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한 장 차 비접촉 사고…"불법 유턴 해놓고 몰랐다" 뼛속까지 억울한 배달기사
등록 2026/09/21 02:00:00
![[서울=뉴시스]경기 안산에서 불법 유턴 차량을 피하려던 배달기사가 도로에 넘어졌지만, 정작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는 사고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했다.(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2026.09.17.](https://img1.newsis.com/2026/09/17/NISI20260917_0002241787_web.jpg?rnd=20260917095651)
[서울=뉴시스]경기 안산에서 불법 유턴 차량을 피하려던 배달기사가 도로에 넘어졌지만, 정작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는 사고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했다.(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2026.09.17.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경기 안산에서 불법 유턴 차량을 피하려던 배달기사가 도로에 넘어졌지만, 정작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는 사고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1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5월 26일 경기 안산의 한 도로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2차로를 달리던 50대 배달기사가 신호 없는 횡단보도를 지나 사거리를 통과하던 중, 다른 차량이 차선 두 개를 한 번에 가로지르는 불법 유턴을 시도한 것이다.
배달기사는 갑자기 끼어든 차량을 피하려다 그대로 도로 위로 넘어졌다. 전봇대와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문제의 차량은 브레이크조차 밟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
뒤따르던 다른 배달기사가 추격에 나섰지만 큰 도로에서 놓치고 말았다. 다행히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차량 번호로 운전자를 특정할 수 있었다. 제보자는 "경찰이 CCTV를 보여줬는데 살짝 옆으로 피하다가 비접촉 사고였다"며 "종이 한 장 차이로 이 정도면 박았다고 얘기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경찰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차량 운전자는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버텼다. 제보자는 "우기다가 검찰로 넘어가니까 재수사로 넘어와 버렸다"며 "경찰은 영상도 있고 불법 유턴까지 확인됐는데 재수사할 게 뭐가 있냐, 통념상 봤을 때 모를 수가 없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실제 확인 결과 배달기사가 느꼈다는 충격은 차량과의 직접 접촉이 아니라 오토바이가 인도 턱에 부딪히면서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 접촉 사고가 아니었던 탓에 사건은 애매한 법적 상황에 놓였다. 경찰은 애초 운전자를 도주치상 혐의로 송치하려 했지만, 운전자가 사고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하자 검찰이 재검토를 요구한 것이다.
운전자 측 해명은 계속 이어졌다. 제보자는 "가해자가 난 절대 몰랐다고 하길래 경찰이 '뒤에서 소리가 많이 나는데 어떻게 몰랐냐'고 추궁하니 음악을 크게 틀어놨다고 변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차선에서 깜빡이까지 켜고 유턴했는데, 그 정도면 정면으로 진입해오는 오토바이를 못 봤다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운전자는 유턴을 위해 왼쪽만 주시하느라 사고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 배달기사 측은 "유턴한다고 깜빡이까지 켜놓고 앞뒤 옆을 전혀 살피지 않아 사고 난 걸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경찰은 결국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해 운전자의 진술 진위를 확인했지만, 그 결과는 배달기사 측에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로부터 "비접촉 사고 후 도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몰랐다고 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박지훈 변호사는 단순 교통사고와 뺑소니 사고는 법적 책임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짚었다. 그는 "실제로는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이를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내부 블랙박스 등이 있으면 확인이 가능하지만 그런 게 없는 상황에서는 거짓말탐지기도 법적 효력이 100%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접촉 사고였다면 충격을 느꼈을 테니 몰랐다는 주장이 통하지 않지만, 비접촉 사고에서는 못 봤다는 주장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피해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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