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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 박윤재·박건희·박수하 "자유 바쳤던 K-발레, 이젠 즐기는 법 배워"

등록 2026/04/07 09:00:00

수정 2026/04/07 09:18:24

17~18일 마포아트센터서 'ABT 스튜디오 컴퍼니 발레 갈라'

"한국 교육은 단점 보완, ABT는 장점 극대화에 초점"

[서울=뉴시스]발레리노 박윤재.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서울=뉴시스]발레리노 박윤재.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지난해 한국인 남성 무용수 최초로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박윤재를 비롯해,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대상 박건희(2024), 로잔 파이널리스트 박수하(2023) 등 세계 무대를 휩쓴 K-발레 샛별 3인방이 국내 무대에 선다.

세계 최정상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 산하의 차세대 육성단인 'ABT 스튜디오 컴퍼니'에서 성장 중인 이들은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식 혹독한 기본기 훈련과 미국식 개성 중심 교육의 차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세계 무대에서 필요한 예술성과 자유를 배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는 17~1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리는 첫 내한 공연 'ABT 스튜디오 컴퍼니 발레 갈라'에서는 이들의 서로 다른 색깔과 잠재력이 한 무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박수하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매우 체계적"이라면서도 "한국은 학생으로 있는 동안 그 분야에만 너무 몰두해 삶을 바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미국에 와서 '내가 자유를 바쳐서 발레만 하고 살고 있었구나'하고 처음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국에서는 좀 더 극한적인 교육을 받았다면 미국에서는 춤추는 것을 즐기는 방법을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윤재는 "한국에서는 동작을 깔끔하게 만들고 단점을 보완하는 데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항상 정해진 틀이 있다고 느꼈다"면서 "반면 ABT에서는 단점을 숨기기보단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에 좀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용수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매력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발레리나 박수하.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서울=뉴시스]발레리나 박수하.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ABT 스튜디오 컴퍼니는 전 세계 각지에서 선발된 뛰어난 젊은 무용수들을 ABT 본단 또는 세계 유수 발레단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양성하는 곳이다. 17~21세 무용수들로 구성돼 있다.

프로 발레단으로 직행하는 대신 택한 '스튜디오 컴퍼니' 생활에 대해 이들은 확고한 믿음을 보였다.

박수하는 "만약 한국에서 바로 ABT로 들어가게 됐다면 여기까지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쌓은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ABT 무용수로서 무대에 섰을 때 방향성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 같기에 매우 의미 있는 과정"이라고 했다.

박윤재는 "일종의 선행학습으로, 엄청난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세계 각지에서 모인 친구들과 함께 세계적 안무가들의 작품을 직접 배우고 무대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기회들은 제가 프로 무용수가 된 이후에도 쉽게 얻기 힘든 매우 값진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 무용수들의 가장 큰 무기가 '탄탄한 기본기와 멘탈'이라고 치켜세웠지만, 보완점도 명확히 지적했다.

[서울=뉴시스]발레리노 박건희.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서울=뉴시스]발레리노 박건희.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박수하는 "국제 발레 경연 대회에서 한국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은 한국인들의 기본기 교육과 성실성 덕분"이라면서도 "한국의 혹독한 훈련 체계 때문에 발레가 예술이라는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 "한국 학생들이 각자 개성이 배제되거나 억눌려서 한국 발레의 틀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있다"며 "한국의 기본기를 따르되 본인만의 고유한 예술성을 여전히 놓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박건희 역시 한국인들의 탄탄한 기본기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각 무용수들의 개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무용수들이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기본기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각자만의 맛을 첨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박윤재는 한국 무용수들의 강한 정신력을 칭찬하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해볼 것을 조언했다.

[서울=뉴시스](왼쪽부터) 무용수 박윤재·박건희·박수하.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서울=뉴시스](왼쪽부터) 무용수 박윤재·박건희·박수하.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한국 무용수들의 가장 큰 장점은 정신력, 즉 멘탈이 매우 강하다는 점입니다. 어떠한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함을 유지하는 모습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장르에 상관없이 다양한 춤을 더 많이 접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번 내한 갈라에서는 이들 3인의 다채로운 매력이 펼쳐진다.

'그랑 파 클래식'에 출연하는 박수하는 "제 감정 중 하나가 클래식 발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추는 데 매우 자신감이 있고 편안함을 느낀다"며 "크리스토퍼 휠던의 '파리의 미국인 파드되'도 마찬가지다. 연기와 예술성을 표현하는 것, 파트너 간의 호흡을 무대에서 선보이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박윤재는 이번 공연에서 '번스타인 인 어 버블', '청명한 하늘', '세 사람을 위한 변주곡, '라바야데르'에 출연할 예정이다. 그는 "뉴욕시티발레단 수석 무용수 타일러 펙이 안무한 '세 사람을 위한 변주곡'이나 '라바야데르'의 솔로르처럼 역동적이고 에너지가 강한 작품들을 소화할 때, 저의 재능이 잘 발휘된다"고 소개했다.

박건희는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와 '그랑 파 클래식', '세 사람을 위한 변주곡', '번스타인 인 어 버블' 등 총 네 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두 개의 클래식과 두 개의 창작 작품을 하게 되는데, 이번 공연에선 네 작품 모두 결이 다른 작품이지만 '나'라는 존재와 캐릭터의 성격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발레 샛별' 세 명의 무대는 오는 17~18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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