로 사실로 수용하는 경향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다루며 학생이 관람 가능한 영화에 대해서는 제작진 측에서도 논란이 일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영화라며 발뺌할 것이 아니라 영화 도입부 등에 허구임을 충분히 안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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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학생들에게도 정보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지난 6월 배재고 야구부의 부적절한 발언 사안에서도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생들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에 대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교총은 "학생에게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요구하면서 어른들이 만든 문화콘텐츠의 교육적 영향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창작의 자유가 곧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다"고 밝혔다.
학교가 주관하는 단체 영화 관람에 대해서는 교육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교총은 "학교(교원)가 주관하는 단체 영화 관람은 교육활동인 만큼 학생 선호도나 관람등급만으로 적절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사전 검토,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안내, 관람 후 토론 등 교육적 준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되는 사안에 대해 교육당국은 역사적 사료에 근거한 수업자료와 교육기준을 제공하고, 부당한 민원과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배재고 학생들의 언행에 올바른 역사인식과 책임을 강조했다면, 학생들이 접하는 대중문화의 역사 표현도 같은 원칙으로 살펴야 한다"며 "특정 역사에 대한 왜곡과 희화화에는 분노하면서 또 다른 역사에 대한 왜곡에는 침묵한다면 역사교육의 원칙과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영에 따라 달라지는 역사가 아니라, 사실을 사실대로 배우고 스스로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역사교육"이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번 영화의 교육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며, 대상에 따라 역사인식에 대한 우려와 책임의 기준을 달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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