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부터 군체까지…충무로 버팀목 된 '이 펀드'
등록 2026/07/26 06:01:00
수정 2026/07/26 06:28:24
모태펀드 영화 계정으로 다양한 K무비 지원
'왕사남'부터 '군체'·'살목지'·'눈동자' 등 투자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달 14일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 '군체' 홍보물이 설치되어 있다. 2026.07.26.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4/NISI20260614_0021319940_web.jpg?rnd=20260614145613)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달 14일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 '군체' 홍보물이 설치되어 있다. 2026.07.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올 상반기 약 3737만명이 극장가를 찾으면서 모처럼 충무로에 훈풍이 도는 가운데, 한국 영화계의 키다리 아저씨로 떠오른 펀드가 있다. 바로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다. 전지현·구교환이 등장하는 블록버스터부터 저예산 공포 영화 등에 투자하면서 'K-무비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26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지난 1~6월 한국 영화 관객은 3736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2136만3045명) 대비 74.92%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개봉작은 217편으로 23편 줄었지만 매출액(3702억원)은 81.73% 늘었다. 개봉작 감소에도 손익분기점(BEP)을 뛰어넘어 확실한 흥행 실적을 기록한 작품들 덕에 관객 수와 매출액에서 호성적을 거뒀다는 것이 영화 업계 평가다.
이 같은 한국 영화 선방에 모태펀드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법)에 따라 2005년 설립된 모태펀드는 대표적인 정책 펀드로, 정부가 투자재원 공급을 담당하고 투자의사 결정은 전문 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맡는다.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여러 자펀드에 출자하는 식으로 운용돼 '펀드를 위한 펀드'라고도 불린다.
올해 1분기 기준 모태펀드 조성액은 12조8910억원, 출자 자조합 규모는 1473곳(49조8751억원)이다. 모태펀드는 2005년부터 지난 2월까지 국내 누적 벤처투자액(65조6000억원)의 56.7%(37조2000억원)를 책임지며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마중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벤처투자의 올해 1차 정시 출자 사업 계획을 보면 중소벤처기업부·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해양수산부 등이 참여하는데, 이중 문체부의 영화계정이 한국 영화 부활에 한몫하고 있다. 올해 영화 계정의 출자 재원은 490억원이며 결성액은 844억원이다. 문체부는 지난 22일 유관 산업과 인공지능(AI) 콘텐츠 및 기술을 육성하기 위한 1500억원 규모의 'K-컬쳐 밸류업 펀드'도 조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멀티플렉스 3사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이달부터 각종 규제가 완화된 벤처기업법 시행령이 적용되는데 이는 영화계가 예전부터 요청해 온 사항"이라며 "요즘 업황이 너무 어렵고 제작사들도 지분율 때문에 대기업 계열사로 들어가 있지 실제로 규모가 크지 않은 곳이 많다. 이러한 상황 속 모태펀드 투자는 외부 벤처캐피털(VC)들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영화를 예매하고 있다. 2026.07.26.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07/NISI20260707_0021353519_web.jpg?rnd=20260707133448)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영화를 예매하고 있다. 2026.07.26. [email protected]
올해 모태펀드가 투자한 면면을 보면 소규모 영화부터 대규모 상업 작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역대 한국 영화 매출액 1위를 달성한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에는 11개 모태자조합이 순제작비 대비 46%인 51억원을 투자했다. 든든한 모태펀드 지원을 받은 왕사남은 '파묘' 이후로 끊겼던 흥행 명맥을 이으며 누적 관객수 약 169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한국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는 코로나19 이후 최고치를 찍었는데, 왕사남이 전체 매출의 47.7%, 관객수의 49.3%를 차지했다.
전지현·구교환·지창욱·고수가 나오는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군체'도 모태펀드 손길을 거쳤다. 모태자조합 12곳에서 순제작비의 39%(67억원)를 투자했다. 그 결과 군체는 왕사남에 이어 올해 개봉작 중 두 번째로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고 말레이시아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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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펀드가 유명 배우나 감독의 작품에만 투자한 것은 아니다.
이상민 감독이 연출한 중저예산 공포영화 '살목지'는 5개 모태자조합에서 13억원을 투자받았다. 덕분에 BEP(80만명)의 4배가 넘는 32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속 배경이 된 충남 예산군의 저수지 방문객이 늘면서 예산군이 야간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눈동자'는 모태자조합 8곳의 투자금 77억원이 투입됐다. 2022년 기획·개발 단계에서 2억원의 메인 투자가 이뤄졌고 모태펀드 후속 투자를 통해 총 제작비의 85.6%를 조달했다. 이달 22일 기준 누적 146만명이 관람했으며 제59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경쟁 부문의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대받기도 했다.
또 필리핀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몽골, 북미 등 해외 개봉을 확정지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모태펀드는 한국 영화뿐 아니라 K-POP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투자를 계속할 예정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올 상반기 2년 만에 천만 영화에 등극한 왕사남을 포함해 잇단 흥행작이 배출되면서 침체됐던 한국 영화 산업의 회복세가 기대된다"며 "새로운 충무로 황금기를 열기 위해 영화산업에 대한 전방위적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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