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재개방에 고강도 조건…트럼프 '승리 선언' 난항
등록 2026/08/10 11:05:35
이란, 미군 철수·해상봉쇄 해제 등 요구
트럼프, 핵합의 없이 전쟁 끝내는 방안도 검토
중간선거·고유가 부담 속 출구전략 다시 흔들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계기로 이란전쟁의 승리를 선언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이 이란의 강경한 요구에 부딪혔다. 핵합의 없이도 전쟁에서 발을 빼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이란이 협상에 앞서 강경한 조건을 내걸면서 미국의 출구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했다. 핵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해협 문제를 해결하면 전쟁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구상도 검토했다.
그러나 이란이 해협 재개방의 대가로 미국에 대폭적인 양보를 요구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미국이 전쟁을 영구적으로 끝내고 해상봉쇄를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전쟁 종식 조건으로 중동 주둔 미군 철수와 모든 대이란 제재 해제, 해외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미국의 위협·모욕 중단과 역내 친이란 무장세력에 대한 군사행동 중단도 조건으로 제시했다.
![[워싱턴=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했다. 사진은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군인 가족 관련 회의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2026.08.10.](https://img1.newsis.com/2026/08/10/NISI20260810_0002208261_web.jpg?rnd=20260810101403)
[워싱턴=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했다. 사진은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군인 가족 관련 회의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2026.08.10.
이란의 강경한 태도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정상화해 전쟁을 끝내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규모 공습 확대 가능성을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실제 실행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모나 야쿠비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프로그램 국장은 "이란의 최근 요구로 트럼프 대통령이 체면을 살리면서 전쟁에서 빠져나갈 길을 마련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기를 원하고 호르무즈 재개방을 중시한다고 판단해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초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협상의 핵심으로 삼았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 핵 문제를 포함한 포괄적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백악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했다. 사진은 지난 5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소형 선박 한 척이 지나가는 모습. 2026.08.10.](https://img1.newsis.com/2026/08/10/NISI20260810_0002208248_web.jpg?rnd=20260810101153)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했다. 사진은 지난 5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소형 선박 한 척이 지나가는 모습. 2026.08.10.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간헐적인 공격만으로도 해협의 상선 운항을 크게 위축시키며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이 이미 완전히 개방됐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실제 상업 운항은 정상화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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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석 달도 남지 않은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다. 지난 2월 말 전쟁이 시작되기 전보다 미국 휘발유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백악관은 전쟁의 성과를 유권자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소셜미디어에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전쟁에서 승리했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며 핵합의가 없어도 이미 성과를 거뒀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이 이란의 장기적인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중동 지역의 원유와 가스 공급을 늘려 미국의 에너지 가격을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도 크다. 이란은 미국 군함이 해협을 통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상선에서 통행료를 걷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미 군함 통항을 제한하거나 상선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WSJ은 최근 협상의 혼선이 이란이 장기전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결 선택지가 다시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했다. 사진은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기에 앞서 발언하는 모습. 2026.08.10.](https://img1.newsis.com/2026/08/10/NISI20260810_0002208260_web.jpg?rnd=20260810101346)
[워싱턴=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했다. 사진은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기에 앞서 발언하는 모습.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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