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견 완성차, 中 '우회 기지' 전락하나…기술 종속 우려[車이나 머니 몰려온다②]
등록 2026/08/08 15:00:00
KGM·르노코리아 등 중견 완성차, 내수 부진 속 중국과 손 잡아
글로벌 통상 장벽 높아지자 '메이드 인 코리아' 우회 시각
핵심 기술 주도권 이탈 우려…"국내 부품 생태계 하청화 경계해야"
![[베이징=뉴시스] 중국 완성차 기업 체리자동차 산하의 EXEED가 24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열린 오토 차이나 2026에서 공개한 콘셉트 카의 모습. 2026.4.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24/NISI20260424_0002120086_web.jpg?rnd=20260424160340)
[베이징=뉴시스] 중국 완성차 기업 체리자동차 산하의 EXEED가 24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열린 오토 차이나 2026에서 공개한 콘셉트 카의 모습. 2026.4.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중견 완성차 기업들과의 자본 및 기술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등 글로벌 통상 장벽을 피하기 위한 우회 거점으로 한국을 활용하려는 행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중견 완성차 기업들이 독자 기술 개발 없이 중국 물량을 받아 조립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국내 생산 기반이 단순 하청 생산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미·중 통상 갈등 고조와 EU의 상계관세 부과 등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에 치명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자 글로벌 주요 시장과 넓은 통상 네트워크를 보유한 한국은 중국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우회 통로'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거나 한·중 합작 형태로 제작해 출하할 경우 높은 관세 장벽을 대폭 낮추거나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체리자동차가 KG모빌리티(KGM)에 7500만 달러(약 11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감행한 배경에도 이 같은 통상적 실리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전환사채(CB)가 주식으로 바뀌면 체리차는 KGM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체리차는 자체 T2X 플랫폼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기술을 KGM의 신형 SUV(프로젝트명 SE10)에 탑재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장귀빙 체리차 사장은 투자 체결식 당시 "국가별 관세 체계가 다른 만큼 양사가 협력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히며 '관세 차익'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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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조는 이미 국내 중견 완성차 업계에서 새로운 일이 아니다.
르노코리아는 지리자동차그룹에 지분 34%를 넘긴 뒤 산하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 4'를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7월 르노코리아의 전체 판매량 중 수출 비중은 43.8%(1326대)에 달한다. 지리차 플랫폼에 기반한 그랑 콜레오스 등의 생산을 지속해서 확대한 영향이다.
한국GM 역시 내수 판매는 766대에 그친 반면 수출은 4만1353대를 기록해 전체 판매의 98.2%가 해외 물량에 쏠리는 등 '글로벌 위탁 생산기지화'가 고착화된 상태다.
KGM은 그동안 토레스 EVX 등 자사 모델 중심으로 견뎌왔으나, 지난 7월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1.4% 급감했다.
결국 개발비 절감과 공장 가동률 유지를 위해 체리차의 위탁 물량을 받아들이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과 기술에 대한 의존도 심화가 단순한 생산량 증가로 끝나지 않고,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술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차량의 뼈대인 플랫폼과 미래차 핵심 기술을 중국이 쥐게 되면, 국내 완성차 생산라인은 단순 조립 공장으로 전락한다.
현대차그룹 공급망에 포함되지 않은 국내 다수의 중소 부품업체들은 독자 기술을 개발할 여력을 잃고 중국산 핵심 모듈을 받아서 맞추는 단순 하청 구조로 편입될 위험이 크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을 우회 생산기지로 활용하려는 중국 기업의 전략은 매우 유효하다"며 "한국 공장이 단순 조립 기지로 쓰이면 국내 부품 생태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 공세에 대응해 현대차그룹 등 대형 완성차 업계가 중견사에 지분 참여를 하거나 부품 공용화를 추진하는 등 생태계 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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