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에 혹한 개미들 초단타 놀이터 됐다…증권사만 '배불리기'[레버리지ETF 광풍 한 달②]
등록 2026/06/28 08:00:00
횡보·하락장서 악순환…변동성에 부작용 우려 커져
"10조" vs "500억" 논란에도…증권사 '배불리기' 비판
당국, 예탁금·교육 등 규제 검토…실효성에는 '의문'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8930.30)보다 519.09포인트(5.81%) 하락한 8411.21에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87.81)보다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거래를 마쳤다. 2026.06.26. since19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6/NISI20260626_0021338431_web.jpg?rnd=20260626160920)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피는 전 거래일(8930.30)보다 519.09포인트(5.81%) 하락한 8411.21에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87.81)보다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거래를 마쳤다. 2026.06.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일일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지 한 달이 경과했으나 고배율 상품의 특성이 증시 변동성을 심화시키며 사실상 개인 투자자들의 초단타 놀이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수익의 유혹에 이끌린 개미들이 대거 진입해 널뛰기 장세의 위험을 떠안고 있는 반면, 매매 급증에 따른 폭발적인 회전율을 바탕으로 증권업계는 막대한 수수료 불로소득을 거두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달 새 거래대금 3배↑…하루 -26% 폭락으로 변동성은 심화
28일 금융당국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14개 상품) 상장 후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들 상품군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 5조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지난 25일 기준 250% 이상 폭증한 17조5900억원 수준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3배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전체 ETF 시장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차지하는 거래대금 비중은 무려 35%에 달한다. ETF 거래 3건 중 1건은 이들 상품군에 집중되고 있는 꼴이다.
이례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회전율은 이들 상품이 극단적인 초단타 매매 수단으로 전락했음을 방증한다.
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본주 회전율이 각각 0.53%, 0.69%로 1% 미만에 머물고, 일반 주식형 레버리지 ETF가 30%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의 일평균 매매회전율은 122%(이달 12일 기준)로 집계됐다. 일부 상품의 하루 평균 회전률은 무려 세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장기 보유가 아닌 단타 매매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기초자산인 본주의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2배 배율을 추종하는 파생 상품의 충격은 파괴적인 수준으로 증폭되고 있다.
일례로 반도체 랠리가 극에 달하며 코스피가 급등했던 지난 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8.97%, 15.91% 상승하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각각 18.97%, 33.93% 폭등하며 시장의 과열을 부추겼다.
반면 코스피가 장중 9% 이상 급락했던 지난 23일과 25일 이들 상품의 낙폭은 이날 하루 20~22% 이상 수직 하락하며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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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변동성은 개인투자자들의 뇌동매매를 자극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고점에 진입한 개인들이 주가 폭락 시 담보 부족으로 인한 반대매매에 노출되거나 손절매를 단행하고, 반등장에서는 무리한 추격매수에 나서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6.22.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2/NISI20260622_0021330473_web.jpg?rnd=20260622150000)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6.22. [email protected]
"개미는 실익 없고 시스템만 이익"…고회전 장세에 '통행세' 수익↑
개인 투자자들이 음의 복리 효과와 원금 유실로 신음하는 사이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수수료 확대에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의 극단적인 회전율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을 천문학적으로 밀어 올릴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주식 거래시 매매 대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수취하는 구조상, 개인의 단타 횟수가 늘어날수록 증권사들의 이익 역시 기계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최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들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로 10조원 규모의 수수료 수익만 챙겼다"며 증권업계를 향해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낸 배경도 이 같은 이익 구조의 비대칭성에 기인한다.
이후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오해'라는 표현과 함께 실제 수수료 추산 규모는 약 500억 원 수준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고배율 파생 상품의 활성화가 결과적으로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를 비정상적으로 증폭시켰다는 비판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국, 투자자 보호방안 고심…실효성엔 '의문'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자 시장에서는 당국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투자자 보호장치를 즉각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장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중 주요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본격적인 대응 마련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당국은 개인 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안으로 현재 1000만원 수준인 기본예탁금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필수 사전 교육 이수 조건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 같은 진입 규제의 실효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예탁금 액수를 올린다고 해도 자금 동원력이 있는 투기성 자금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국내 시장의 레버리지 광풍에 맞춰 최근 해외 운용사들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을 겨냥한 초고배율 상품을 역으로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문턱만 높이는 방안이 실질적인 방어벽이 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당국이 검토하는 방안들은 투자자들에게 레버리지 상품의 일간 리밸런싱 구조,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의 손익 비대칭성 등을 사전에 이해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제도적 장벽을 높이는 것으로 실질적인 이해도가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식적인 교육 이수나 진입 규제보다는 투자자가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손실이 확대될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사례 중심의 정보 제공과 지속적인 투자자 교육이 병행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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