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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료 부담에 고향 못가요”…추석맞은 이주노동자들[출동!인턴]

등록 2026/09/24 07:00:00

수정 2026/09/24 07:22:25

4일 연휴는 짧고 항공료는 부담…가족과 캠핑·친구들과 서울 여행

일부 노동자는 추석에도 출근…“한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한가위”

[인천=뉴시스] 박혜민 인턴기자 = 우즈베키스탄 출신 김엘레나(42)씨가 19일 인천외국인지원센터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2026.09.19.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 박혜민 인턴기자 = 우즈베키스탄 출신 김엘레나(42)씨가 19일 인천외국인지원센터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2026.09.19.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우은식 기자, 박혜민 인턴기자 =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습니다. 4일 연휴는 짧고, 비행기값은 부담스럽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9일 오후 인천외국인지원센터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 출신 김엘레나(42)씨는 이번 추석을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고향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는 대신 가족과 캠핑을 떠날 예정이다.

엘레나씨는 2012년 12월 한국에 와 14년째 생활하고 있다. 현재 공장에서 기계에서 나오는 제품을 검사하고 포장해 출고하는 일을 한다. 추석에는 쉬지만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쉬는 것은 아니다.

엘레나씨는 “같이 일하는 사람 중 기계를 다루는 분들은 추석에도 일을 한다”며 “기계 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출근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고향 우즈베키스탄을 마지막으로 찾은 것은 2023년이다. 그동안 3년에 한 번꼴로 고향을 찾았지만 이번 추석에는 가지 않는다.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자라면서 고향의 문화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데다 가족 5명이 함께 비행기를 타려면 비용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엘레나씨는 “비행기값이 가족 5명이 가면 약 400만원 정도 든다”며 “아마 내년에 고향에 갈 것 같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명절이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고 선물과 용돈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볶음밥과 비슷한 ‘플로브’를 꼽았다.

한국에서 명절을 보내며 느낀 가장 큰 차이는 음식보다 생활문화였다.

엘레나씨는 “한국에서는 물건을 건넬 때 두 손을 사용하고, 술을 마실 때도 고개를 돌려 마시는 등 문화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10년 넘게 생활하면서 세 아이도 한국 생활에 익숙해졌다. 아이들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한국어도 부모보다 능숙하다.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서는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이들이 우리보다 잘살았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공장에서 일하는 게 힘들지만, 아이들은 여기서 공부하고 대학에도 갔으면 좋겠어요.”

[인천=뉴시스] 박혜민 인턴기자 = 방글라데시 출신 자카리아(28)씨가 19일 인천외국인지원센터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2026.09.19.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 박혜민 인턴기자 = 방글라데시 출신 자카리아(28)씨가 19일 인천외국인지원센터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2026.09.19.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날 센터에서 만난 방글라데시 출신 자카리아(28)씨 역시 이번 추석 고향에 가지 않는다.

한국에 온 지 4년 된 자카리아씨는 가구회사에서 나무를 자르는 일을 하고 있다. 추석 연휴에는 일을 쉬지만 방글라데시로 돌아가는 대신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방글라데시에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아요. 추석에는 친구들과 서울 곳곳을 여행하려고요.”

방글라데시에 있는 가족들과는 영상통화로 안부를 주고받는다.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아직 한 번도 고향을 찾지 못한 그는 내년에는 방글라데시를 방문할 계획이다.

방글라데시에서 명절이면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는 자카리아씨는 한국에서도 직접 고향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특히 ‘비리야니’를 만들어 먹으며 고향의 맛을 떠올린다고 했다.

자카리아씨에게 한국에서 보내는 추석이 마냥 싫은 것은 아니다.

“한국이 너무 좋아요. 한국 사람들도 좋아요.”

다만 4일이라는 짧은 연휴로는 먼 고향까지 다녀오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천=뉴시스] 인천외국인지원센터 내부 모습. (제공=인천외국인지원센터) 2026.09.19.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 인천외국인지원센터 내부 모습. (제공=인천외국인지원센터) 2026.09.19. *재판매 및 DB 금지

두 사람처럼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서 명절을 보내는 외국인 주민들이 찾는 곳 중 하나가 인천외국인지원센터다.

인천외국인지원센터는 2007년 문을 연 뒤 외국인 주민들의 한국 생활 정착을 돕기 위해 운영해온 기관이다.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외국인 주민들이 상담과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센터에는 현재 64개국 국적의 외국인 주민들이 찾고 있으며 유학생부터 근로자, 재외동포 등 체류자격도 다양하다. 추석을 앞두고는 외국인 주민들이 직접 송편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중국·베트남·일본·네팔·러시아 등 다국어 상담원들도 상주해 외국인 주민들의 상담을 돕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외국인 주민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한국 문화 관련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며 “한국어 교육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K-푸드나 K-컬처 같은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고향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맞는 추석이지만, 이들에게 명절의 의미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고 고향 음식을 만들며,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한가위를 맞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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