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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이 보인다?"…무속인들 점괘 장사에 제주 사건 유족 '고통' 호소

등록 2026/09/08 11:59:21

수정 2026/09/08 12:02:59

사망 원인·범인 정체 점괘로 추측 영상 확산

"중국인 관광객 연루" 확인 안 된 주장까지

유족 "내려달라 해도 무시…너무 고통스럽다"

[서울=뉴시스] 제주 실종 사망 사건과 관련한 무속인 유튜브 영상이 잇따라 확산하고 있다.(사진출처: 유튜브 캡처)2026.09.08.

[서울=뉴시스] 제주 실종 사망 사건과 관련한 무속인 유튜브 영상이 잇따라 확산하고 있다.(사진출처: 유튜브 캡처)2026.09.08.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이수진 인턴기자 = 제주에서 실종된 지 104일 만에 야자수 숲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고(故) 장모 씨 사건을 둘러싸고 무속인들이 사망 원인과 범인의 정체 등을 점괘로 추측하는 영상이 잇따라 확산하면서 유족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5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장씨의 사망 원인을 추측한 무속인의 주장을 정리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한 무속인이 접신을 통해 알게 됐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장씨가 납치·감금된 뒤 장기를 적출당했으며, 이후 시신을 냉동했다가 야자수 숲으로 옮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한 내용 등이 담겼다. 해당 내용은 무속인의 개인적 주장일 뿐 수사기관이 확인한 사실이나 객관적으로 입증된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이같은 무속 콘텐츠가 확산하면서 유족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유족 측은 SNS 게시글에 댓글을 통해 "제발요. (무당이) 유족들이 (영상) 내려달라고 문자해도 씹고 여기저기 다 퍼져나가서 너무 고통스럽다"며 "빙의는 무슨 내용도 다 터무니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럴싸하지도 않다. 제발 그런 콘텐츠 소비하지 말아달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유가족이 어떻게 느낄지 한번만 생각해 봐라. 어떻게 이딴 영상을 올릴 수 있느냐", "이건 유가족을 두세 번 죽이는 거다","자기 가족이면 저렇게 하겠냐”, “2차 가해라는 생각은 안 하냐”는 등 비판이 이어졌다.

"남자 둘이 죽였다"…무속인들 근거 없는 추측 난무

장씨 사건을 소재로 한 무속 콘텐츠는 이뿐만이 아니다. 경찰이 아직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 가운데 무속 유튜브 채널들은 피해자의 죽음을 점괘와 추측으로 다루며 조회수와 구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일부 영상에서는 범인의 수와 인상착의, 범행 방식은 물론 특정 국적 관광객의 연루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무속인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장씨 관련 영상은 조회수 25만회를 넘어섰다. 해당 영상 속 무속인은 사망한 장씨에 대해 “자기 혼자 분을 못 이겨 약을 먹거나 자살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마 밀쳐서 쓰러졌을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영상에는 무속인 3명이 등장해 장모 씨의 사망 원인과 범인의 수, 인상착의 등을 각자의 점괘를 토대로 추측했다. 이 가운데 한 무당은 "안구를 족출했을 것. 범인의 눈에 흉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다른 채널의 무속인은 "남자 둘로 보인다"라며 "한 놈이 연락을 하고 '잠깐 나와라', '술 한잔 더 하자' 그래서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그 자리에서 죽은 게 아니고, 죽고 나서 그쪽으로 버려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18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 상단에는 무속 상담을 위한 전화번호도 함께 노출돼 있었다.

특정 국적 관광객을 사건과 연결하는 주장도 등장했다. 지난달 31일 또 다른 채널의 무속인은 "귓속에 한국말이 아닌 외국말 같은 게 들린다"며 "중국 같은 말소리가 계속 들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기 거주한 사람이 아니고 잠깐 관광으로 온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 파문이 이어지는 26일 오전 장미란(37)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경찰이 현장 보존을 하고 있다. 2026.08.2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 파문이 이어지는 26일 오전 장미란(37)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경찰이 현장 보존을 하고 있다. 2026.08.26. [email protected]

이처럼 각종 추측성 콘텐츠가 확산한 배경에는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 논란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장씨의 사망 경위가 있다.

장씨는 지난 5월 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담당 경찰관이 장씨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경찰의 허위 종결 의혹이 불거진 뒤 대대적인 수색이 이뤄졌고, 장씨는 결국 실종 104일 만에 숙소 인근 야자수 숲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목맴사 추정됐지만…104일 공백에 사망 경위 여전히 안갯속

경찰은 현장에 다툼이나 저항 흔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범죄 피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부검 결과 사인을 목맴사로 추정했다.

다만 실종 초기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100일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장씨의 정확한 사망 전 행적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장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유서나 우울증 치료 이력 등 뚜렷한 사전 징후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장씨가 평소 무섭다며 꺼렸던 것으로 알려진 야자수 숲에서 발견된 만큼, 사망 전 행적과 주변 상황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 유서나 지인에게 보내는 문자, 자살을 암시하는 행동 등 어떤 식으로든 사전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정황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정상적으로 생활하다가 갑자기 어떠한 징후도 남기지 않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보기에는 의문이 남는다"고 했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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