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메인에 뉴시스 채널 추가하기!

OTT도 AI도 다 오른다…내 폰 속 '디지털 월세'가 무섭다[폰플레이션②]

등록 2026/06/28 11:00:00

수정 2026/06/28 11:06:23

유튜브·OTT·AI·클라우드 줄인상…구독료 월 10만원 시대

가입자 모으자 가격 올리는 플랫폼…콘텐츠 독점에 다중 구독 피로감

수백만원 폰값은 시작일 뿐…폰 유지비로 구독료 고정지출 자리잡아

"구독 내역부터 제대로 알아야"…정부, 9월 '안심 제공 시스템' 공개

[그래픽=뉴시스] 재판매 및 DB금지. hokma@newsis.com

[그래픽=뉴시스]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당신의 월 구독료는 얼마인가요?"

스마트폰을 살 때 치르는 수백만원의 기기값은 시작에 불과하다. 전원을 켜는 순간부터 수시로 빠져나가는 각종 구독료와 콘텐츠 결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스마트폰은 매달 월세를 내야 하는 플랫폼이 됐다.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지 10여년. 이제 소비의 무게 중심은 단말기에서 서비스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말기 가격과 이동통신 요금이 스마트폰 유지비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구독료가 새로운 고정지출로 자리잡았다.

소비자는 한 번의 구매보다 매달 반복되는 자동결제를 더 자주 경험하고, 플랫폼은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구독경제 모델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같은 현상은 '스트림플레이션'이라는 단어로 설명된다.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 합성어로 콘텐츠 플랫폼이 연달아 구독료를 올리면서 이용자 부담이 커지는 현상을 뜻한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넷플릭스 등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최근 수년간 구독료를 인상했고, 음원 스트리밍과 웹툰 가격도 함께 뛰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광고 없이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은 한 달에 1만4900원을 내야 한다. 지난 2023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 약 43% 인상됐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 광고형 스탠다드를 5500원에서 7000원으로 27.3% 높였다. 베이식은 95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26.3% 올라갔다.

디즈니플러스는 2023년 이후 요금제 구조 개편으로 프리미엄 요금이 1만3900원 수준으로 형성됐고, 쿠팡플레이는 와우 멤버십이 2024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라갔다. 티빙 역시 같은 해 구독료를 20% 올리는 등 주요 OTT 대부분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구독료 꾸준한 인상에…소비자, '스트림플레이션' 피로도 누적

구독료 인상은 고스란히 이용자 부담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난해 콘텐츠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는 평균 2개 이상의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월평균 OTT 구독료로 1만909원을 지출한다. 1만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콘텐츠가 플랫폼별로 독점 공급되면서 이용자는 보고 싶은 드라마나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스포츠는 쿠팡플레이에서, 예능은 티빙에서 보는 식으로 여러 서비스를 동시 구독하게 된다.

음원 스트리밍도 대표적인 디지털 월세다. 대부분의 음원 서비스는 월정액 구독 방식이다. 웹툰의 경우 최근 쿠키와 캐시를 활용한 부분 유료화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인기 작품은 최신 회차를 보기 위해 별도 결제가 필요하고, 완결작 역시 한 번에 감상하려면 적지 않은 쿠키를 구매해야 한다. 작품 한 편당 결제 금액은 크지 않지만 여러 작품을 꾸준히 감상하는 이용자라면 한 달에 수천원에서 수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도 새로운 고정지출 항목으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향상된 영향이다. 사진과 동영상 용량이 급격히 늘어나자 기본 저장공간만으로는 부족한 이용자가 늘었다. 월 수천원부터 시작하지만 한 번 가입하면 계속 데이터가 쌓이고 장기간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 게 특징이다.

[AP/뉴시스] '챗GPT' 앱 아이콘. 2026.01.29. *재판매 및 DB 금지

[AP/뉴시스] '챗GPT' 앱 아이콘. 2026.01.29. *재판매 및 DB 금지

이뿐 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구독료까지 구독 생태계에 편입됐다. 업무와 학습, 이미지 생성에 AI를 활용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월 구독형 AI 서비스 가입이 빠르게 불어나는 추세다. 무료 서비스도 있지만 더 좋은 성능을 원하는 경우 유료 요금제로 향하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항목만 합산해보더라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유튜브 프리미엄 1만4900원에 OTT 평균 구독료 1만909원, 음원 스트리밍 1만원 안팎, 클라우드 저장공간 1500~4900원, 웹툰 쿠키 수천~수만원, 생성형 AI까지 유료로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월 7만~10만원, 연간 80만~120만원의 스마트폰 유지비를 부담하는 시대가 됐다.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을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니라 구독경제 성숙기에 접어든 신호로 해석한다. 초기에는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과 무료 체험을 앞세웠지만, 가입자가 일정 규모에 도달한 이후에는 수익성 개선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진단이다. 콘텐츠 제작비 증가와 서버 투자, AI 서비스 투자 확대 등이 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구독 내역부터 제대로 알아야"…정부, 9월 '안심 제공 시스템' 공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디지털 구독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할 수 밖에 없다. 하나둘 추가한 구독 서비스가 어느새 통신비 못지않은 고정지출이 되면서 디지털 월세 신세를 벗어나기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구독 내역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봤다. 오는 9월 금융보안원을 통해 '안심 제공 시스템'을 출시한다. 구독 서비스 제공 업체나 중개 플랫폼별 가입·결제 경로가 달라 구독 내역 관리가 어렵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은행별, 카드사별, 플랫폼별로 흩어진 정보를 한 번에 연계해 구독 리스트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추진한다. 여기에는 국내외 구분 없이 모든 구독 서비스가 포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자크기 설정

상단으로 이동
로딩중로딩아이콘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