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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 매직' 기대했는데 폭염경보…3년째 '처서의 배신'

등록 2026/08/26 05:00:00

수정 2026/08/26 05:14:35

2024년 '종다리'부터 시작…3년 연속 처서 이후 폭염특보

"여름철 길어지는 완벽한 시그널"…28일까지 열대야 지속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절기 처서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23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 막바지 물놀이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026.08.23.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절기 처서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23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 막바지 물놀이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026.0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24절기 상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지만 서울에는 되레 폭염경보가 다시 내려졌다. 한때 '처서만 지나면 거짓말처럼 선선해진다'던 속설, 이른바 '처서매직'은 최근 3년째 통하지 않고 있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처서였던 지난 23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3도까지 올랐고, 폭염 및 열대야 주의보가 확대 발효됐다.

처서 다음 날인 24일에는 서울에 보름 만에 폭염경보가 재발령됐다. 이날도 서울은 낮 최고 32도, 밤사이 최저기온은 25도 안팎을 유지하며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처서매직'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2024년부터다. 당시 처서(8월22일) 하루 전 한반도에 정체돼 있던 고온다습한 공기를 태풍 '종다리'가 오히려 흡수·강화시키면서, 처서 당일 서울의 29.2도까지 올랐고 체감기온은 32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처서의 과거 평균기온(24.4도)보다 5도 가까이 높은 수치다. 더위는 9월 초까지 이어졌고, 백로(9월 10일)가 지나서도 전국에 폭염특보가 다시 발효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졌다.

2025년에도 상황은 반복됐다. 한여름 더위가 9월 중순까지 장기화했고, 10월 이후에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졌다.

그리고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처서를 전후해 폭염특보가 오히려 강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2013~2019년엔 '처서매직' 통했는데

과거에는 처서 즈음 더위가 한풀 꺾이는 경우가 더 흔했다. 2008~2012년, 2015년, 2017년, 2019년, 2023년은 8월 초중순 무더위가 이어지다가도 처서 무렵 강수가 내리면서 더위가 누그러졌다.

특히 2018년에는 역대급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중 처서 즈음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 정체돼 있던 열돔을 걷어내며 극적인 '매직'을 연출하기도 했다.

균열의 조짐은 2020년부터 감지됐다. 그해는 잦은 강수로 극단적인 고온은 없었지만, 처서를 넘겨서도 더위가 풀리지 않고 오히려 33~37도 안팎의 늦더위가 8월 말까지 지루하게 이어졌다.

"완벽한 시그널"…여름철 길어지고 있다

최영은 건국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는 처서 이후에도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최근 현상에 대해 "여름철이 길어지고 더워지는 완벽한 시그널(신호)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1994년부터 시작해서 2016년, 2018년, 2024년, 2025년, 2026년까지 여름이 명확하게 길어지는, 어떤 시프트(전환)가 이뤄진 듯한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관측상 기온이 과거 대비 1.2도가량 오른 상태에서 우리나라 여름이 더 길어지고 더워진 것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더위의 '양상'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도 짚었다.

최 교수는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여름이 더우면 덥고 습한 것이었는데, 2018년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더워지면 오히려 건조한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며 "여름이 더워지는 것이 강수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의 열섬 효과가 이런 흐름을 심화시킨다는 점도 확인했다. 최 교수는 벚꽃 개화 시기를 예로 들며 "남쪽 지역과 서울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화하고, 도로 주변은 훨씬 더 일찍 꽃이 핀다"며 "완전히 도시화된 지역과 덜 도시화된 지역의 (계절 체감) 차이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나지 않는 늦더위…9월 초까지 평년 웃도는 무더위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오는 27일 낮 최고기온은 28~33도, 28일은 26~32도로 조금씩 낮아지지만 평년(최고기온 26~30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 이어진다.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의 중기전망을 살펴보면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예보기간 아침 기온은 19~26도, 낮 기온은 27~32도로 평년(최저기온 18~23도, 최고기온 26~30도) 보다 조금 높겠다.

강수 소식도 이어진다. 29일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비가 내린 데 이어, 30일에는 오전 중부지방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전국으로 비가 확대되고, 31일에는 제주도에 다시 비가 예보됐다.

9월 1일부터 4일까지는 전국이 구름많은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기상청은 이번 예보기간에도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르는 곳이 있어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24절기가 과거 농경사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는 현재의 기상 현실과는 점점 더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24절기라는 것이 우리나라 환경 및 기후 특성에 맞게끔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옛날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우리나라 환경과 다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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