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협정' 체결…이란 “美 패권 약화” 강조, 이스라엘은 ‘고립 심화’ 우려
등록 2026/08/10 16:26:52
수정 2026/08/10 16:52:24
이란 외무부 "미국 안보패권 붕괴 시작돼"
전문가 "사우디에 '反이스라엘 영향' 우려"
![[메카=AP/뉴시스]사우디아라비아가 튀르키예·파키스탄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사한 집단안보체제인 '메카 공동방위협정(메카협정)'을 체결한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란은 자국의 안보 우려보다는 미국의 중동 역내 패권 약화 측면을 강조하며 관망 중인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이슬람 각국과의 관계 개선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왼쪽부터)가 지난 7일 사우디 메카에서 메카협정에 서명한 뒤 서명문을 들어보이는 모습. 2026.08.10.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0/NISI20260810_0002208200_web.jpg?rnd=20260810095500)
[메카=AP/뉴시스]사우디아라비아가 튀르키예·파키스탄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사한 집단안보체제인 '메카 공동방위협정(메카협정)'을 체결한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란은 자국의 안보 우려보다는 미국의 중동 역내 패권 약화 측면을 강조하며 관망 중인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이슬람 각국과의 관계 개선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왼쪽부터)가 지난 7일 사우디 메카에서 메카협정에 서명한 뒤 서명문을 들어보이는 모습. 2026.08.1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튀르키예·파키스탄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사한 집단안보체제인 '메카 공동방위협정(메카협정)'을 체결한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란은 자국의 안보 우려보다는 미국의 중동 역내 패권 약화 측면을 강조하며 관망 중인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이슬람 각국과의 관계 개선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알자지라, 알모니터 등 중동 매체에 따르면 호세인 누샤바디 이란 외무부 의회·법률국장은 국영 ISNA 인터뷰에서 "외무부는 이번 협정을 미국의 역내 영향력 축소라는 맥락에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아시아와 페르시아만에서 미국의 안보 패권이 붕괴하기 시작했다"며 "머지않아 역외 행위자들이 강요해온 구조를 역내 국가간 협력에 기반한 새로운 지역 질서가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해석을 내놨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이번 협정이 테헤란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이 모든 것이 탈(脫)미국 시대 중동 안보질서의 구성 요소"라고 했다.
메흐란 캄라바 카타르 조지타운대 교수도 "이란 결정권자들이 즉각적 위협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파키스탄·튀르키예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최근 후티의 사우디 공격에 튀르키예·파키스탄이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이란은 협정 체결 직후 에브라힘 레자이 국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 명의로 "사우디는 튀르키예·파키스탄과 맺은 협정문 종이 한 장이 안보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냈다.
그러나 수 시간 후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무슬림들이 하나로 단결하면 악의적인 외세의 어떤 도전에도 정면으로 맞설 수 있다. 오직 우리 자신의 힘을 믿고 진정한 형제애로 단결할 때"라고 밝혔다.
사실상 핵을 보유한 반(反)이슬람 국가인 이스라엘과 역외 패권국 미국의 위협에 저항해 이슬람 국가끼리 뭉치자는 결집 메시지였다.
반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슬람 핵심 강국 3개국의 집단안보체제 구축이 불리한 방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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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를 두고 이스라엘과 평행선을 달리는 걸프 맹주국이고, 튀르키예는 이스라엘과 고강도 긴장을 이어온 나토 회원국이며 파키스탄은 이슬람 유일의 사실상 핵 보유국이다.
특히 사우디의 메카협정 참여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스라엘-아랍 관계 정상화 구상인 아브라함 협정 진전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요엘 구잔스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 연구원은 예루살렘포스트에 "사우디의 참여는 워싱턴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더 큰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일 것"이라며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은 매우 반(反)이스라엘적 입장이고, 이것이 사우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콰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협정 체결 다음날인 8일 "이스라엘에 맞서는 통합된 군사 전선(united military front)'이 필요하다"며 "이스라엘은 이슬람 세계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부터 아랍 각국이 이스라엘과 수교하고 이란 및 대리세력을 제어하는 새 안보 질서 구축을 추진해왔으나, 열쇠를 쥔 사우디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요구를 물리지 않으면서 진척이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갈등 관계인 이슬람 국가들과 집단안보 체제를 구축한 것은 이스라엘의 안보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카타르·이집트 등 역내 다른 국가도 메카협정에 참여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고 전했다.
다만 구잔스키 연구원은 "이번 협정은 외교적 성격이 강한 합의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튀르키예 등이 실제로 전쟁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7일 사우디 메카에서 협정에 서명했다.
구체적 조항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알아라비야 등에 따르면 협정은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은 3개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집단안보 조항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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