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대통령도 韓여야도 찾았다…게임은 '문화·주력산업'[쾰른서 본 K게임①]
등록 2026/08/30 08:00:00
수정 2026/08/30 08:28:23
슈타인마이어, 獨 대통령 최초 방문…"게임은 민주주의와 연결된 핵심 문화"
국회 첫 글로벌게임쇼 공식 방문단…게임법 개정·산업 지원 약속
크래프톤 신작 5종 출격…펄어비스·엔씨 등 글로벌 영토 확장

26일(현지시간) 독일 쾰른메세에서 개막한 '게임스컴 2026'에 방문한 국회 여야 의원들. 사진은 왼쪽부터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김성회 의원,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 (사진=크래프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쾰른(독일)=뉴시스]오동현 기자 = "게임은 오늘날 우리 문화의 확실한 한 축이다."(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6' 현장에서 확인된 게임 산업의 위상이다.
지난 26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독일 쾰른에서 게임스컴 2026이 열렸다. 게임의 달라진 위상은 전시장 안에서도 체감됐다. 세계 각국의 신작을 체험하려는 관람객들이 전시관 통로를 빼곡히 채웠다. 주요 체험 공간 앞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전시관 곳곳은 게임 속 캐릭터와 영상, 음악으로 쉴 새 없이 들썩였다.
올해 행사에는 독일 대통령과 한국 여야 국회의원들까지 차례로 현장을 찾았다.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국가가 육성할 산업이자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로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올해 게임스컴은 약 23만㎡ 규모로 열렸다. 행사 역사상 처음으로 전시 부스가 전량 매진될 만큼 참가 열기도 뜨거웠다.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 소니, 세가, 캡콤, 유비소프트 등 글로벌 주요 게임·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전시장을 채웠다.
“사회 한가운데 들어온 게임”…獨대통령이 짚은 변화
올해 행사에는 독일 현직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현장을 찾았다.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27일 연계 행사인 '게임스컴 콩그레스'에 참석해 게임의 가치를 짚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게임은 오늘날 우리 문화 생활의 확고한 일부"라며 "디지털 게임은 문화적으로 중요하고, 우리 민주주의와도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게임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있다고도 했다.
그는 독일에서 4000만명 이상, 국민 두 명 중 한 명꼴로 게임을 즐긴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게임은 더 이상 어두운 방에서 밤낮없이 하는 일부 청소년들의 취미가 아니라, 남녀노소 함께 즐기는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산업적 확장성도 언급했다. 게임 개발에서 나온 가상현실(VR) 기술이 의료, 자동차, 건축 등 다른 산업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게임 중독과 폭력·극단주의 콘텐츠,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 등의 위험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명확한 제도와 함께 개발사와 플랫폼 기업의 자율적인 책임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게임을 규제하거나 배척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과거 정치권의 시선과는 달라진 접근이다. 산업과 문화의 가치는 키우되 이용자를 보호할 책임도 함께 논의해야 할 사회적 공간으로 게임을 인정한 셈이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게임스컴을 다양성과 개방성, 민주주의가 논의되는 포럼으로 평가했다.
여야 의원단 첫 공동 파견…"게임산업진흥법 신속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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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권도 게임 산업의 달라진 위상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김성회 의원,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으로 구성된 국회 방문단은 지난 26일 게임스컴을 공식 방문했다. 국회 차원에서 여야 의원들이 국제 게임쇼 공식 방문단을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원들은 국내외 게임사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이 처한 경쟁 상황을 점검하고 규제 개선과 산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조승래 의원은 "대한민국 게임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어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귀국 후 국회 차원의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회에 계류된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 가운데 여야 이견이 없는 조항부터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당 법안에는 게임산업 진흥과 이용자 보호를 담당할 게임진흥원 설립, 자율등급분류 확대, 중소 게임사 지원 근거 등이 담겼다.

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6'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독일 연방대통령실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정연욱 의원도 "게임은 단순한 개인의 오락을 넘어 우리가 육성해야 할 핵심 K컬처 역량이자 당당한 주력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세계 최대 게임쇼로 성장한 게임스컴과 비교해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가 뚜렷한 정체성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외 기업과 이용자들이 지스타를 반드시 찾아야 할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인파 중심에 선 크래프톤…대형 부스에 신작 5종
국내 게임사들은 게임스컴에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가운데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대규모 B2C 단독 부스를 마련한 국내 주요 게임사는 크래프톤이 유일했다.
크래프톤은 ▲PUBG: 데드넷 ▲NO LAW ▲프로젝트 제타 ▲타래: 언바운드 ▲에이지 트위스터 등 신작 5종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부스에는 작품을 직접 체험하고 영상을 살펴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의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한 작품뿐 아니라 오픈월드 1인칭 슈팅게임(FPS), 다자간 전술 대전,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2인 협동 어드벤처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신규 IP도 전면에 내세웠다. 단일 흥행작에 의존하지 않고 차세대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서로 다른 장르와 개성을 지닌 신작 도전을 실행 단계로 전환해왔다"며 "신작 파이프라인과 제작 리더십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프랜차이즈 IP를 지속해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삼성과 협업…엔씨·카카오게임즈는 B2B 공략

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6'을 찾았다. (사진=독일 연방대통령실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다른 국내 게임사들은 독자적인 대형 B2C 부스 대신 하드웨어 기업과의 협업, 기업 간 거래(B2B), 공동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스컴에 참가했다.
펄어비스는 삼성전자 부스에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관람객들은 삼성전자의 6K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G8'을 통해 붉은사막을 체험했다. 게임 콘텐츠와 국내 하드웨어 기술이 함께 글로벌 이용자를 만난 사례다.
엔씨는 B2B 부스를 운영하며 글로벌 미디어와 게임산업 관계자들에게 ▲아이온2 ▲신더시티 ▲라이크 오어 다이 등 신작 라인업을 알렸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도 B2B관에서 좀비 생존 게임 '갓 세이브 버밍엄'을 선보였다.
컴투스홀딩스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공동관을 통해 PC·콘솔 신작 '론 셰프'를 출품했다. 이 밖에도 국내 중소·인디 개발사들이 콘텐츠진흥원 공동관에서 게임을 시연하고 해외 퍼블리셔·투자사와 사업 상담을 진행했다.
'론 셰프'를 개발 중인 '프로젝트 모름'의 유재영 공동 대표는 "현장에서 만난 서구권 개발자들이 한국의 게임, 특히 인디게임은 일본과 중국을 뛰어넘는다고 평가했다"면서 "론 셰프는 물론, 이번 게임스컴에 나온 한국 게임 모두가 이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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