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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명동 캡슐호텔, 대부분 좁은 통로에 스프링클러 없어[현장]

등록 2026/03/17 06:00:00

외국인 찾는 캡슐호텔인데…9곳 中 스프링클러 설치 3곳

짐 쌓인 비상계단…좁은 통로, 짐 적치에 대피 지연 우려

"스프링클러 공사 수천만원"…캡슐호텔 업주들 부담 호소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 합동감식반이 15일 서울 소공동 호텔 화재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전날 이 호텔 3층 화재로 부상자 10명이 발생했다. 2026.03.15.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 합동감식반이 15일 서울 소공동 호텔 화재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전날 이 호텔 3층 화재로 부상자 10명이 발생했다. 2026.03.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조수원 이태성 신유림 기자 = 서울 중구 소공동 캡슐호텔 화재로 외국인 관광객 등 10명이 다친 가운데, 일대 캡슐호텔 상당수가 스프링클러가 없는 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좁은 복도와 밀집된 숙박 환경까지 겹치면서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시스가 전날(16일) 종로구 광화문과 중구 명동 일대 캡슐형 숙박시설 9곳을 확인한 결과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3곳에 그쳤다. 대부분의 시설은 화재 감지기와 소화기 등 기본적인 설비만 갖춘 상태였다.

서울 중구 한 캡슐호텔은 건물 입구부터 'ㄱ' 형태의 좁은 통로가 이어졌다. 복도 폭은 성인 남성이 한 걸음 정도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협소했다.

각 층에는 위아래 2층 구조의 캡슐 침대가 밀집해 있었지만 천장에는 스프링클러 대신 화재 감지기만 설치돼 있었다. 비상계단 주변에는 이불과 슬리퍼 등 물건이 쌓여 있어 실제 화재 발생 시 대피에 방해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이 호텔 직원은 "평소에 정기적인 화재 점검은 따로 없었고 이번 사고 이후 소방서에서 점검 일정을 급하게 잡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전날(16일) 찾은 서울 종로구 한 캡슐호텔 계단 주변에 의자 등 물건이 쌓여 있다. 2026.03.17. tide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전날(16일) 찾은 서울 종로구 한 캡슐호텔 계단 주변에 의자 등 물건이 쌓여 있다. 2026.03.17. [email protected]

종로구 한 캡슐호텔에서도 스프링클러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호텔 직원은 취재진에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장을 점검하던 소방 관계자는 "확인해 보니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소방 관계자는 "소공동 화재 이후 관내 숙박시설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완전히 새로 지은 캡슐호텔 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스프링클러가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캡슐호텔 업주들은 법적 기준과 스프링클러 설치 비용을 이유로 현실적인 부담을 호소하기도 했다.

종로구 한 캡슐호텔 운영자는 "스프링클러는 일정 면적 이상 시설에만 필수고 그 외엔 권장 사항"이라며 "설치하려면 천장을 전부 뜯어야 해서 2000만~3000만원 정도 공사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방염 제품을 사용하고 소화기나 완강기 등을 구비해 안전을 관리하고 있지만, 스프링클러 공사는 엄두 내기 쉽지 않다"고 하소연 했다.

최근 지어진 일부 숙박시설은 비교적 화재 안전 설비를 갖춘 모습이었지만, 실제 화재 상황에서 투숙객 대피를 유도해야 하는 직원 대응 훈련은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 2024년 문을 연 스프링클러를 갖춘 중구의 한 캡슐형 호텔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정기 교육을 해야 한다는 별도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신유림 기자 = 전날(16일) 찾은 서울 종로구 한 캡슐호텔 복도에 캐리어 등 여행 짐이 놓여 있다. 2026.03.17. spicy@newsis.com

[서울=뉴시스] 신유림 기자 = 전날(16일) 찾은 서울 종로구 한 캡슐호텔 복도에 캐리어 등 여행 짐이 놓여 있다. 2026.03.17.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캡슐호텔 구조 자체가 화재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밀집해 숙박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을 수 있다"며 "복도나 계단에 캐리어나 짐이 놓이면 대피로가 좁아져 피난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돈묵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캡슐호텔은 피난 공간이 부족하고 소지품이나 시설물로 대피 동선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며 "소방설비와 피난 설비가 충분한지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안내 체계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오는 21일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만큼 화재 등 비상 상황에서의 대응 안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외국인 투숙객이 많다면 투숙객 언어에 맞는 안내 책자나 안내 방송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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