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고집했던 역삼 방화범, 국내·미국 모두 특허 있었다(종합)
등록 2026/10/21 17:25:48
특허법인 관계자 "해외 종이 등록증 계속 요구"
거주지 인근 주민들 "범행 전 이미 짐 뺐다" 전언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역삼동 빌딩 2곳 방화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70대 남성이 20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6.10.20.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0/NISI20261020_0021497386_web.jpg?rnd=20261020182412)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역삼동 빌딩 2곳 방화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70대 남성이 20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6.10.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임다빈 수습 기자, 이은서 인턴기자 =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연쇄 방화 혐의로 체포된 이모(70대)씨가 앙심을 품어 온 대상은 두 건물에 입주한 특허법인이었다. 이씨는 국내에서 2019~2020년 운동기구 디자인 2건을 등록했고, 미국에서도 2021~2022년 디자인 특허 2건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로 피해를 본 특허법인의 한 관계자는 2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등록증 관련해서 계속 요청하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외 등록 건은 국내처럼 등록증 원본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전자 등록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건이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씨는 국내에서 주는 특허증처럼 종이 원본을 요청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충분히 설명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이 등록증을 요구하는 고객이 흔한지 묻자 "나이 드신 분들이나 작은 기업들이 원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설명은 2022년 이씨 사건 1심 판결문 내용과 같은 취지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2019년 4월 자신이 개발한 운동기구의 디자인등록·특허 출원을 특허법인 두 곳에 맡긴 뒤 종이 등록증을 발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직원들은 유럽 일부 국가 등에서는 정책적으로 종이 등록증을 발급하지 않아 불가능하다고 답했지만, 이씨는 추가 비용을 부당하게 요구하는 등 자신을 속여 왔다고 생각한 것으로 적혀 있다.
뉴시스가 확인한 결과, 출원인이 이씨와 이름이 같고 서울 강서구로 표시된 국내 디자인 등록 2건이 확인됐다.
![[서울=뉴시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연쇄 방화 피의자 이모(70대)씨가 2019년과 2020년 국내에 등록한 운동기구 디자인 도면.(사진=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 캡처). 2026.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1/NISI20261021_0002270140_web.jpg?rnd=20261021165335)
[서울=뉴시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연쇄 방화 피의자 이모(70대)씨가 2019년과 2020년 국내에 등록한 운동기구 디자인 도면.(사진=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 캡처). 2026.10.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19년 4월 17일 출원돼 같은 해 8월 등록된 '근력운동기구'와 2020년 2월 12일 출원돼 같은 해 12월 등록된 '운동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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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건의 대리인은 각각 이번에 불이 난 신명빌딩과 한양빌딩에 입주한 특허법인으로 표시돼 있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헤이그 국제디자인 데이터베이스에서도 권리자가 이씨로 된 국제등록 2건이 확인됐다.
2019년 9월 5일 등록된 '전신 운동기구'(DM/208520)는 미국·캐나다·일본·EU를, 2020년 7월 16일 등록된 '운동기구'(DM/210213)는 미국·캐나다·러시아·일본·EU·베트남·영국을 지정했다.
미국 특허청에서도 디자인 특허 2건이 있다. 2021년 7월 20일 등록된 '전신 운동기구'(D925670)와 2022년 2월 8일 등록된 '운동 장치'(D943039)다.
이외에도 호주·영국·브라질·베트남·캐나다 등에도 디자인이 등록돼 있다.
이씨는 이번 경찰 조사에서도 "특허법인 2곳이 허위의 특허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나를 속였다고 생각했다"며 "이들에게 겁을 주고 이 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씨는 앞서 2022년 12월 강남구 건물 3층의 특허법인과 특허법률사무소 두 곳을 찾아가 직원들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를 켜는 동작으로 위협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계획범죄 정황…주민들 "이미 짐 뺐더라" 전언
사건 다음날인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일대 이씨 거주지에는 계획범죄의 정황으로 보이는 것 모습이 포착됐다. 창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내부가 휑한 모습이었다.
![[서울=뉴시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연쇄 방화 혐의로 체포된 이모(70대)씨의 거주지로 알려진 서울 강서구 일대 빌라 인근 모습. 2026.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1/NISI20261021_0002270155_web.jpg?rnd=20261021170049)
[서울=뉴시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연쇄 방화 혐의로 체포된 이모(70대)씨의 거주지로 알려진 서울 강서구 일대 빌라 인근 모습. 2026.10.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 주민은 "(이씨가) 이미 이사 갔다고 한다. 어제 오전에 누가 짐을 뺐는데 방화범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50대 남성 주민 B씨는 "어제 오후 2시쯤 경찰이 검정색 큰 봉고차 타고 와서 안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며 "30분 넘게 안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경찰이 추적해 올 것을 알고 이미 이사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씨는 범행 후 도주하다 동묘에서 검거됐다.
주민들은 대체로 이씨를 알지 못했다. 이 동네에서 37년을 살았다는 통장은 "직접 본 적이 없고, 이사를 준비하는 모습도 본 적 없다"며 “2022년 수감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했다.
배달일을 하는 30대 남성은 "1층에 사는 노인을 몇 번 봤지만 대화한 적은 없다. 혼자 사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54분께 신명빌딩 3층, 낮 12시1분께 한양빌딩에 잇따라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상)를 받는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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