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초과세수 담을 그릇 마련했지만…'정치적 활용' 우려도
등록 2026/08/21 16:13:17
초과·추가세수 적립 가능…100조원 넘게 쌓일수도
전략산업 투자 등 미래 대비에 신속한 대응 가능
세수결손 발생시 기금으로 재정 여력 보완할수도
"정치 일정에 활용", "나랏빚부터 갚아야" 지적도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8/20/NISI20260820_0002217111_web.jpg?rnd=20260820151145)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추가세수를 담을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최근 세수실적이 정부의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다, 올해처럼 대규모 초과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때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제도적 도구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미래대응기금은 일종의 '재정 저수지'다. 남는 재원을 적립해 미래를 위한 투자에 활용할 수도 있고, 세수가 부족한 시기가 왔을 때는 재정의 여력을 보충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21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세수 오차로 발생한 '초과세수' 뿐만 아니라 올해처럼 내국세수 추세치(10년간 연평균 증가율)를 상회하는 '추가세수'도 미래대응기금 수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올해는 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에서 반영한 25조원을 포함해 50조원 이상의 초과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에는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경우 100조원 가량의 추가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계연도가 끝난 뒤 쓰이지 않고 남은 세수는 '세계잉여금'이 된다. 세계잉여금은 먼저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에 충당되고, 남은 잔액의 30% 이상은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출연한 뒤, 다시 그 잔액의 30% 이상을 국가채무 상환에 써야 한다. 이 단계를 거친 뒤에는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지출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대규모 재정수입을 미래를 위해 적립해둘 수 있는 '재정 곳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가 신속하고 과감하게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여력을 마련해 둘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세수가 부족한 상황이 왔을 때는 국회 동의를 받아 추경을 편성하지 않으면 예산을 '불용' 처리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정부는 재정 상황이 좋을 때 적립해 둔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할 수 있다면 세수 결손이 발생해도 사업이 중단·지연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경기 호황이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미래대응기금에는 100조원 이상의 재원이 쌓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청년층에 대해서는 일자리, 주거, 자산, 혼인, 출산 등 성장단계별 종합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AI, 3대 메가프로젝트, 7대 'SEED'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에도 기금 재원을 투입한다. 지방 인구 유입을 위한 주민 생활인프라 확충 등에 투자해 지방주도 성장 기반도 마련한다. 과학기술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해외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데도 기금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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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정부는 내국세에 연동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과 지방교부세의 계산식도 개편했다. 교육교부금은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동률에 연동하도록 했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 연동은 유지하되 모수(내국세수)에서 기금 적립액을 차감하고 계산하기로 했다. 지방·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내용도 관련법에 반영한다.
이는 세수가 급증·급감함에 따라 지방·교육재정도 급변동하는 불안한 구조를 해소하고, 재정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하려고 했지만 미진한 부분들을 별도 계좌를 만들어서 운용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유연성과 신속한 대응 등의 부분에서 강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가 재정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미래대응기금 설치를 위해 필요한 국가재정법 등 관련법 개정에 진통이 예상되는 이유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초과세수를 포함한 잉여금은 정부가 자의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라며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초과 세수에 따른 세계 잉여금의 경우 나라 빚을 갚는데 쓰는 것이다. 자의적으로 정부가 재정 만능 통장처럼 꺼내 쓰겠다는 것은 재정의 원칙과 기준을 마음대로 흔들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가 채무가 현재 130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를 넘어섰다"며 "G20 국가 중 가장 빠른 국가 채무 비율 상승 속도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이익에 맞춰 본인들 돈인양 마음대로 쓰겠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선거 등 정치 이벤트가 없는 해에 재원을 비축해놨다가 선거 때 선심성 예산을 집중적으로 집행할 우려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를 합한 나랏빚이 1300조원들 넘어선 상황인 만큼 국가채무를 상환하는데 우선적으로 초과세수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박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2026.08.21.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1/NISI20260821_0021406264_web.jpg?rnd=20260821114308)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박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2026.08.2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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