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독해지는 더위…왜 '뉴노멀'이 됐나[들끓는 한반도①]
등록 2026/08/01 07:00:00
전날 경남 양산 41.4도, 역대 최고기온 경신
7월 평균 일 최고기온 2018년 이미 넘어서
전문가 "체감만의 문제 아냐…뉴노멀로 봐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7월 31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장 상인이 흐르는 땀을 닦고 있다. 2026.07.31.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31/NISI20260731_0021384391_web.jpg?rnd=20260731152515)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7월 31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장 상인이 흐르는 땀을 닦고 있다. 2026.07.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조서영 인턴기자 = "뉴노멀이라고 부를 정도로 여름철 더위가 더워지고 있는 건 맞다."(최영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몇백 년 만의 무더위라는 말이 나오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것 같다. 내년에도 똑같이 더 더워질 것 같다."(30세 취업준비생 전모씨)
전문가와 시민이 입을 모아 말하는 폭염 '뉴노멀'은 숫자로도 확인됐다. 경남 양산이 지난달 31일 오후 41.4도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기온을 새로 썼다.
41.4도는 1973년 공식( 종관기상관측장비·ASOS) 관측 이래 역대 최고기온이다. 양산은 7월 30일에도 40.3도(역대 5위)를 기록하는 등 극한 폭염이 3일 넘게 이어졌다.
더위는 낮뿐 아니라 밤에도 예사롭지 않다. 열대야는 이미 역대 최장 페이스를 보이고 있고, 지난달 전국 평균 일최고기온은 33.8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역대급 폭염'으로 불렸던 2018년 7월(33.1도) 기록을 이미 넘어선 셈이다.
양산 41.4도…역대 극값 경신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양산의 기온은 41.4도까지 확인됐으며, 이는 1973년 이후 ASOS 자료 중 역대 일최고기온 1위에 해당한다.
기존 1위였던 2018년 8월 1일 홍천(41.0도), 같은 날 북춘천(40.6도), 의성(40.4도) 기록을 모두 넘어선 것이다.
기상청은 양산의 낮 기온이 이후 더 오를 수 있다며 추가 관측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 폭염·열대야 통계에서도 이상 신호가 뚜렷했다. 6월 1일부터 7월 30일까지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8.8일로 역대 5위였고, 열대야일수는 9.0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열대야는 1.7일 늘었다. 같은 기간 기준 밤최저기온 평균은 20.6도(역대 5위), 일최저기온 평균은 20.3도(역대 5위)로 밤사이 기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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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기상청에 따르면 7월 31일 경남 양산의 기온은 41.4도로 관측됐다. 이는 1973년 이후 역대 최고 기온에 해당된다. 사진은 7월 22일 해운대구의 한 도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2026.07.22. yulnet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2/NISI20260722_0021373826_web.jpg?rnd=2026072215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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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체감온도만의 문제 아냐"
최영은 교수는 반복해서 극값(최고기온)을 기록하는 이유에 대해 "대기 중 수증기나 먼지가 없으면 태양복사에너지가 그대로 지표면에 도달해 비도시·건조 지역의 낮 기온이 더 높아진다"며 "반대로 도시 지역은 에어로졸 때문에 낮에는 덜 더워지지만 밤에 냉각이 잘 안 돼 열대야가 잦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염 특이기상연구센터장인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도 "40도 이상을 넘는 강력한 폭염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매년 나타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폭염이 한 단계 더 심각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5~6년간 해양에서 관측 사상 최고 수준의 고수온이 나타나고 있고 올해는 엘니뇨 영향까지 더해지며 기온 상승의 '가속 구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폭염은 태풍처럼 눈에 띄지 않지만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자연재해"라며 "온열질환뿐 아니라 전력수요 증가, 농작물 피해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극값 예측의 한계를 짚었다.
장 교수는 "수치모델은 격자 구조로 공간을 쪼개 계산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규모의 극한값은 표현하지 못한다"며 "현재 예측모델 해상도가 8㎞인데, 한 지점만 튀는 극값은 모델이 잡아내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도 극한의 폭염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대학생 이나경(22)씨는 "지난해에는 습해서 덥다고 느껴졌다면 올해는 확실히 뜨거워서 덥다"며 "친구들을 만날 때도 웬만하면 낮 시간대는 피해서 저녁에 만난다"고 말했다.
최근 10년, 폭염 빨라지고 열대야 늦게까지
기상청이 7월 발표한 분석 결과를 보면 이런 변화는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1973년부터 2025년까지 53년간 전국 폭염일수는 10년당 1.8일, 열대야일수는 10년당 1.6일씩 늘었다.
특히 최근 10년(2016~2025년)은 과거 10년(1973~1982년)보다 폭염일수가 2.2배(8.3→18.3일), 열대야일수가 3.0배(4.1→12.2일) 증가했다.
발생 시기 변화는 더 뚜렷하다. 최근 10년 사이 폭염 시작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0~30일가량 빨라졌다. 중부내륙과 광주, 구미, 의성, 울진 등은 최대 한 달 가까이 앞당겨져 6월 상~하순부터 폭염이 시작되고 있다.
반면 열대야는 종료일이 늦어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종료 시점이 10~20일가량 늦어져 8월 중순에서 9월 상순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의 이른 확장과 영향 기간 확대, 해수면 온도 상승 등을 꼽았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기상청에 따르면 1973년부터 2025년까지 53년간 전국 폭염일수는 10년당 1.8일, 열대야일수는 10년당 1.6일씩 늘었다. 사진은 7월 13일 경기 수원시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체감온도와 폭염 상황 등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 2026.07.1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3/NISI20260713_0021362227_web.jpg?rnd=20260713140800)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기상청에 따르면 1973년부터 2025년까지 53년간 전국 폭염일수는 10년당 1.8일, 열대야일수는 10년당 1.6일씩 늘었다. 사진은 7월 13일 경기 수원시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체감온도와 폭염 상황 등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 2026.07.13. [email protected]
18년 만에 폭염특보 개편…'중대경보' 신설
이런 흐름을 반영해 기상청은 지난 1일부터 폭염특보 체계를 18년 만에 개편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폭염주의보-폭염경보 2단계에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추가돼 3단계 체계로 바뀐 것이다.
폭염주의보(체감 33도 이상 2일 이상)와 폭염경보(35도 이상 2일 이상)는 이틀 이상 지속을 조건으로 하지만, 폭염중대경보는 체감온도 38도 또는 기온 39도 이상이 단 하루만 예상돼도 발령된다.
이틀을 기다리지 않고 극단적 더위가 예상되는 즉시 최고 수위 경고를 선제적으로 내리는 방식이다.
중대경보가 발령되면 기상청은 '중단(Stop)-이동(Move)-확인(Check)' 3단계 행동요령을 권고한다.
모든 야외활동을 즉시 멈추고 무더위쉼터 등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며, 주변 가족과 이웃, 차 안에 남겨진 생명까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야간 경보도 처음 생겼다. 새로 도입된 열대야주의보는 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이 하루만 예상돼도 발표된다.
특보구역도 22년 만에 183개에서 235개로 세분화돼 같은 도시 안에서도 강변과 내륙, 빌딩 밀집지역과 주택가의 체감온도 차이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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