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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일 버틴 피란수도 부산…연대의 기억, 세계유산으로

등록 2026/05/27 08:00:00

수정 2026/05/27 08:04:24

2030년 세계유산 등재 목표로…예비평가 최종 보완 마쳐

"전쟁 흔적 아닌, 국가 기능 유지·국제 연대한 도시 경험"

[부산=뉴시스] 26일 열린 기자단 답사 여행 브리핑이 열린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26일 열린 기자단 답사 여행 브리핑이 열린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이수지 한이재 기자 = 한국전쟁 당시 1023일간 대한민국 임시수도였던 부산이 세계유산 등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전쟁 유적이 아니라, 전쟁 속에서도 국가 기능과 공동체를 유지했던 도시의 경험을 세계유산으로 남기겠다는 구상이다.

26일 국가유산청과 부산시는 오는 7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앞두고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에서 기자단 브리핑을 열고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의 핵심 가치와 등재 추진 현황을 설명했다.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정부와 국회, 법원 등 국가 시스템이 집결한 임시수도였다. 동시에 전국에서 몰려든 피란민과 시민들이 함께 생활하며 도시를 유지했던 공간이기도 했다.

안영신 부산시 문화유산과장은 "피란수도 부산은 단순한 전쟁의 흔적이 아니라 전쟁 속에서도 국가 기능을 유지하고 시민과 공동체를 지켜내며 국제 연대와 협력을 실천했던 도시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과 피란, 난민의 문제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피란수도 부산은 위기 속에서 도시와 공동체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부산=뉴시스] 26일 열린 기자단 답사 여행 브리핑이 열린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26일 열린 기자단 답사 여행 브리핑이 열린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부산은 단순한 행정 중심지를 넘어 피란민과 시민이 함께 공존한 도시로 평가된다.

안 과장은 당시 시민들이 피란민에게 방 한 칸을 내어주던 '방 하나 비워주기 운동'을 소개하며 "극한 상황 속에서도 공동체가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가치를 ▲국제연대와 인도주의 ▲전쟁 속 도시 시스템 ▲살아 있는 근현대 도시유산 등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당시 전 세계 63개국이 전투와 의료, 물자 지원 등에 참여했고, 부산은 국제 협력과 연대가 실질적으로 이뤄진 현장이었다는 설명이다.

국가유산청도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에 대해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국가 기능과 사회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조성된 국가 단위의 피란수도 사례를 증명하는 유산"이라며 "국제사회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인류 평화의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부산=뉴시스] 26일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영면한 재한유엔기념공원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26일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영면한 재한유엔기념공원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시는 지난 2016년부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2023년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 11월 우선등재목록에도 선정됐다.

현재는 유네스코 정식 신청 전 단계인 '세계유산 예비평가(PA)' 절차를 준비 중이다. 예비평가는 2023년 새로 도입된 제도로, 국제자문기구가 유산의 보편적 가치와 서사 구조 등을 사전에 검토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4일 국가유산청 심의를 통과했고, 소위원회를 거쳐 국제적 기준에 맞게 서사 구조를 보완하고 유산·완충구역 설정 논리를 다듬는 등 유네스코 제출을 위한 최종 보완 작업을 마쳤다.

[부산=뉴시스] 26일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영면한 재한유엔기념공원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26일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영면한 재한유엔기념공원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피란수도 부산유산은 개별 건축물의 의미를 넘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작동했던 독창성을 지닌다. 유산은 ▲피란수도의 구축 ▲피란민의 생존을 위한 삶의 현장 ▲전시 경제활동 ▲국제 원조와 국제 연대 등 6개 서사로 구성된다.

이 서사들은 경무대(임시수도대통령관저), 임시중앙청(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 아미동 비석 피란주거지, 국립중앙관상대(구 부산측후소), 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부산근현대역사관), 부산항 제1부두, 하야리아기지(부산시민공원), 유엔묘지, 우암동 소막 피란주거지, 영도다리, 복병산배수지 등 11개 구성요소로 연결된다.

안 과장은 "세계유산의 흐름도 과거 궁전이나 고대문명 중심에서 역사도시와 산업유산, 전쟁·난민 유산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피란수도 부산은 인류의 경험과 기억을 담은 현대유산이라는 점에서 세계유산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26일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에서 열린 기자단 답사 여행 브리핑에서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핵심 가치를 설명하고 있는 안영신 부산광역시 문화유산과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26일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에서 열린 기자단 답사 여행 브리핑에서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핵심 가치를 설명하고 있는 안영신 부산광역시 문화유산과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7월 부산에서는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다. 부산시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피란수도 부산의 역사와 가치를 국제사회와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안 과장은 "피란수도 부산은 단순한 과거의 도시가 아니라 전쟁 속에서도 국가를 유지하고 시민을 품었던 도시의 기억"이라며 "이제 부산의 기억을 세계와 연결하는 과정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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