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분리수사 지시…박성주 전 국수본부장 등 4명 기소(종합)
등록 2026/09/02 18:01:26
검찰 "경찰 과오 은폐·비난 회피 목적 지휘권 행사"
병합 건의에도 분리수사…세 차례 연관성 차단 정황
박 전 본부장 "보안·철저 수사 위한 통상적 업무지시"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신태훈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2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검 중회의실에서 장윤기 사건 관련 경찰관 수사에 대한 브리핑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2026.09.02. leeyj257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2/NISI20260902_0021420147_web.jpg?rnd=20260902141201)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신태훈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2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검 중회의실에서 장윤기 사건 관련 경찰관 수사에 대한 브리핑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2026.09.02. [email protected]
[전남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해 박성주 전(前)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지휘부 4명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분리수사 지시의 목적이 직권남용 혐의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검찰은 경찰 지휘부에 사건을 병합하거나 분리해 수사하도록 지시할 권한 자체는 있다고 봤다. 다만 이들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찰 조직의 과오를 감추고 비난을 피하려고 해당 권한을 행사했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광주지검은 2일 박 전 본부장을 비롯해 전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 직무대행, 전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현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 성폭력범죄수사계장 등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광산경찰서 수사팀의 병합 수사·송치 건의에도 장윤기(23)의 외국인 여성 강간·스토킹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본부장 등이 두 사건의 연관성이 외부에 알려지면 경찰의 스토킹 사건 초동대응을 둘러싼 비판이 커질 것을 우려해 분리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봤다.
장윤기 사건은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약 한 달 반 만에 일어났다. 당시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경찰의 부실 대응을 질타하는 여론이 이어지고 있었던 만큼, 검찰은 이러한 상황이 경찰 지휘부가 두 사건의 연관성 노출을 우려한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일선 수사팀의 병합수사 요구를 국수본 지휘부가 거듭 받아들이지 않은 정황도 확인됐다.
광산경찰서 수사팀은 장윤기의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중 범행 이틀 전 외국인 여성 A(26)씨에 대한 강간·스토킹 정황을 파악했다. 이후 피해자가 이주한 지역에 수사관을 보내 피해 진술을 확보하고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겠다고 국수본에 보고했다.
그러나 국수본 지휘부는 두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지시했고, 광산서 수사팀이 병합 수사와 송치를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전 본부장이 "강간은 조용히 하자", "일부러 숨기는 것은 아닌데 굳이 우리가 먼저 꺼낼 것은 아니지 않냐"는 취지로 말한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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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여성청소년과와 형사과의 합동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광주경찰청 강력계장에게 '합동수사를 하고 있다고 언론에 설명하라'는 취지의 지시가 내려간 정황도 검찰 수사에서 포착됐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23) 사건을 둘러싼 부실수사와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대한 동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1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오전 6시15분부터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다. 사진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2026.07.21.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1/NISI20260721_0021371698_web.jpg?rnd=20260721101947)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23) 사건을 둘러싼 부실수사와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대한 동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1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오전 6시15분부터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다. 사진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2026.07.21. [email protected]
검찰은 또 경찰 지휘부가 두 사건의 연관성이 외부에 드러날 수 있었던 신상정보 공개, 수사 중 공보, 검찰 송치 등 세 차례의 기회를 차단했다고 판단했다.
신상공개 당시 범죄사실을 함께 공개하거나 수사 과정에서 병합 사실을 설명하고, 사건을 함께 송치했다면 두 사건의 관계가 드러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지휘권은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본질적인 목적을 위해 행사돼야 한다"며 "조직의 안위를 지키거나 비난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행사했다면 권한남용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 전 본부장은 당시 국수본의 지휘가 적법한 권한에 따른 정상적인 업무지시였다고 반박했다.
박 전 본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구속기간 안에 완전히 입증하지 못한 범행 동기와 목적에 관한 수사 사항들을 나열하면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송치 기록에 명확히 했다"며 "사건에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기능별로 철저히 수사하고 보안을 유지하라는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업무지시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본부장 측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지휘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무리하게 기소됐다며 유감을 나타냈으며, 향후 재판에서 기소의 부당성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는 경찰 지휘부가 분리수사를 지시할 권한이 있었는지보다, 해당 지시가 수사의 효율성과 보안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조직의 과오를 은폐하고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는지를 두고 검찰과 피고인 측이 다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장윤기 사건을 일반 살인 등 혐의로 송치받은 뒤 보완수사를 벌여 강간살인 등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31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는 장윤기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지난달 광산경찰서 강력팀장과 팀원 등 2명을 증거인멸 방조·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형사과장과 서장에 대해서는 국수본 '장윤기 사건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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