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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몸 낮췄고 시진핑은 선 그었다…대만 문제 정조준

등록 2026/05/15 10:21:59

트럼프 "훌륭한 지도자"…시진핑 향해 유화 메시지

시진핑, 대만 거론하며 “미국 신중해야” 공개 압박

"중국, 트럼프 이후까지 염두 둔 '유리한 휴전' 원해"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2026.05.14.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2026.05.14.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은 겉으로는 화해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실제로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팽팽한 긴장감이 선명하게 드러난 자리였다.

1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첫날인 지난 14일 시 주석과의 개인적 친분을 부각하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공개석상에서 시 주석에게 "당신은 훌륭한 지도자"라고 말하며 중국의 통치 방식과 리더십에 대한 존중을 나타냈다. 대선 유세 기간 동안 중국을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비판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는 양국 간 협력과 개인적 관계를 강조하며 갈등보다는 관계 개선 분위기 조성에 집중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메시지를 내놓았다. 중국이 준비한 성대한 환영 행사 직후부터 그는 대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며 미중 관계의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는 데 집중했다.

21발 예포 발사와 인민해방군 의장대 사열이 끝난 뒤 열린 회담에서 시 주석은 "미국은 대만 문제를 최대한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장기적인 대만 통일 구상에 개입할 경우 관계 개선 시도가 시작도 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발언은 중국 권력의 상징인 인민대회당에서 공개 연설이 시작된 지 불과 몇 분 만에 나왔다. 시 주석에게는 첫 순간부터 대만 문제를 '레드라인'으로 못 박는 것이 핵심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 주석은 미중 경쟁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경쟁이 충돌로 비화할 경우 "미중 관계 전체가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시 주석은 미중 관계의 '안정'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의 공통 이익이 차이점보다 크다"며 "미중 관계의 안정은 세계에 이롭다"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져온 중국의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경쟁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통제하자는 것이다.

조지타운대 중국 전문가 러시 도시는 NYT에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형태의 '휴전(Truce)'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무역전쟁 이후의 긴장 완화 국면을 새로운 기준선으로 만들기를 원한다고 평가했다.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2026.05.14.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2026.05.14.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갈등보다는 협력과 관계 개선 가능성을 강조했다. 국빈 만찬 연설에서는 미중 교류 역사를 언급하며 "어려움이 있을 때도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왔다. 앞으로 함께 멋진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과 시 주석이 직접 소통하며 여러 현안을 조율해왔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의 접근법 차이는 경제 문제에서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즉각적인 거래와 경제 성과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미국 기업 경영진들을 대표단에 포함시키며 중국 시장 진출 확대 가능성을 강조했다.

대표단에는 오랜 기간 중국 사업을 경험한 기업인들도 다수 포함됐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적재산권 침해와 중국 산업 보호 규제 문제 등을 직접 겪은 인물들이다.

반면 시 주석은 이에 상응하는 중국 기업 대표단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미국 시장 진출 확대를 노리는 중국 전기차 업체 BYD나 미국 AI 기업들과 경쟁 중인 인공지능 기업 딥시크 관계자들도 이번 행사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식 발표문에도 뚜렷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미국은 펜타닐 원료 단속과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등 실질적 거래 성과를 강조한 반면, 중국은 '전략적 안정'과 관계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대만 문제와 희토류 수출 제한, 군사력 확대 등 민감한 현안은 미국 측 발표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또 백악관은 미국과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의 통행료 부과 저지 문제에 공감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미중 간 일시적 긴장 완화 분위기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대만과 공급망, 첨단 기술 패권 경쟁을 둘러싼 구조적 갈등까지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시 주석과 티타임 및 오찬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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