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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리고 아웅…여성 소방관 사망사건 '셀프 조사' 사실로

등록 2026/06/24 17:18:19

수정 2026/06/24 17:21:39

가해 상사가 감찰부서장, 상급 기관은 사실상 손놔

"내부 감찰 한계 뚜렷해…조사 독립성 강화 수단 필요"

[광주=뉴시스] 광주소방안전본부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광주소방안전본부 (사진 =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상사들의 술자리 강요에 못 이겨 숨진 광주 소방관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담당했던 기관들의 셀프 조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특히 갑질 가해 상사가 감찰부서장을 맡은 상태에서 해당 사건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돼 공직사회 내 직장 내 괴롭힘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국무조정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광주 광산소방서 A소방교 사망사고 점검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점검 결과에는 회식 자리에서의 음주 강요를 비롯해 유가족 측의 감찰 요구 묵살, 피해자 심리상담 자료 노출 등에 대한 조사 내용 등이 담겼다.

국무조정실은 조사 대상자와 조사 책임자가 사실상 동일한 구조에서 기초 감찰이 이뤄져 조사 초기부터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숨진 A소방교의 유가족은 지난해 10월 광산소방서에 직장 내 괴롭힘과 회식 문화 등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지만, 광산소방서는 공식 회식 횟수와 피해자의 근무 태도 등을 확인한 뒤 '특이 사항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광산소방서는 이 과정에서 A소방교에 대한 갑질 가해자로 지목된 부서장이 감찰부서장을 맡은 상태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유가족이 요구했던 'A소방교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소방안전본부와 소방청 역시 마찬가지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광주소방안전본부는 익명 제보 시스템(레드휘슬)을 통한 조사 요청을 접수하고도 광산소방서의 자체 조사 결과를 전달받아 형식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쳤다.

또 유가족 측의 문제 제기 이후에도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5개월 동안 감찰 착수 여부조차 검토하지 않았다.

소방청은 지난달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소방청지부의 민원 제기 이후에야 감찰·조사 계획을 수립했지만, 부실 감찰 논란의 당사자인 광주소방안전본부 직원들을 조사반에 포함해 감찰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나아가 조사 범위를 일부 관계자로만 한정한 데다 국무조정실 점검 전까지 관련자 대면 조사조차 실시하지 않았다고 국무조정실은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사건 초기부터 제기됐던 소방 당국 내 '셀프 조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이번 점검 결과를 계기로 공직사회 내부에서 발생하는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의혹에 대해 독립성과 공정성을 갖춘 조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조사 대상 조직이 스스로를 조사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면서 공직사회 감찰 시스템의 독립성과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퇴직 소방공무원 B씨는 "이번 사안은 갑질 의혹 자체 뿐만 아니라 조직이 이를 어떻게 여기고 조사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소방 조직은 계급 체계가 강한 만큼 내부 감찰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대상자가 조사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현재 구조가 반복된다면 유사한 문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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