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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 수준 넘어…하반기도 3% 내외"

등록 2026/06/17 14:00:00

"석유류·서비스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 주도"

"종전해도 소비 개선·임금 상승이 물가 자극"

[서울=뉴시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6.06.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6.06.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국제유가 급등을 유발해 고물가 우려를 키워 온 이란 전쟁이 종전을 앞두고 있지만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는 물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며 석유류 가격은 완만하게 낮아지겠지만 고유가·고환율로 높아진 비용 측 가격 인상 압력이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 파급되며 하반기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0% 내외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17일 발표한 '물가 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목표 수준인 2.0%를 웃돌기 시작했다. 3월 2.2%에서 4월 2.6%로 오른 데 이어 5월에는 3.1%를 기록했다.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0%를 상회했다.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되는 생활물가 상승률도 5월 3.3%까지 뛰며 필수재 지출 비중이 큰 취약계층의 부담을 키웠다. 생활물가는 3월 2.3%로 올라선 후 4월 2.9%로 상승했다 결국 3.0%를 넘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1월에는 목표 수준인 2.0%를 나타냈지만, 2월 설 연휴 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2.3%로 확대됐고, 3~4월에는 고유가 충격의 파급 효과가 크지 않아 2.2%에 머물렀다. 유류할증료 인상 등으로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며 5월에는 2.5%로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1~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로 지난해 하반기 2.2%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배경에는 석유류 및 서비스 가격 상승이 있었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품목별 변동 요인을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농산물 출하 확대, 정부의 가격 안정 노력 등으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류를 제외한 공업제품 가격도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일부 제품 가격 인하, 기저효과 등으로 낮은 상승률을 이어가며 1.0%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석유류 가격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오름폭이 매우 커졌다. 3월 9.9%에서 4월 21.9%로 훌쩍 뛴 후 5월에는 24.2%를 찍었다. 서비스 가격도 항공료, 단체 여행비 등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을 중심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일반인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2.0%대 중반 수준을 보이다 최근 2.0%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은 목표 수준인 2.0% 근방에 머물다 4월 이후에는 2.0% 중반으로 오른 상태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전문가)은 물가 목표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3.0% 내외 예상…내년에도 목표 수준 웃돌 듯"

한은은 하반기에도 소비자물가는 3.0% 내외, 근원물가는 2.0% 중후반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유가 측면의 비용 상승 압력이 줄어들어도 수요 측 압력이 점차 커지며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내년에도 목표 수준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됐지만 물가 상방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 한은의 진단이다. 국제 유가는 인프라 복구와 각국 재비축 수요 등으로 하락 속도가 완만할 것이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다.

한은은 정부 정책이 유가 충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완충하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유가 상승 파급 효과가 시차를 투고 나타나며 공공 요금 인상 압력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봤다.

하반기 이후에는 유가 충격이 석유류 이외의 근원물가 품목으로 파급될 수 있다며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기간을 예시로 들었다.

당시에는 원유 가격이 오르면 즉각적으로 석유류 가격이 상승하며, 6개월가량 후에는 공업제품을 비롯한 비에너지 품목에 간접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상황이 1년 정도 지속되다 2022년 7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며 에너지 직접 효과는 크게 약화됐지만 간접 효과는 이전보다 확대됐다.

또 최근 일부 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임금 인상 움직임이 향후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물가 압력이 추가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다. 고유가·고환율이 장기화되며 기업들이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을 가격에 전가할 유인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통상적으로 특별 급여가 증가할 때는 항상소득의 증가로 인식되지 않아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지지 않았지만, 이번처럼 일부 IT 업종에서 이례적으로 대폭 확대되면 임금 상승세가 여타 부문으로 확산되며 공급 및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모두 유의하게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동 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소비 개선과 임금 상승 등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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