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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보다 더오른 IT기기…'칩플레이션'에 가계 부담 커진다[세쓸통]

등록 2026/07/05 10:00:00

6월 컴퓨터 가격 22.2% 급등…메모리 반도체 수급난 영향

저장장치 46.6%↑…경유·휘발유·등유보다 더 큰 폭 상승

D램 생산자 가격은 세자리수 급등…IT 제품 상승 압력↑

취약계층·학생 부담 커질 듯…"정책 대응 필요" 목소리도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지난 6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호남 최대의 복합상가인 금호월드. 3~4층에 위치한 전자상가가 한산하다. 최근 AI(인공지능) 수요가 쏠리면서 주요 메모리인 D램 수요가 급증해 컴퓨터 부품에 들어가는 D램 부품 값도 두 달 새 4~5배 뛰었다. 2026.02.08.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지난 6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호남 최대의 복합상가인 금호월드. 3~4층에 위치한 전자상가가 한산하다. 최근 AI(인공지능) 수요가 쏠리면서 주요 메모리인 D램 수요가 급증해 컴퓨터 부품에 들어가는 D램 부품 값도 두 달 새 4~5배 뛰었다. 2026.02.08.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호황을 맞았습니다. 두 회사를 합쳐 올해 영업이익이 600조원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반도체 호황이 활력을 잃어가던 우리 경제에 큰 기회를 가져다준 요인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제 일반 가계가 마냥 이 상황을 즐길 수 만은 없게 된 시기가 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가격 급등이 빅테크 기업들 뿐만 아니라 가계의 구매력에도 부담을 주기 시작한겁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컴퓨터와 저장장치,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가격을 함께 끌어올려 전반적인 물가 수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라는 용어도 등장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6월 컴퓨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2.2% 상승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은 1월 5.1%에서 2월 10.8%, 3월 12.4%, 4월 19.4%, 5월 19.0%, 6월 22.2%로 매달 급등하는 양상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를 핵심 부품으로 사용하는 저장장치의 가격 상승폭은 더 컸습니다. 지난달 저장장치 가격 상승률은 45.6%에 달했습니다.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조사하는 458개 품목 중 가장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중동전쟁으로 수급 위기가 발생한 경유(33.7%), 휘발유(23.1%), 등유(23.1%) 등 석유류 보다도 더 높은 상승폭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수급난으로 관련 제품의 생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의 IT기기 가격 상승세를 쉽게 억제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한국은행의 5월 생산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 5월 D램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45.4%나 급등했습니다. 플래시메모리(223.1%), 컴퓨터기억장치(223.2%)도 세자릿수의 상승폭을 나타냈습니다. 데스크탑PC(34.6%)와 노트북(30.7%)의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비해 더 높았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현재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주요 제조사들의 생산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은행 UBS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D램 시장의 공급 제약이 2028년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3분기 범용 D램 평균판매가격(ASP)을 전분기 대비 최대 2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습니다. 

6월 휴대전화기(2.3%)와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5.7%) 소비자가격 상승률은 컴퓨터나 저장장치만큼 높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요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 하반기에는 IT 제품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플은 최근 맥과 아이패드를 비롯해 맥 스튜디오, 홈팟, 애플TV 등 주요 제품·서비스 가격을 일제히 올렸습니다. 국내에서 맥북 가격은 약 15~20%, 아이패드는 15~25% 가량 상승했습니다. 오는 9월 공개될 아이폰18 모델도 전작에 비해 약 30만원 가량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원유만큼 광범위한 품목의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IT기기 없이는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 된 만큼 당장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구매해야 하는 학생들이나 사회 초년생이 있는 가계에는 오히려 더 큰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또 컴퓨터나 저장장치가 거의 모든 기업의 생산 활동에서 필수적인 수단이 된 만큼 IT 제품 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서비스 가격에도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정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자 지난 4월 대응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공공에서 사용하고 있는 PC의 재활용 비율을 높여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추가경정예산으로 저소득층 가구 학생 대상 PC·노트북 구매 지원 사업도 확대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가격 상승이 IT 제품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물가 불안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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