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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만 바꿔도 치매위험 35% 뚝…'이때' 해야 효과

등록 2026/05/31 15:01:00

'뉴로테리어: 늙지 않는 뇌를 위한 공간 처방' 출간

"집이 뇌를 바꾼다" 40~55세 치매 예방 골든타임

[서울=뉴시스] 손혜주  중앙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신간 뉴로테리어 표지. (사진= 중앙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손혜주  중앙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신간 뉴로테리어 표지. (사진= 중앙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뇌의 인지 기능 장애로 스스로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치매는 70~80대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를 예방하는 골든 타임은 40~55세다. 이 시기 주거 환경을 바꾸면 치매 위험이 35% 줄어들 수 있다.

사실상 완치가 어렵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 중심인 경우가 많은데 뇌기능 분야 전문의가 치매 예방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저서를 내놨다.

중앙대학교병원은 손혜주 핵의학과 교수가 뇌과학과 공간 디자인을 융합해 치매 예방 전략을 담은 저서 '뉴로테리어: 늙지 않는 뇌를 위한 공간 처방'을 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책은 기존 치매 담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건강할 때 생활 공간의 변화로 미래를 설계하자는 '선제적 인지 건강 디자인'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책에서 손혜주 교수는 치매를 70대에 갑자기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40대부터 흐르는 강물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1만여 명을 9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는 질 좋은 주거 환경에서 치매 위험이 최대 35% 감소했고, 영국의 15년 추적 연구에서도 50대 초반부터 주거 환경의 질에 따라 뇌 노화 경로가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환경을 바꿀 수 있고, 바뀐 환경에 뇌가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유일한 교차점인 40~55세가 치매를 예방하는 '공간 백신'의 골든타임인 것이다.

 

손혜주 교수는 '집은 서로 다른 뇌의 시간이 공존하는 우주'라며 정상 노화부터 중증 치매까지 연속선상에 두고 인지 저하 단계에 따른 3단계 공간 솔루션을 체계화했다. 나이가 들수록 뇌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만큼, 공간도 뇌의 변화에 맞춰 함께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1단계(예방, 40~50대)는 인지적 자극과 심미성으로 뇌 기능을 최적화한다. 기억이 깜빡이기 시작하는 2단계(관리, 정상 노화)는 색상 코딩과 랜드마크로 인지 부하를 줄인다. 3단계(보호, 중증 치매)는 생존 신호 및 안전 확보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벽지의 명암 대비, 생체 리듬에 따라 밝기를 조절하는 서카디언 조명, 뇌과학적이고 인간적인 가구 배치 등 일상 속 작은 변화만으로 뇌가 환경을 인식하는 방식에 개입할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우리 집에서 시작된 공간 처방이 커뮤니티 센터, 마을, 도시 전체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서 뇌가 편안하게 숨 쉬는 적당한 거리의 설계, 걷기만 해도 뇌가 젊어지는 뇌세권의 조건, 치매 친화적 횡단보도와 거리 바닥 설계까지. 개인 침실부터 도시 인프라를 하나의 과학적 체계로 관통하는 멀티스케일 전략을 한 권에 담았다.

해외 치매 마을에 대한 소개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스웨덴의 치매 노인을 위한 공동 주택 실비아보를 소개하기 스웨덴 왕실로부터 공식 사용 승인을 받았으며, 프랑스 랑드 도청 복지 프로젝트 총괄 마틸드 샤롱 부르넬(Mathilde Charon-Burnel), 캐나다 최초 치매 마을 '더 빌리지 랭글리(The Village Langley)', 이탈리아 첨단 IT 치매 마을 '일 파에세 리트로바토(Il Paese Ritrovato)'의 총 책임자가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세계 각국의 치매 친화적 공간 사례를 소개한다.

 

손혜주 교수는 수만 건의 알츠하이머 뇌 영상(PET) 판독과 치매 회복탄력성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치매 예방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유전성 치매도 성실한 삶의 태도, 타인과의 이타적인 협력,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 같은 후천적 삶의 경험으로 발병을 늦출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신경학 분야 상위 5% 이내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게재했다.

 

현재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튜브 의학채널 '비온뒤'에서 고정 코너 '손혜주 교수의 뇌를 살리는 공간 처방'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이 책은 신경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주거 공간을 직접 처방하는 새로운 공간 솔루션일 뿐 아니라 헬스케어와 시니어 돌봄 등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향성까지 함께 담아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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