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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 공무원, '특수협박' 구속 기회 놓쳤다

등록 2026/09/02 18:28:30

수정 2026/09/02 20:48:23

경찰, 구속영장신청 때 공무집행방해만 적용

피해자 처벌 원치 않는다며 '특수협박' 빠져

【전주=뉴시스】

【전주=뉴시스】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경기 광주시 한 다세대주택 계단에서 가정폭력 피해자인 30대 아내를 살해한 30대 공무원 남편에 대해 범행 전 구속 기회가 있었으나 경찰이 이를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인 남편은 피해자인 아내를 상대로 한 가정폭력 과정에서 흉기 협박(특수협박)을 저지르기도 했는데, 경찰이 사건 처리 과정 중 이 혐의를 구속영장에 포함하지 않아 구속에 실패한 것.

2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사망한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수차례 경찰에 남편 B씨에 대한 가정폭력 피해를 호소했다. 다만 A씨는 경찰이 출동하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피해를 호소한 것은 모두 4번인데, 이 가운데 세 번째 신고는 지난 4월 중순께 B씨가 A씨를 상대로 흉기 협박을 한 내용(특수협박)이었다. 당시에도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지난 5월 말께 A씨는 경찰에 네 번째 B씨의 폭언 등 가정폭력을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발길질을 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고 경찰은 B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체포 이후 6월 B씨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A씨에 대한 가정폭력 혐의는 담기지 않았다. 결국 사전구속영장은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

경찰은 A씨가 가정폭력에 대해 처벌을 원치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삼았지만, 세 번째 신고 때 벌어진 '특수협박' 경우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A씨 의사와 상관없이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

만약 경찰이 사전구속영장 신청 혐의에 수차례 반복됐던 가정폭력 혐의를 포함시켰다면, 그가 구속될 가능성이 커진다. B씨가 구속됐다면 A씨가 5세 딸 앞에서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을 막을 수도 있던 셈이다.

특수협박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공무집행방해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과 비교하면 더 무거운 처벌이다.

또 별개의 두 사건이 하나로 합쳐지면 죄책이 가중되는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수원장안경찰서는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낸 상태에서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했다가 영장이 기각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었다"며 "적용 혐의에서는 제외했으나 구속영장 신청서 고려 사항에 가정폭력 정황을 상세히 담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오전 7시18분께 경기 광주시 능평동 한 다세대주택 계단에서 B씨가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현장에는 이들의 5세 딸도 함께였다.

범행 직후 달아난 B씨는 4시간여 뒤인 오전 11시39분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한 모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경찰에서 "최근 이혼 소장을 받았는데, 위자료나 양육비 등 전반적으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이혼 소장을 통해 A씨 거주지를 파악,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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