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미투자, '2000억 달러 선'보다 지켜야 할 것
등록 2026/09/14 12:49:07
수정 2026/09/14 14:10:23
![[세종=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14/NISI20260914_0002238050_web.jpg?rnd=2026091409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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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정부가 대미 전략투자와 관련해 거듭 강조하고 있는 숫자가 있다. '2000억 달러'다.
산업통상부는 전략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라 대미 전략투자는 어떤 경우에도 총 2000억 달러를 넘지 않으며, 연간 송금 한도 역시 200억 달러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막판 협상을 위해 미국을 찾았던 김정관 장관도 13일 귀국 직후 "(전략적) 투자 한도 2천억 달러, 연간 200억 달러 한도는 당초 미국과 합의할 때 정한 내용대로 지켜질 것"이라고 했다.
투자 규모에 명확한 상한을 둔 것은 중요한 '안전장치'다. 막대한 자금이 장기간 투입되는 만큼 우리 측 부담이 무한정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억 달러라는 상한을 지키는 것만으로 대미투자의 안전성이 담보되지는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돈이 어떤 사업에, 어떤 조건으로 투입되고 어떻게 회수되느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는 17일 산업부로부터 대미투자 1호 사업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비공개로 보고받을 예정이다. 이후 산업부는 이르면 18일 MOU에 최종 서명하고 추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호 프로젝트로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이 거론된다. 미국 원전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등도 투자 후보로 언급돼 왔다.
이제부터 따져야할 것은 투자 규모 못지 않게 개별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이다.
아무리 전체 투자액을 2000억 달러 안에 묶어두더라도 수익성이 낮거나 손실 위험이 큰 사업에 자금이 들어간다면 총액 제한 만으로 투자금을 지킬 수 없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인지가 더 중요한 이유다.
수익과 손실을 어떻게 나눌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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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프로젝트별 손익배분 방식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일부 사업에서는 원금 회수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업계에서는 일정한 상환·수익배분 가정을 적용할 경우 내부수익률(IRR)이 15%를 넘어서야 한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결국 대미투자 대상은 정치·외교적 필요를 넘어 실제로 수익을 내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오는 17일 국회 보고에서 확인해야 할 것도 그래서 '얼마를 투자하느냐'에 그쳐서는 안 된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사업인지, 예상보다 사업비가 늘어날 경우 누가 부담하는지, 손실이 발생했을 때 한국 측 부담은 어디까지인지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
대미투자는 단순한 외교적 약속에 그치지 않는다. 원전과 에너지 등 국내 산업은 물론 국민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2000억 달러는 분명 지켜야 할 상한이다. 하지만 손실 위험은 줄이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 그게 2000억 달러라는 상한을 지키는 것보다 더 어렵고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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