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썼더니 오히려 일이 10배"…정재헌 SKT 대표가 말한 'AX의 J커브'
등록 2026/09/02 09:00:00
수정 2026/09/02 09:10:25
정재헌 SK텔레콤 대표 서울대 특강…"불편함의 언덕 넘어야 혁신 결실"
"50시간 걸리던 일, AI 검증하느라 10배 품 들어…변곡점 지나면 급상승"
"신입 안 뽑으면 10년 뒤 '인재 부채' 직면…AI 인력 채용 다시 늘린다"
![[서울=뉴시스] 윤현성 기자 = 정재헌 SK텔레콤 대표가 1일 서울대학교 제1공학관에서 대학(원)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며 'AI 전환(AX)의 J커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2026.09.01 hsyh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1/NISI20260901_0002227581_web.jpg?rnd=20260901214443)
[서울=뉴시스] 윤현성 기자 = 정재헌 SK텔레콤 대표가 1일 서울대학교 제1공학관에서 대학(원)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며 'AI 전환(AX)의 J커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2026.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기업이 인공지능 전환(AX)을 하면 오히려 초기에는 생산성이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하지만 특정 변곡점을 넘어서면 상상 이상의 비약적 성장이 찾아옵니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가 1일 서울대학교 제1공학관에서 열린 특강에서 기업의 실전 AI 도입 과정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AI 도입 초기에는 데이터 정비와 결과 검증 등에 오히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이른바 '불편함의 언덕'을 넘어서면 생산성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번 강연은 SK텔레콤과 서울대가 10년째 이어온 산학협력 강좌의 첫 수업으로 마련됐다. 모교 강단에 선 정 대표는 대학(원)생 300여명을 앞에 두고 SK텔레콤이 수년간 겪은 AX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50시간이면 하던 일인데"…AI 붙이니 초기엔 생산성 하락
정 대표는 AI 도입 초기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급상승하는 과정을 'AX의 J커브'라고 정의했다.
그는 SK텔레콤이 수년째 AX를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고 진단했다. 통상 10명이 하던 일에 AI를 붙이면 2~3명으로 줄어들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기존에 50시간이면 끝내던 작업도 AI에 맞게 데이터를 다시 정리하고, 모델을 개발하며, 결과를 사람이 재검증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쉽게 끝낼 일을 왜 10배나 품을 들여 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이를 '불편함의 언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K텔레콤은 지금 그 언덕을 겨우겨우 넘고 있는 단계"라며 "이 과정을 지나야 비로소 상상하지 못했던 혁신의 열매를 맺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SK텔레콤은 지금 불편함의 언덕을 겨우겨우 넘고 있는 정도"라며 "AI 전환을 하면 할수록 초기에는 생산성이 더 떨어지고 어느 변곡점을 지나야 비약적으로 올라가는데, 이를 'AX의 J커브'라고 명명했다"고 덧붙였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가 제시한 'AI 전환(AX)의 J커브'. AI 전환 초기에는 인력 재교육,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 데이터 정비, 조직 개편 등으로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지만, 티핑포인트를 지나면 생산성이 빠르게 높아진다는 개념이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입 줄이면 10년 뒤 인재 절벽"…'인재 부채' 경고
정 대표는 AI 도입에 따른 인력 구조의 왜곡 현상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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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신입사원의 생산성은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신입 채용을 줄이고 있다. 자료 조사나 초안 작성 등 신입이 하던 일을 AI가 대체하고 있어서다.
반면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시니어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AI가 만든 결과물의 오류(환각)를 잡아내고 AI를 학습시킬 고급 데이터는 결국 숙련된 인재의 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 흐름이 계속되면 미래에 심각한 '인재 부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 비용을 아끼려 신입을 뽑지 않으면 5~10년 뒤 시니어가 은퇴했을 때 조직의 허리가 끊긴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금 인재를 뽑지 않으면 나중에 인구절벽 같은 거대한 인재 결핍에 부딪힌다"며 "새로운 주니어를 육성하기 위해 채용을 늘려야 하고, SK텔레콤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AX가 단순한 인원 감축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과거 인력과 비용 한계로 시도하지 못했던 고부가가치 업무에 도전할 기회라는 뜻이다.
예컨대 과거 2030·4050 등 뭉텅이로 나누던 고객 분석을 AI로는 수천, 수만 개 단위로 쪼개 초개인화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다.
새로운 영역의 일자리도 늘어난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판매 관리, 효율화 연구개발(R&D) 등 과거 통신업에 없던 분야에서 대규모 전문 인력이 필요해졌다.
정 대표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고, 판매·관리하면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하는 사람은 종전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지 않았던 인력"이라며 "지금은 이런 인력을 대량으로 뽑고 있고, 기존 구성원들의 직무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여온 흐름 역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예전에는 신규 채용으로 300~400명씩 뽑았는데 최근 몇 년간 채용 규모가 크게 줄었다. 그러다 윗세대가 나가게 되면 인력 절벽이 올 수밖에 없다"며 "이건 잘못된 전략이었다고 보고 지금은 채용 범위를 다시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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