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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조희대 신경전 팽팽…대법관 재제청, 추석 후로 넘기나

등록 2026/09/20 10:45:40

수정 2026/09/20 10:48:54

노태악 후임 공백 200일…공식 석상 발언 신경전

曺 "사법독립"에 李 "독립성 부여 이유 생각해야"

상고심 부담 큰 만큼 추석 전에 발표할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2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과 이재명 대통령이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두고 팽팽한 긴장 구도를 이어가며 교착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200일이 넘어 상고심 심리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추석 연휴가 지나기 전 대법원이 재제청 요구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노 전 대법관의 후임자를 재제청하라는 청와대의 요구에 대한 대응책을 23일째인 이날도 내놓지 않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재제청 요구를 받은 당일 "다음 주 중에 정리가 되면 알리겠다"고 밝혔으나, 이어진 주말에 부친상을 당한 데 이어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 일정이 겹치면서 고심이 길어졌다.

이에 이번 주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는 결론을 내놓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법관 1인당 하루 10건, 연간 약 4000건의 상고심 사건을 처리하는 데 부담이 따르는 만큼 공백 사태를 더 오래 끌고 갈수록 대법원 입장에서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 경우 법조계에선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처음부터 재구성하고 천거 절차를 밟는 등 인선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있다.

추천위는 대법원장에게 후보를 추천한 순간 해산된 것으로 보는 법원조직법 조항이 있고, 제청이 이뤄질 때 기존 후보들의 자격은 상실된다는 해석에 따른 것이다.

다만 발표가 무기한 미뤄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선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진행할 경우, 기존에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됐던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3명 중에서 즉각 재제청을 요구했던 여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물론 천거 절차를 다시 밟으면 이들 3명이 다시 추천을 받아 후보 명단에 오르는 일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재제청 요구 때마다 추천위를 다시 꾸린다면, 대법원장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천 절차를 되풀이하는 전례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 대법원장의 입장에서도 정치권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을 거부할 경우 후속 절차를 정해둔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를 제청하게 돼 헌법이 보장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제약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도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회 세종법률문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6.09.2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회 세종법률문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6.09.20. [email protected]

조 대법원장은 지난 16일 세종법률문화상 시상식에선 세종대왕의 법치주의 정신에 대해 "법과 제도는 통치의 수단이 아니라 백성의 삶을 돌보고 보호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아·태 대법원장 회의 개회사를 통해서는 "어떤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사법권의 독립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조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을 받자 "국가 기관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이유가 뭔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공교롭게도 조 대법원장은 같은 날 아·태 대법원장 회의 폐회사를 통해 "사법부의 독립, 공정성, 청렴성, 국민의 신뢰는 언제나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두 사람 모두 현안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고 원론적으로 풀이되는 발언을 내놨지만, 대법원과 청와대 및 여권의 갈등이 계속되는 현안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어떤 선택을 하든 대법원과 청와대 양측 모두 부담이 큰 상황인데, 어느 한 쪽에서 입장을 양보할 기미도 보이지 않고 긴장감을 높이는 발언만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내년 6월 정년 퇴임까지 대법관 임명 제청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지난 17일 CPBC 평화방송 라디오 '김준일의 시사천국'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을 할 의사가 기본적으로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재제청을 할 경우)대통령 권력에 결국은 굴복을 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으로서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은 2023년 12월 취임했으나 법원조직법상 정년이 만 70세라 내년 6월 초에는 퇴임해야 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후임자에게 재제청 문제에 대한 공을 떠넘긴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5월 초 천대엽 대법관이 퇴임할 예정이라 임기 중에는 제청 문제를 두고 다시 부딪힐 수밖에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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