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 전송 안 했으니 무죄?…성관계 영상 '화면공유' 처벌될까[죄와벌]
등록 2026/09/13 09:00:00
수정 2026/09/13 09:03:48
"파일 직접 전송 안 해" 무죄 주장
法 "화면공유도 촬영물 '제공' 해당"
피해자에 폭언도…징역 1년6개월
![[사진=뉴시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정아영 판사는 지난 6월 1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사진은 법원 로고. (사진=뉴시스DB) 2026.09.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4/NISI20260814_0002212499_web.jpg?rnd=20260814091604)
[사진=뉴시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정아영 판사는 지난 6월 1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사진은 법원 로고. (사진=뉴시스DB) 2026.09.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헤어진 연인과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파일로 직접 보내지 않고 인스타그램 영상통화의 '화면공유' 기능으로 보여줬다면 처벌할 수 있을까.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A씨와 B씨는 연인 관계로 지내면서 합의 하에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했다. 두 사람은 2024년 12월 중순께 헤어졌다.
그로부터 열흘가량 지난 같은 달 26일 A씨는 지인들과 인스타그램 영상통화를 하던 중 해당 동영상과 사진을 화면공유 기능으로 지인 C씨에게 보여줬다.
결국 A씨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을 제3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는 '화면공유'가 쟁점이 됐다. A씨가 성관계 동영상이나 사진 파일 자체를 지인에게 직접 전송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성폭력처벌법은 촬영 당시 상대방이 동의했더라도 이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파일을 직접 보내지 않고 화면공유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촬영물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을까.
A씨 측은 인스타그램 화면공유로 영상을 보여준 것은 법에서 정한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A씨 측은 법에서 말하는 '제공'이 촬영물을 반포할 의사 없이 다른 사람에게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파일을 직접 건넨 것이 아니라 화면공유 기능을 통해 보여주기만 한 만큼 촬영물을 상대방에게 '교부'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뉴시스] 2년간 교제한 여자친구를 포함해 다수 여성들과의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유포해 금전적 수익을 올린 남성의 행각이 드러났다. (사진 = '교양 Voyage' 유튜브 캡처) 2025.09.04.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04/NISI20250904_0001934771_web.jpg?rnd=2025090410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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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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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정아영 판사는 지난 6월 1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정 판사는 파일 자체를 전송하지 않았더라도 화면공유를 통해 상대방이 촬영물을 손쉽게 저장하거나 복제할 수 있다면 성폭력처벌법상 '제공'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정 판사는 "성폭력처벌법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물을 제3자에게 유통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촬영물에 대한 통제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화면공유 과정에서도 상대방이 녹화 등의 기능을 이용해 촬영물을 손쉽게 저장·복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경우 파일을 직접 전송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이 촬영물을 반복적으로 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확산할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C씨는 A씨가 화면공유로 보여준 해당 영상을 녹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형을 선고한 데에는 A씨가 피해자에게 보인 태도와 과거 범죄 전력도 고려됐다.
정 판사는 "피고인이 사진과 영상을 지워달라고 하는 10대 후반 피해자에게 '한 달 동안 자신이 있는 곳으로 와서 매일 뺨을 맞아라' '평생 불안해하고 살라'고 하는 등의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A씨가 과거 아동·청소년 강제추행 등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 협박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고려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이 누범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과 환경, 동기, 범행 전후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결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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