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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트럼프·시진핑…'스몰딜'로 끝난 2박3일[미중정상회담]

등록 2026/05/15 20:19:01

9년 만의 방중 기대…양 정상도 협력 강조

대만·이란 등서 이견 여전…구체적 성과도 미미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얘기를 나누며 산책하고 있다. 2026.05.15.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얘기를 나누며 산책하고 있다. 2026.05.15.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9년 만에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2박3일간의 미·중 정상 회동이 종료됐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이뤄진 이번 만남에서 양국 정상은 모두 G2 국가의 협력을 강조하는 분위기였지만 정작 현안에 대한 양국 간 이견을 확인하면서 찜찜한 뒷맛을 남긴 채 일정이 마무리된 분위기다.

▲9년 만의 미국 정상 방중에 양국도 기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착륙하면서 사흘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방중은 베이징으로 향하는 과정부터 눈길을 끌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등 굴지의 기업인들과 동행한 가운데 반도체 산업의 키를 쥐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수행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뒤늦게 알아챈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전용기를 멈춰 세우고 황 CEO를 태우기도 했다.

또 핵심 참모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그간 중국에 대한 비판 행보로 중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입국이 금지돼있음에도 중국 정부가 이름 루비오의 한자 표기를 바꾸면서 방중단에 합류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동행해 닉슨 정부 이후 처음으로 국방장관이 수행단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방중 기업인들을 들어 "시 주석에 이 뛰어난 인재들이 그들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중국을 개방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국이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동안 오랜만의 미국 정상 방중에 기대감을 갖고 있던 중국 정부도 분주하게 트럼프 대통령 맞이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정상 일정 발표에 신중을 기하는 중국 정부인만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 방중 계획을 공식 발표했지만 일찌감치 미국 측 물자를 실어나르는 수송기를 맞이하고 숙소 호텔 주변 보안을 강화하는 등 채비를 마쳤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본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6.05.14.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본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6.05.14.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도 방중단에 포함된 미국 기업인들을 들어 "2017년 중국 방문 기간 동안의 미국 비즈니스 대표단과 비교하면 첨단 기술과 금융을 포함한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를 인용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방중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만남을 시작한 양 정상도 긍정적인 발언들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14일 오전 인민대회당 동문 앞 광장에서 열린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정상회담과 톈탄(天壇·천단)공원 방문, 업무오찬 등에 이어 마지막날인 15일 중난하이(中南海·중남해)에서 소규모 회담, 업무오찬까지 이틀간 6차례 이상의 세부 행사를 통해 만남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면서 "우리는 환상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어려움이 있을 때도 잘 지냈고 문제를 해결해나갔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미 간 공동이익은 이견보다 크다"면서 "양측은 적수가 아닌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신흥 강국이 부상할 때 기존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으로 치닫기 쉽다는 의미를 내포한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들면서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같은 날 만찬에서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MAGA·마가)'은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고 말해 양 정상이 추구하는 노선이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15일 중난하이 회동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성공적인 방문이었다. 양측은 일련의 중요한 합의를 이루고 여러 협정을 체결해 많은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오는 9월 24일 시 주석의 방미를 재차 요청했다.

시 주석도 "우리는 '중·미 건설적인 전략적 안정 관계'의 새로운 위치를 공동으로 확정했다"며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을 유지하며 각 분야의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고 서로의 우려를 적절히 해결하는 데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트럼프·시진핑, 대만·이란 문제에 각자 목소리…"내실 없어" 평가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국빈 만찬 중 건배사를 한 뒤 잔을 입에 대고 있다. 2026.05.15.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국빈 만찬 중 건배사를 한 뒤 잔을 입에 대고 있다. 2026.05.15.

이 같은 상호 덕담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중의 성과를 두고 내실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 회담에는 그동안 쌓인 난제들이 산적해있던 상황이다.

당초 관세 문제 등 양국 간 무역 갈등을 비롯해 반도체와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양국 간 요구, 인공지능(AI) 문제 등과 함께 채 해결되지 않은 이란 전쟁 종식 방안까지 이번 방중에 겹치면서 현안이 쌓여있었다.

더욱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으로 애를 먹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국의 대두·소고기·항공기 구매 등의 성과를 통해 반등을 원하는 한편 시 주석에게는 대만 문제가 이번 회담의 최대 현안 중 하나로 여겨졌다.

그러나 "환상적인 합의를 이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평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중에서 이렇다 할 성과물은 눈에 띄지 않는 분위기다.

대만과 이란 문제 등에서 이견은 여전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 소고기 생산업체 수입 허가를 재발급하기로 하고 보잉 항공기 200대와 미국산 대두 등의 수입에 합의했다고 밝힌 정도다. 양국 간 별다른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발표도 없었다.

대신에 양국 간 이견은 확연히 드러났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하거나 심지어 대립으로 치달을 수 있고 전체 중·미 관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게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대만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입을 닫았다. 방중 도중 이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박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2026.05.15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박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2026.05.15

아울러 시 주석이 언급한 투키디데스의 함정 역시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인정해야 한다는 미국을 향한 일종의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에 이란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목소리를 낸 반면 중국은 원론적 입장만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진행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그(시 주석) 역시 이란의 핵무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호르무즈해협의 개방도 중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각 당사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핵심 사안인 대만과 이란 문제에서 서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운 모양새다.

방중 내내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 수위 등을 볼 때 기존 행보에 비해 비교적 유화적인 태도를 유지한 반면 시 주석은 단호한 모습을 이어가는 등 상반된 표정이 드러났다. 또 이견을 확인한 정상회담 직후 양 정상의 굳어진 표정이 회담 직전과 비교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9년 전 자금성과 톈안먼광장 등을 비우고 황제 의전이 이뤄진 데 비해 이번 방중에서는 톈탄공원 방문이 약 30분 만에 마무리되는 등 의전 측면도 과거와 비교됐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도착 당시 영접한 인물이 권력 서열은 높지만 실권이 없는 한정 국가부주석이었다는 점에서 의전의 격이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영국 BBC는 이번 방중에 대해 "구체적인 경제 성과보다 온화한 수사와 상징으로 정리됐다"며 "첫날에는 공을 들인 의식과 낙관적인 표현이 등장했지만 포괄적인 무역 돌파구나 중요한 비즈니스 합의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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